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 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성완종(64) 전 경남기업 회장이 숨진 채 발견됐다.

성 전 회장은 9일 오후 3시32분께 서울 종로구 북한산 형제봉 매표소로부터 300m 떨어진 지점에서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은 성 전 회장은 이 산책로에서 3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나무에 목을 매 숨져 있었고, 부근에서 갖고 있던 휴대전화 2대도 함께 발견됐다고 밝혔다.

성 전 회장의 시신은 실종자 수색에 특화된 수색견 '나로'가 가족이 제공한 성 전 회장 의복의 냄새를 맡은 뒤 수색에 나서 최초로 발견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유가족 입회하에 성 전 회장의 시신을 수습 중이며 병원으로 이동한 뒤 부검을 의뢰 할 예정이다.

9일 북한산 형제봉 인근에서 목을 맨 채 발견된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시신이 병원으로 운구되고 있다. 2015.04.09.   ©뉴시스

앞서 성 전 회장은 이날 오전 5시11분께 강남구 청담동 자택에서 유서를 쓰고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

경찰이 페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성 전 회장은 검은색 패딩점퍼에 검은색 바지 차림으로 흰색 야구모자를 쓰고 금테안경 낀 상태였다. 청담동 자택을 나가 택시를 타고 종로 일대에 내린 뒤 자취를 감췄다.

이에 경찰은 방범순찰대, 기동타격대, 실종수사팀, 과학수사대, 경찰특공대 등 경력 1300여명과 수색견 및 탐지견 총 6마리를 투입시켜 평창동 일대를 수색했다.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 성 전 회장은 오전 11시3분 기준 종로구 평창동 정토사 인근에서 위치가 확인됐다. 이후 11시18분께는 정토사를 지나 북한산 정상방향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성완종 회장 유서 소유권이 유족에게 있는데 현재 유가족이 비공개를 원하고 있다"며 "다만 신고 당시 '어머니 묘소 옆에 묻어달라는 내용이 있다'고 해 실종 수색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은 지난 2006년부터 2013년 5월까지 분식회계 등을 통해 기업의 부실한 재무상태를 속여 자원개발 등의 명목으로 정부 융자금, 국책은행 대출금 등 모두 800억여원을 부당 지원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성 전 회장은 지난 8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눈물을 흘리며 결백을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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