윤길수 목사, 진광수 목사, 정금교 목사(왼쪽부터)
윤길수 목사, 진광수 목사, 정금교 목사(왼쪽부터). ©NCCK

[기독일보 박용국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기독교사회운동단체들이 참여하는 기독인 선거대책기구 “『투표 짱』 기독인 선거대책연대”(이하, 선거대책연대)가 발족했다.

8일 오전 11시 종로5가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갖고 정식으로 출범한 선거대책연대는 4월 치러지는 제20대 국회위원선거에 대해 첫째, 정책선거가 되도록 노력한다, 둘째, 공정선거가 되도록 노력한다, 셋째, 유권자들의 투표참여를 독려한다 등의 기본 원칙 하에 올해 총선부터 2017년의 대선까지 활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거대책연대는 발족 선언문을 통해 “지금 한국사회는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과 미래는커녕 하루 사는 것조차 버거운 사람들로 넘쳐나고 있지만 정부와 정치인들은 국민의 불행과 절망을 외면한 채 오직 자신의 이익과 권력을 쫓는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다. 국민의 필요에 무관심한 정치가 오히려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면서 “우리 자신과 미래 세대를 위해 정의롭고 안전한 사회가 절실히 필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가오는 4·13 총선은 위기를 넘어 파국으로 치닫는 우리 사회의 방향을 돌이킬 수 있는 기회” 라며 “국민이 주인 되는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회복하는 디딤돌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고, “이를 위해 우리 모두는 4.13 총선에서 주권자로서의 정치적 책임을 다해야한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고 정의롭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독교인이 나서야 한다”면서 “하나님의 공의를 외면하고 힘없고 약한 사람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불의한 정치를 멈춰 세우자. 성서의 가르침에 근거해 정의를 요구하고 생명과 평화를 위해 헌신할 정치인을 선택하자. 하나님께서 주신 소중한 기회인 선거가 왜곡되지 않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감시하고 지켜보자”고 호소했다.

선거대책연대는 선언문에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경제적 평등을 추구하는 정책을 가진 후보,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정책을 가진 후보, 사회적 약자의 권리와 안전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정책을 가진 후보, 사람 중심의 사회복지정책을 가진 후보, 민주적인 교육 정책을 가진 후보, 국민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큰 테러방지법을 철회시킬 의지가 있는 후보, 생명과 인권을 존중하는 정책을 지지하는 후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비전과 의지를 가진 후보,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에너지 정책과 환경 정책을 가진 후보,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 정책과 의지를 가진 후보,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는 후보, 모든 세대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정책을 가진 후보에 투표하자’는 기본적인 정책을 제안하고 이를 바탕으로 3월 중순 상세한 정책을 담은 정책제안서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NCCK 정의·평화위원회 윤길수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왜 교회가 굳이 선거 대책을 논의하고 이런 활동을 펼쳐가려 하는지 궁금해 하실 분들도 계실 것 같다. 교회에 이익을 안겨줄 후보를 뽑자는게 아니다. 교회가 선교하는데 도움을 줄만한 후보를 세우자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그저 성서가 말하는 대로 가난한 자나 부자나, 내국인이나 이주민이나, 일반인이나 장애인이나, 젊은이나 노인이나 모두가 다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으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소망할 뿐”이라고 말하고, “민주주의가 점점 축소되어가고 있는 현재 이번 선거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소중한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이어서 선거대책연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정금교 목사(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상임의장)는 경과보고를 통해 선거대책연대의 구성과정과 함께 정책제안서 발표, 투표 참여 캠페인, 공정선거 캠페인 등의 향후 활동방안을 보고했다.

선거대책연대 공동대표를 함께 맡고 있는 진광수 목사(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상임대표)는 발족 취지 및 목적을 설명하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정의, 평화, 생명의 가치를 담은 정책을 제안함으로써 유권자들이 이러한 후보에게 투표할 수 있도록 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감시함으로써 국민의 뜻이 온전히 드러날 수 있게 하며, 투표 참여를 독려함으로써 국민이 주인되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진 목사는 이어 활동기간이 이번 2016년의 총선을 비롯해 2017년의 대선까지라고 밝히고, 뜻을 같이 하는 기독교와 일반 시민사회에도 문을 열어놓고 연대의 틀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했다. 더불어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라며 역사적 기로에 서 있는 우리 사회를 위해 모든 유권자들은 물론 특별히 젊은 세대들이 투표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선거대책연대는 3월 중순 정책제안서를 발표함은 물론 언론사와 협의하여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이는 동시에, SNS 등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투표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다. 또 NCCK 언론위원회를 통해 선거보도를 모니터링해 매주 논평을 발표하고, 불공정 보도에 대한 방송심의신청 운동을 전개하는 등 언론의 선거보도를 감시하는 활동도 이어나갈 계획이다. 다음은 발족 선언문 전문이다.

