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AP=연합뉴스)

성기홍 이우탁 특파원 = 미국 대통령 선거에 나설 공화당 후보를 뽑는 첫번째 관문인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가 끝나자마자 이제 시선은 일주일뒤(10일)에 펼쳐질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로 쏠리고 있다.

특히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불과 8표차이로 승패가 엇갈렸던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릭 샌토럼 펜실베이니아 전 상원의원간 2라운드 대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일한 여성후보로 자신이 태오나고 자란 아이오와주에서 실망스런 6위의 성적표를 받아든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이 이미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고, "텍사스로 돌아가서 향후 일을 재점검해보겠다"고 한 5위의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의 낙마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아이오와 후폭풍'도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이오와 코커스가 승자를 정할 수 없는 '무승부'로 끝나면서 제3의 후보가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마지막 1%"의 득표를 바탕으로 가까스로 1위를 차지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벌써부터 뉴햄프셔에서 과반에 육박하는 득표율로 '압도적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롬니 대세론'을 돌이킬 수 없는 흐름으로 고착시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아이오와를 떠나기에 앞서 그는 지지자들에게 "뉴햄프셔로!"라고 외친 뒤 "할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해 "대통령은 좋은 사람일지 모르지만, 능력은 좀 모자란다"며 "이번 대통령은 실패작"이라고 공격했다. 오바마에 맞설 '공화당의 인물'로 자신을 자연스럽게 부각시킨 것이다.

뉴햄프셔의 이웃인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지낸 롬니는 일찍부터 텃밭인 뉴햄프셔에 공을 들여왔다. 아이오와 코커스에 주력하느라 자신이 이곳을 찾지 못할 때는 미국에서 '엄친아'로 유명한 다섯 아들들을 뉴햄프셔로 총출동시키기도 했다. 5명 중 3명이 아버지처럼 하버드 경영학석사(MBA) 출신이거나, 의사로 말쑥하고 잘생긴 용모로 눈길을 끄는 이들은 뉴햄프셔 곳곳을 누비며 유권자들과 스킨십을 보강했다.

아이오와 코커스를 통해 일약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한 샌토럼 전 상원의원은 "이제부터 게임이 시작됐다"며 뉴햄프셔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당신 수고했어요"
(AP=연합뉴스) 2012년 미국 대통령선거 공화당 후보를 결정하는 경선 레이스의 개막전으로 3일(현지시간) 치러진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에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1위를 차지했다. 개표 결과 롬니 전 주지사가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을 8표 차이로 가까스로 눌렀으며 두 사람의 득표율은 모두 25%였다.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롬니 전 주지사를 부인 앤 여사가 포옹하고 있다.

그는 전국적 인지도가 떨어져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단 한차례도 1위를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공화당내 복음주의 기독교도들을 집중 공략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 지지층이 겹치는 바크먼 의원이나 페리 주지사가 낙마할 경우 그의 존재감은 더욱 부각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뉴햄프셔 유권자를 대상으로 가장 최근인 2일 실시한 설문조사(보스톤 소재 서포크대)에서 샌토럼 전 의원의 지지율은 10%로 지난 달에 비해 두 배나 뛰었다.

샌토럼은 뉴햄프셔에서 일단 선전한 뒤 보수 기반이 강한 오는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샌토럼 돌풍'을 재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특히 그는 아이오와 코커스 개표 직후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신께서 매일 내려주신 은혜로 지금까지 도전을 극복해 왔다"고 강조했다. 모르몬교도인 롬니를 은근히 겨냥한 발언으로 인식될 수 있는 내용이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무시할 수 없는 3위'를 기록한 론 폴 하원의원도 자신의 '자유주의적 이데올로기'에 대한 젊은이들의 반응이 뜨겁다고 보고 더욱 과감한 `깜짝카드'를 꺼내기로 했다. 여론조사 기관인 마젤란의 최근 조사를 보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폴 후보가 21%의 득표율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롬니가 41%의 득표율로 압도적 1위이긴 하지만 폴 의원의 내공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주자는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3%의 득표율로 4위에 그쳤지만 미국 정가를 주름잡아온 그가 자신의 추락을 그대로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이오와 코커스 직후 그는 지지자들에게 "위대한 토론을 한번 더 하게 되면" 공화당이 이 시점에서 '매사추세츠의 중도주의자'를 원하는지를 알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아이오와 코커스를 앞두고 과거 두 차례의 이혼과정과 연관된 도덕성 의혹을 집중 제기했던 다른 후보, 특히 롬니 진영을 향해 '무자비한 역공'을 펼칠 것으로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위해 제작한 그의 선전전단의 내용에 롬니를 '노골적으로 헐뜯는' 내용이 대거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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