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슈로 떠오른 ‘학생 간 갈등’ 문제를 풀기 위한 새로운 해법으로 ‘회복적 정의’를 도입하는 기독교 계열의 기관이 늘고 있다.
 
좋은교사운동(대표 정병오)과 한국아나뱁티스트센터(총무 김경중)는 왕따, 학교폭력 등 ‘학생 간 갈등’ 문제를 성경적 가치에 부합되게 해결하는 방법은 ‘응보적 정의’와 대비되는 개념인 ‘회복적 정의’(restorative justice)에 기반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한다.
 
‘회복적 정의’는 범죄 및 처벌에 대하여 전통적인 관점과 전혀 다른 철학으로부터 출발한다. 즉 전통적인 사법에서는 ‘어떤 법을 어겼기 때문에 응당 이러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는 데 비해, 회복적 정의는 “범죄는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의)관계를 깨뜨린 것이고 따라서 어떻게 그 깨어진 관계와 피해를 회복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회복적 정의는 사법 절차의 과정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상처를 아물게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고 좋은교사운동은 설명했다.
 
응보적 정의가 ‘누가 범인인가’를 따진다면 회복적 정의는 ‘누가 피해자인가’를 따진다. 또 어떤 죄를 범했는가(응보적 정의)/어떤 피해를 입혔는가(회복적 정의),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회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범죄는 국가가 지정한 법을 어기는 것이다/범죄는 인간관계를 깨뜨린 것이다와 같은 관점의 차이가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구체적인 해결방법이다. 이는 최근 학교폭력으로 인한 중학생 자살사건을 둘러싸고 가해자들에 대해 ‘처벌 강도’를 높이라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는 데 대한 하나의 기독교적 응답으로서 주목할 만하다. ‘회복적 정의’는 ▲가해자와 피해자 양측의 직접대면을 통해 가해자의 책임과 피해자의 요구를 통감하게 하고, 처벌에 대한 합의까지도 이들 스스로 이뤄내게 한다. 또 ▲전문조정자들이 해결 과정을 도우면서 피해자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가해자까지도 사회에 다시 적응하도록 돕는다.
 
기존의 ‘응보적 정의’가 ‘문제 해결을 소수의 전문가에게 일임하고 더 강력한 처벌로 범죄를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는 것과 대비되게, ‘회복적 정의’는 해결 과정 전반에 가해자와 피해자 양측을 가담시키고 이들이 자발적으로 합의하도록 도울 뿐더러, 사후 처리도 신경쓰고 있는 것이다.
 
좋은교사운동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사법 차원에서 ‘회복적 정의’ 개념이 익숙하지 않지만,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 등지에서는 1990년대부터 회복적 패러다임을 사법제도 개혁의 기본 원칙으로 삼아 구체적인 실천방안들이 적용되고 있고, 유엔의 형사사법개혁 부서에서도 2006년 회복적 정의 프로그램 핸드북을 만들어 회원국들이 소년 사건을 다룸에 있어서 회복적 사법 원칙을 적용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우리나라에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2008년 6월 개정된 소년법 제25조 3항에 회복적 사법의 일환으로 ‘화해권고제도’가 신설되어, 피해자가 동의할 경우 변호사 1인과 청소년문제 전문가(조정자) 2인 등 3인 1조로 구성된 화해권고위원팀이 가해청소년 측과 피해청소년 측의 화해를 유도하고 있다. 또 청소년 비행의 원인이 가족문제나 심리적, 정신적 장애에 상당부분 기인했다고 보고 가해자로 하여금 전문가상담을 받게 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적절한 조처를 취하는 ‘심리상담조사제도’도 운영 중이다.
 
좋은교사운동은 “청소년 범죄에 대한 이같은 사법부의 변화는 학교생활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처벌보다는 대화를 통한 진정한 관계회복과 용서를 추구하는 것, 비행을 자체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환경적인 요인까지 봐서 통합적으로 접근하는 것 등은 처벌과 문제행동 자체에 익숙한 학교문화에 많은 도전을 준다”고 말했다.
 
또 회복적 정의에 근거한 ‘회복적 생활교육’을 학교에서 운영할 것을 제안하며, 구체적으로 가해자-피해자 대화 프로그램, ‘써클 모임’ 등을 제시했다. ‘써클 모임’은 참여자들이 둥글게 둘러앉는 구조를 취하고 토킹스틱(talking stick)이라 불리는 작은 막대를 돌리면서 막대를 가진 사람만이 발언을 하도록 하는 대화모임 형태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들을 수 있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학급 회의에 적용할 경우 학생 간 갈등의 소지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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