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은 14일 오전 경상남도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아 헌화와 분향을 하고 서민 대통령으로서의 업적에 대해 존경의 뜻을 표했다.   ©새누리당

[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여야 대표들은 주말인 14일 각각 김해와 광주에서 참배일정을 이어갔다. 이완구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정국을 둘러싼 긴장감 속에서 가진 것.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14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위치한 노 전 대통령 묘역과 너락바위를 차례로 찾아 묵념한 뒤 노 전 대통령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과 유품 등을 둘러봤다. 김 대표의 이날 봉하마을 방문은 새정치연합 문 대표가 앞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데 이은 여야 화합과 통합의 시도로 풀이된다.

집권 여당 대표가 봉하마을을 찾는 것은 2011년 5월 당시 한나라당 황우여 대표 권한대행이 참배한 것을 제외하고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참배를 마친 뒤 "망국병인 지역주위와 권위주의 타파를 위해 온몸을 던지셨던 서민대통령께 경의를 표합니다. 참 멋있는 인생이셨습니다"라고 방명록에 적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방명록에 적은대로 노 전 대통령께 존경을 표한다. 비판을 참 많이했던 사람으로 후회하는 마음이 상당히 있다"고 돌아보면서 "노 전 대통령의 묘역 참배를 계기로 정치가 서로 화해와 화합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NLL(북방한계선) 포기 발언 논란'과 관련된 비판에 대해서는 "정치적 소신으로 사과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또 "저는 노무현 대통령과 인연이 많은 사람이다. 1988년 13대 총선에 노 전 대통령이 부산동구에서 출마할 때부터 인연이 있었다"며 통일민주당 행정실장 시절 13대 국회 초선이던 노 전 대통령과 자주 교류했고, 청문회제도가 최초 도입됐을 당시 통일민주당 행정실장으로서 율사 출신 노무현 의원을 추천했던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도 예방할 예정이었으나 권 여사의 일정상 만남을 이루진 못했다. 김 대표는 "제가 연락 늦게 드렸기 때문에 원래 다른 지역에서 약속 계셔서 시간 안 되는 것 알고 왔는데 다음에 한 번 더 참배 올 때 미리 말씀드리고 권 여사님 꼭 인사드리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참배에 권 여사는 새정치연합 김경수 경남도당위원장과 이 지역구의 민홍철 의원에게 영접을 부탁했고, 조호연 비서실장을 통해 "와 주셔서 감사하다. 일정상 직접 못 뵙게 돼 죄송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김 대표를 잘 모시라"고 당부했고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취임 후 첫 지방행보로 광주를 선택하고 5.18 묘역을 참배했다. 문 대표가 첫 방문지로 호남을 선택한 이유는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 호남에 지지기반을 둔 박지원 의원과 치열하게 경쟁했던 만큼 '호남 민심 달래기'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문 대표는 참배를 마치고 방명록에 "광주정신으로 다시 시작입니다"라고 적은 뒤 "우리 광주에서 광주 정신을 다시 되새기는 것으로부터 시작하기 위해 이렇게 광주에 왔고, 5·18묘역을 방문했다"며 "우리 당을 하나로 단합시키는 것에서 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광주 정신은 통합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정신을 받드는 것부터 우리 당을 다시 일으켜세우겠다. 광주 시민도 지켜봐주시고 성원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표는 새정치연합 광주시당 원로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으며 진도 팽목항도 방문해 이낙연 전남지사와 환담하고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 300여명으로 구성된 '세월호 도보행진단'을 만나 격려의 뜻을 전했다.

한편 양당 대표가 각각 상대진영의 전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과 관련 김용철 부산대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부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포용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실보다 득이 더 많을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대립각에 있는 국민들의 의사도 포용한다는 하나의 정치적 상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여야 대표가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중도층 공략에 나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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