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은평성결교회에서 '목회자 정신건강'을 주제로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이동윤 기자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기독교대한성결교회(기성) 서울 서지방과 함께하는 성결섬김마당 '11번째' 포럼이 「목회자가 건강해야 교회가 건강합니다」라는 주제로 서울 은평구 역촌동 은평성결교회(담임 한태수 목사) 비전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날 성결섬김마당은 개회예배와 강연, 종합토의 및 기도회 순으로 진행됐다. 개회예배는 한태수 목사의 사회로 이대일 목사(성석교회)의 기도, 정재우 목사(평택교회)의 '평강의 몸'(골3:15)이란 제하의 설교, 정재학 목사(지산제일교회)의 광고, 이준성 목사(역촌교회)의 축도로 드려졌다.

이어 성결섬김마당 강연은 윤성원 목사(삼성제일교회)의 사회로 백병돈 목사(신일교회)의 기도에 이어 최의헌 원장(연세로뎀정신건강의원)이 '목회자의 정신건강과 스트레스 관리'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 후에는 종합토의 및 기도회, 체육대회가 이어졌다.

▲최의헌 원장(목사, 연세로뎀정신건강의원).   ©이동윤 기자

최의헌 원장은 먼저 목회자가 탈진과 가족 건강의 위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2000년에 정신과 전문의가 된 후 연세대 연합신대원을 거쳐 2007년에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교단에서 안수를 받았고, 이후 교단 교회와 세브란스 병원에서 파트사역이나 협동사역을 해왔으며 정신과 진료와 기독상담센터 운영 및 자살예방 활동을 해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이제는 목회자가 여름휴가를 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편에 속하지만 그전만 해도 목사가 무슨 휴가냐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목회자의 사적인 삶에 대해 고려하는 여유가 교회 내에 자리잡고 있으니 크게 환영할 일이지만, 그럼에도 목회자에게는 여전히 과도한 희생이 요청되고 있다"며 목회자에게 요구되는 과도한 희생이 탈진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회자 개인의 삶이 침해 받고 이는 가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 문제를 제대로 접근하지 못하는 큰 이유는 목회자가 자신을 목회의 길로 헌신할 때로부터 사역을 위해서라면 사생활 침해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심지어 그러한 자신의 성향을 하나님이 주신 소명의 증거로 삼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태도가 긍정적으로 이해될 수도 있겠지만, 일단 목회자의 탈진이나 가족 건강의 위험 신호가 올 때에는 반드시 재고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목회자가 사역에 치중해 가정에 소홀히 하게 될 때, 자녀의 양육에 영향을 줘 자녀들에게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목회자 자신이 사역을 위해 희생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면서 자신의 가족 역시 희생을 강요하는 모습이 있다"며 "우선 자신의 사생활을 귀중하게 여기는 태도를 배워야 한다. 그래야 자기의 영역이라고 여겼던 가족들의 사생활에 대해서도 소중하게 다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즉 목회자가 자기 희생과 헌신을 자신의 가족과 주변에 요구하게 될 때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어 최 원장은 목회자의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으로 '이중적인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교역자는 교회에서 요구되는 성실하고 인자한 태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러한 태도가 언제 어디서나 그래야 한다면 그 교역자는 탈진하게 될 것"이라며 "늘 성실하고 인자한 것은 이상적인 태도이지 보통의 무난한 개인에게 기대할 수 있는 덕목은 아니"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늘 이상적인 모습만 보이는 목회자는 교회에서 유독 성실하고 인자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 목회자가 교회를 벗어나면 특히 가정에서 짜증과 분노와 태만함을 드러내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창기 목회자와 나이가 많은 목회자 가정에서 나타나는 대부분의 문제점은 이러한 이중적인 태도에서 출발한다"며 "가부장적인 문화가 강한 우리나라의 경우 이러한 목회자의 이중성이 더 컸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과거 목회자들은 아버지의 권위를 악용해 자신의 이중적인 태도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게 할 뿐만 아니라 이의를 제기할 경우, 더 과도한 반응으로 응징했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이러한 모습에서 나온 부작용으로 교회에선 목사이지만 집에서는 폭군과도 같은 아버지 밑에서 자란 자녀들은 아버지를 부정하는 것만이 아니라 신앙 자체를 부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 지금도 목회자 자녀 중에 탈선에 빠지는 예가 이와 비슷한 배경에서 나타난 것이라고 전했다.

목회자의 이중성에 대한 해결책에 대해서는 "목회자가 자신의 치부를 다소 드러내 그동안 멋있게 포장된 교회에서의 자신의 인격에 적당한 흠집을 내고 인정하는 모습도 정신의학적으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최 원장은 "어떤 목회자는 자신의 인간적인 면모 즉 나약한 면모를 나타내면 교인이 상처받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고 말한다"며 "그러한 입장을 모르는 바가 아니나 교인이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과 목회자를 의지하는것을 동일하게 여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목회자 가족에게도 정신질환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정신질환의 발생률에 목회자가 제외될 수 없고, 가족들도 다양한 정신질환이 일반 인구와 동일하게 발생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최의헌 원장은 정신 질환에 대해 신앙적으로만 접근하는 것보다 약물 치료 등 병원치료를 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신앙적으로만 정신질환에 대해 접근한다면 병원 치료는 배제되는 것이지만, 병원 치료를 하게 된다면 당연히 기도를 함께하게 돼 영적인 면과 일반 치료가 병행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후 최 원장은 목회자 중 어떤 목회자가 쉽게 탈진할 수 있는 유형으로 ▲완벽주의 성향 ▲권위주의 성향 ▲희생주의 성향 ▲투사적 성향에 대해 설명했다.