발족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는 『투표 짱』 기독인 선거대책연대 관계자들.
발족 기자회견에 임하고 있는 『투표 짱』 기독인 선거대책연대 관계자들. ©NCCK

[발족 선언문] 투표로 정의롭고 안전한 사회를 만듭시다!

“정의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여라. 서로 위하는 마음 개울같이 넘쳐흐르게 하여라.”(아모스 5:24)

1. 정의롭고 안전한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지금 한국사회는 심각한 위기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과 미래는커녕 하루 사는 것조차 버거운 사람들이 넘쳐납니다. 매일 반복되는 불의에 익숙해져 버린 나머지 정의가 상식이 되는 사회를 꿈꾸는 것조차 포기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정부와 정치인들은 국민의 불행과 절망을 외면한 채 오직 자신의 이익과 권력을 쫓는 싸움에만 몰두하고 있습니다.

가장 높은 자살율과 가장 낮은 출산율은 우리 사회가 정의롭지도, 안전하지도 않다는 점을 잘 말해줍니다. 12시간씩 일해도 생계를 이어가기 힘든 사람들, 열심히 폐지를 주워도 전기세조차 내기 힘든 노인들, 알바를 두세 개씩 해도 등록금을 낼 수 없는 대학생들, 다양한 스펙을 쌓기 위해 몇 년을 공부해도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청년들, 비인간적인 대우에 눈물 흘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구조조정이라는 명목으로 일자리를 잃은 해고 노동자들, 심각한 가계 부채에 시달리는 중산층 등 국민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이 모든 것은 불의하고 불평등한 경제구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무한경쟁을 부추기는 과도한 시장경제구조 하에서 개인 간의 소득 격차가 점점 심화되고 있습니다. 대기업과 가진 자에게는 한없이 너그럽지만 노동자와 서민에게는 말할 수 없이 가혹하기만 한 정부의 경제정책으로 인해 힘없는 사람들만 끊임없이 희생과 고통을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필요에 무관심한 정치는 오히려 국민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습니다. 300명 이상을 죽음으로 내 몬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여전히 묻혀 있으며, 과도한 공권력 행사로 인해 사경을 헤매고 있는 농민 백남기 씨에 대한 정부의 진심어린 사과나 재발방지 노력도 전무합니다. 테러방지법 통과로 인해 국민의 사생활과 업무 비밀이 언제든지 노출될 수 있는 불안한 현실에 직면하게 됐습니다. 요동치는 동북아의 정세 속에서 안보와 외교정책마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과 위성발사에 대한 정부의 출구 없는 대북 강경책은 오히려 북한의 핵개발을 부추기는 구실이 되어 왔으며 결국 안보위기 상황을 불러왔습니다. 특히 사드 미사일 배치계획의 섣부른 발표는 안보위기에 대한 정부의 분별 능력과 외교 능력 자체를 의심하게 만듭니다. 남북관계는 얼어붙었고 개성공단 폐쇄로 인해 수백 개의 기업과 수천 명의 노동자들이 파산과 실업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우리 자신과 미래 세대를 위해 정의롭고 안전한 사회가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2. 투표는 기회입니다.

다가오는 4·13 총선은 위기를 넘어 파국으로 치닫는 우리 사회의 방향을 돌이킬 수 있는 기회입니다. 정의가 아닌 불의에 복종하고 국민이 아닌 소수의 권력자와 기득권자들에게 봉사하는 정치인들을 걸러내야 합니다. 현재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심각한 위기를 불러온 세력에게 또다시 미래를 맡길 것인지, 아니면 오늘의 참담한 상황을 뛰어넘어 보다 나은 사회를 이루기 위해 헌신할 새로운 정치 주체를 형성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국민이 주인 되는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회복하는 디딤돌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는 4.13 총선에서 주권자로서의 정치적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잘못된 정책을 거부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정책을 적극적으로 제안해야 하며, 국민의 뜻을 받들어 정의롭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신심을 다해 일할 정치인을 투표를 통해 선택해야 합니다. 선거의 모든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됨으로써 오직 국민의 뜻만이 드러나고 집행될 수 있도록 감시하고 추동해야 합니다. 어떠한 이념 논쟁과 정치적 술책에도 흔들리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민주주의의 토대를 튼튼히 다지는 기회로 삼아야만 합니다.

