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용 선교사와 현지인들
▲필리핀 '밥퍼' 사역으로 태풍피해를 당한 현지 어린이들과 가족들을 돕고 있는 최상용(사진 왼쪽에서 두 번째) 선교사. ©기독일보

[기독일보=선교] “배고픈 아이들에게 밥을 먹이는 것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 있으며, 목마른 자에게 물을 마시게 하는 것보다 더 값진 일이 어디 있겠는가?”

지난 2013년 11월 8일 순간풍속 379Km/h 관측사상 가장 강력한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1만2,000여 명의 사상자가 난 필리핀 레이떼주주(州) 수도 타클로반에서 1년 3개월 간 매일 2,500명의 어린이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밥퍼’ 사역을 해온 최상용 선교사의 말이다.

필리핀에 태풍 강타 직후 전 세계에서 긴급구호 NGO들이 타클로반에서 고유의 구호활동을 펼쳤지만, 주 5일간 산호세 중앙초등학교를 비롯 팔로 중앙초교, 성 페르난도 초교, 리쌀 초교와 한국 아라우부대와 함께 하는 팔로와 타나완의 텐트촌 등 태풍으로 무너진 초등학교에서 매일 수천 명의 어린이들에게 먹을 것을 지원하는 사업은 최 선교사의 ‘밥퍼’ 사역이 유일했다.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폐허가 된 필리핀 '타클로반'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폐허가 된 필리핀 '타클로반'. 태풍에 떠내려온 선박과 쓰레가가 여전히 방치돼 있다. ©기독일보

그동안 싱가폴과 캐나다, 미국, 필리핀 현지인들이 합류해서 밥을 펐으며 필리핀으로 파견된 한국 아라우 군부대가 밥 공장을 짓고 전기와 물을 공급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먹을 것을 제공하는 일이 재난지역에서 최우선적인 일이지만, 최 선교사는 동시에 심리적 정서적 충격을 치유하기 위해 매일 텐트촌을 찾아 재난민들의 분노와 슬픈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아파하고 함께 울었다.

최 선교사에 따르면 태풍 최대피해지역인 타클로반 산호세 지역 중 산호세 초교의 피해는 상당이 컸다. 태풍 전에는 4,116명의 학생들이 학교를 다녔지만, 태풍 후에는 3,108명만 돌아왔다.

특히 돌아오지 못 한 학생들 중 123명만이 사망신고가 됐고, 너머지 885명의 부모들은 지금도 죄인 된 심정으로 실종된 자녀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부모와 함께 피신해 있다가 3번에 걸쳐 덮쳐온 10m가 넘는 쓰나미 등 검은 파도에 휩쓸려 흔적조차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용상 선교사의 밥퍼 사역
▲최상용 선교사가 준비한 식사를 먹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필리핀 현지 초등학생 어린이들. (밥퍼 사역) ©기독일보
한 끼 식사에도 즐겁게 먹고 있는 어린이들
▲비록 단촐한 식단이지만, 이 또한 너무나 감사한 아이들. ©기독일보

최상용 선교사는 생명을 잃은 어린 학생들뿐만 아니라 자식을 잃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유가족과 선생들, 급우들을 위로하고자 산호세 초교 내에 추모공원(THE GARDEN OF REMEMBRANCE)을 만들었다. 2014년 7월 18일 학부모들과 선생님, 학생들, NGO들이 모여 추모공원 개원식을 열었고 당일 저녁 뉴스로 4분간 보도되며 전 타클로반을 울렸다.

900여 명이 생명을 잃은 팔로 산 호아킨 마을의 산 호아킨 초등학교에서는 67명의 학생들과 여 선생님 한 명이 생명을 잃었다. 그곳에서 추모공원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이 있어 이 학교 내에 10톤의 돌 세 개를 옮기고 40개의 해안 돌들과 필리핀인들의 사랑을 받는 짙은 갈색의 쓰러진 마호가니 나무, 100년이 넘은 아카시아 나무로 추모공원을 준비해 현지인들을 위로했다. 추모공원 한 쪽에는 2014년 4월 16일 한국의 세월호 참사를 위로하는 노란색의 글씨와 노란리본이 새겨진 추모비가 새워져 있다.

특히 이 일이 필리핀 중앙 일간지 ‘필리핀데일리인콰이어’(Philippine Daily Inquirer)에 보도되면서 재난지역에서의 최 선교사의 밥퍼사역과 추모공원 설립사업이 세부와 마닐라 보홀 등 전 지역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어글리 코리안’ 이미지로 한인 대상의 범죄가 급증하면서 양국 간 나빠진 관계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보기에도 비위생적인 우물
▲보기에도 비위생적인 현지 우물 ©기독일보
보기에도 비위생적인 현지 우물
▲보기에도 비위생적인 현지 우물. 하지만 이 물이라도 먹을 수 밖에 없는 현지인들의 사정은 심각하다. ©기독일보

최 선교사는 낙하산을 타는 특전사 출신임을 밝히며 “나 자신을 던져 예수 그리스도와 남을 위해 살기로 작정하여 선교사의 길로 들어섰다”며 “한 번 ‘점프’한 이상 물러설 길도 돌이킬 수도 없다. ‘사즉생’(死卽生)이라고 했던가? 굳이 ‘생’(生)이 목표가 아니기에 재난 지역의 어린이들과 현지인들의 영혼 구원을 위해 ‘사즉사’(死卽死)의 마음으로 그들 삶속으로 들어간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지금 이 지역에 생활식수가 절실히 필요다. 총 공사비 3,000여 만 원이면 약 1.5Km의 파이프를 깔고 생활식수 시설 설치를 할 수 있다”면서 “때때로 생수가 전달되고 물을 정화시키는 알약이 공급되기도 하지만 영상 40도가 넘는 더위에 상한 생수가 전달되기도 하며 지급되는 알약은 일시적인 처방일 뿐이다”고 열악한 현지 사정을 설명하면서 “한국 크리스천들이 생활식수공급에 동참한다면 3,000여 명의 어린이들과 가족을 잃어 슬픔에 빠져있는 텐트촌의 식구들에게 앞으로 50년간은 거뜬히 마실 수 있는 식수를 공급할 수가 있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끝으로 최상용 선교사는 “하나님은 지구상에서 지금 신음하고 있는 지역을 돌보라는 명령을 우리에게 내리고 있다”며 “우리는 미세하게 들려오는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여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필리핀 타클로반 태풍피해 지역에서 지난 1년3개월간의 ‘밥퍼 사역’ 중 다리에 중상을 입고 긴급 후송돼 수술을 받아 한국에서 재활을 해 온 최 선교사는 다시 ‘밥퍼’ 사역과 함께 텐트촌에 생활급수시설을 설치하는 ‘물퍼’ 사역을 위해 이달 말 필리핀 재난현장으로 돌아간다.

■최상용 선교사 010-4104-6776ㅣ후원계좌 : 농협 352-0435-0928-03 최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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