우선 최 원장은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 목회자의 유형에 대해 말하며, 어떤 얘기에 반론을 쉽게 제기한다면 그러한 목회자는 탈진에 도달하기 쉬운 유형이라며, 그 이유는 그러한 유형의 사람은 유연성이 부족하고 경직된 모습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완벽주의 성향 목회자 = 특히, 완벽주의 성향의 목회자는 일중독 성향에 의해 '자기 무덤을 파는 식'으로 일에 치여 탈진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사람의 능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느 한 부분에서 완벽성을 기울이면 대개의 경우 반대편이 곪게 되며, 교회사역에 충실하면 그의 가정은 매우 어수순하고 이율배반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리고 이러한 이중성을 해결하지 못해 목회자의 자녀는 탈선하게 되는 모습도 발생한다고 했다.

때문에, 최 원장은 목회자가 자신에게 완벽주의 성향이 있다면 자신이 느끼는 것보다 다소 수월한 수준에서 일을 하고 더 일을 확장하지 않고 거절하는 훈련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 권위주의 성향 목회자 = 권위주의 성향의 목회자는 어려서부터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려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이며 그에 합당한 권위를 부여하는 직업에 대해 호감을 갖는다고 한다.

최 원장은 "권위주의 성향은 부모의 권위주의를 물려받거나 혹은 성장과정 중의 심한 자기애적 상처에 의해서 생겨난다"며 "자기애적 상처를 받은 사람은 손상된 긍지를 세우기 위해 과도한 자기인정을 스스로 부여하거나, 그래서 과도한 권위의식을 발휘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권위주의 목회자는 자신의 권위를 손상받는 상황에서 탈진하기 쉽다"며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보면 권위주의 목회자가 한 번 탈진하기 위해서는 그를 돕는 다른 교역자나 교인들은 두세 번 이상 이미 탈진을 경험한다"고 했다.

때문에 "권위주의 목회자는 누구보다도 교인의 마음을 읽어내는 역지사지의 마음을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며, 자신이 타인을 착취하고 있다고 가정해 여러 상황에서 자신의 영향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 희생주의 성향 목회자 = 희생주의 성향의 목회자에 대해서는 "얼핏 보면 이러한 성향은 신앙의 전형이라고 할 만큼 순수하고 고귀한 것으로 보이나, 하지만 반드시 그러지 않다"며 "불필요하고 과도한 자기 부정은 건강하지 못한 흐름을 갖는다"고 했다.

최 원장은 "희생주의 성향의 목회자는 자신의 결점에 대해서 과도하게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하며, 자신은 늘 고통을 받아야 할 존재로 취급한다. 희생주의 목회자는 우울감에 빠지기 쉽다. 우울감은 어떤 이유가 있어서 반사적으로 찾아오기도 하지만 의식적으로 느껴지는 별다른 이유 없이도 마음과 몸이 가라앉는 '우울'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것은 심리적인 악순환의 결과이며, 희생주의 목회자는 자신을 발견하는 데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예수님의 겸손하심과 밀알의 비유 모두 자신을 파괴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참 자신을 일깨우는 작업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 투사적 성향 목회자 = 투사적 성향에 대해서는 투사(projection)는 자신의 부분을 남의 것으로 취급하는 심리적 방어방식을 말한다. 최 원장은 이러한 투사적 성향이 두드러지는 교역자는 자신이 교역자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에 있어서도 자신의 부분보다는 외부적인 부분을 극대화하고 자신의 요인은 거의 대부분 무시한다고 전했다.

최의헌 원장은 "이러한 투사적 성향은 목회자는 신앙적으로 좋은 것은 모든 것을 하나님의 섭리로 해석하고 설명하는 반면, 무언가 안 좋은 결과나 상황이 나타나면 관련된 상황이나 타인의 부분만을 지적하고 문제시한다"며 문제점을 말했다.

또, "투사적 성향은 기본적으로 대상과 자신 스스로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투사적 성향의 사람은 위기의 상황에서 병리적인 현상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으며, 피해의식과 사고 왜곡이 흔히 일어나며 이에 따른 감정적 불안정과 의심과 분노 및 대인관계 분쟁의 여러 문제가 파생된다"고 전했다.

이후 최 원장은 목회자의 탈선 및 우울증은 초기에 의욕과 흥미가 줄고 심해지면 신체적 불편과 능률의 저하, 좌절, 우울, 부정적 습관과 탈선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이 강연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이동윤 기자

해결책으로는 최 원장은 "목회자가 휴식을 선택하며 변화를 줘야 하지만, 병적인 우울증에 도달했을 때는 병원치료와 함께 더 규치적인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목회자는 목회자의 특수성으로 인해 독특한 스트레스를 겪는다"며 "어쩌면 이것은 목회자로서 갖는 짐일 수 있기에, 우리는 함께 기도하며 공동체 내에서 서로를 돕고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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