불행히도 많은 이들이 정치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치를 외면하고 살 수는 없습니다. 애써 외면해도 정치는 계속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선택은 외면이 아니라 호기 있게 맞서서 우리의 요구를 소리 높여 주장하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성공한 투표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투표를 통해 정부와 집권당을 심판하기도 했고 수준 미달의 정치인을 걸러내기도 했으며 정권 교체를 이뤄내기도 했습니다. 정치가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하고 정의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투표야 말로 우리가 가진 가장 유효하고 힘 있는 수단입니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희망이 있습니다.

3. 기독교인이 나서야 합니다.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고 정의롭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독교인이 나서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일제치하와 독재정권 시절, 숱한 어려움과 핍박 속에서도 약자의 편에 서기를 주저하지 않고 불의에 맞서 담대하게 싸워온 자랑스러운 전통이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시대의 요청에 따른 것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으로 연약한 처지에 있는 사람, 절박하게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 곁에 함께 하시며 도우시는 주님을 믿는 신앙고백 때문이었습니다. 이제 다시 한 번 이 땅의 기독교인들이 엄중한 시대적 요청 앞에서 우리의 신앙고백을 새삼 확인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하나님의 공의를 외면하고 힘없고 약한 사람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불의한 정치를 멈춰 세웁시다. 성서의 가르침에 근거해 정의를 요구하고 생명과 평화를 위해 헌신할 정치인을 선택합시다. 하나님께서 주신 소중한 기회인 선거가 왜곡되지 않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감시하고 지켜봅시다.

여러분의 한 표가 나와 이웃, 우리 모두의 현재와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전국 방방곡곡의 신앙인들이 하나님의 공의를 열망하는 간절함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를 만들어 간다면 국민 모두가 땀 흘린 보람을 누리며 희망찬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사회, 모든 국민의 자유와 안전이 보장되고, 전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일구어 갈 수 있습니다. 손에 손잡고 투표에 참여해 주십시오. 여러분의 참여로 세상을 변화시켜 주십시오.

4. 다음과 같은 정책을 가진 후보에게 투표합시다.

(1)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경제적 평등을 추구하는 희년 정신에 따라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안정된 일터와 삶을 보장하는 정책을 가진 후보, 청년들에게 적절한 일자리를 갖고 미래를 향한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정책을 가진 후보에 투표합시다.

(2)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하고 이주민, 장애인,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의 권리와 안전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정책을 가진 후보에게 투표합시다.

(3) 경제논리를 탈피하여 차별 없이 모든 시민들에게 적정한 수준의 삶의 질을 제공하는 사람 중심의 사회복지정책을 가진 후보에게 투표합시다.

(4) 우리 사회의 미래 세대에게 건강하고 객관적인 역사관과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심어줄 수 있는 민주적인 교육 정책을 가진 후보에게 투표합시다.

(5) 국민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큰 테러방지법을 철회시킬 의지가 있는 후보, 어떤 이유로도 사상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고 생명과 인권을 존중하는 정책을 지지하는 후보에 투표합시다.

(6) 현 세대는 물론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평화협정 체결과 한반도 비핵화는 반드시 실현되어야 하며 사드 등의 대량살상무기가 한반도에 배치되어서는 안됩니다.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비전과 의지를 가진 후보에 투표합시다.

(7)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하나님의 창조세계 보존에 기여할 수 있는 비전과 정책,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에너지 정책과 환경 정책을 가진 후보에 투표합시다.

(8) 여성의 정치참여와 여성 노동권 확보를 통해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는 정책과 의지를 가진 후보에 투표합시다.

(9)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삼는 후보에 투표합시다. 과거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세월호 사고의 진실을 규명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일에 앞장서며 메르스 사태를 통해 드러난 생명 경시 현상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후보에 투표합시다.

(10) 노인 세대의 풍성한 경험과 지혜가 존중받고 그에 합당한 삶의 질을 보장받음으로써 모든 세대가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정책을 가진 후보에 투표합시다.

“『투표 짱!』 기독인 선거대책연대”는 참여를 통한 변화를 꿈꾸며 4월 13일 치러질 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무너져가는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우고 하나님의 공의를 실현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2016년 3월 8일

“『투표 짱!』 기독인 선거대책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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