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기독교회관에서 NCCK 올해 첫 정기실행위원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동윤 기자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제63회기 제1회 정기실행위원회를 열어, 종교개혁 500주년기념사업특위 및 NCCK 제도개혁 특별위 조직 건 등의 회무를 처리했다.

이날 실행위는 1부 개회예배와 2부 회무처리로 진행됐다. 1부 개회예배는 서기 신재국 사관의 사회로 NCCK 회장 황용대 목사가 '천국이 가까왔느니라'(마3:1~30)라는 주제로 설교를 전했다.

▲NCCK 회장 황용대 목사(기장 총회장).   ©이동윤 기자

황용대 회장은 "세례요한과 예수님 모두 선교 초기에 선언한 화두,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를 설교 제목으로 했다. 우리 사회 화두는 개혁과 변화라고 할 수 있다. 모든 분야에서 개혁되지 않으면 병들게 되고 새롭게 변화되지 않으면 도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우리 NCCK는 한국교회가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는 흔들리는 것을 바로 세우기 위해 광야로 다시 나가는 결단을 했다. 회개는 우리 자신부터 시작돼야 한다. 깊은 자기 성찰을 통해 옷과 맘을 찢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황 회장은 또 "지금 한국교회는 모두가 위기를 얘기하고 체감하고 있지만, 교회가 세상을 대하는 속도가 어떤가에 주목해야 한다. 교회의 모든 부부분에 진정한 변화와 개혁이 나타나야 한다"며 "금년은 한국교회가 연합과 일치를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할 수 있다. NCCK도 브레이크에 잠시 걸렸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스스로를 통렬하게 바라보고 잠시 멈춰서 우리를 돌아봐야 한다. 책임감과 역사 의식을 갖고 올해 주어진 '골든 타임'의 때를 보내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설교 후 황용대 회장이 각 회원교단에서 파송된 실행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황 회장의 축도로 개회예배는 마무리됐다.

■ 김영주 총무 "NCCK, 화목 제물 되셨던 예수님 따라 정의와 평화의 일꾼임을 자임해야"

이어진 2부 회무처리에서는 황용대 회장의 개회선언에 이어 NCCK 총무 김영주 목사가 인사를 전했다.

▲NCCK 총무 김영주 목사.   ©이동윤 기자

김 총무는 "본 실행위원회는 향후 2년간 본 협의회 사업을 심의·기구로서 교회의 일치와 협력을 공고히 하고 교회와 사회 속에서 감당해야 할 선교 사명들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무는 "맘몬주의라는 거대한 광풍 앞에 한국교회가 터전까지 흔들리고 있다. 이같은 모습이기에 세상의 희망이 돼야 할 교회는 오히려 지탄의 대상이 됐고, 부당한 공권력에 의해 성전이 훼손당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본 회도 지난 90년간의 '오이쿠메네' 정신, 생명 살림, 정의와 평화와 창조의 보전, 다양성 안에서의 일치를 추구해온 전통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흔들림과 함께 미래의 비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한국교회와 더불어 NCCK도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김 총무는 "경제적 부요와 세상 권력의 유혹과 시험을 단호히 물리치신 예수님처럼 모든 형태의 우상을 거부하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에만 순종해야 한다"면서 "낮은 곳으로 찾아가 위로하고 갈등의 한 가운데에 찾아가 화목 제물이 되셨던 예수님을 따라 정의와 평화의 일꾼임을 자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계속되고 있다. 철저한 진상 조사와 재발 방지를 통해 안정한 사회를 만들고 이익 중심의 사회를 생명 중심의 사회로 바꾸는 일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부당하게 해고된 노동자들의 억울함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불안이 해소돼 모든 노동자들이 자긍심을 갖고 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총무는 "금년은 분단 70년이 되는 해다. 이해타산을 따지고 욕심을 채우기 위해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더 이상 유보해서는 안 된다"며 "남북 간의 갈등을 화해로, 반목을 화목으로, 오해를 이해로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총무는 "NCCK는 사회 정의를 위해 일하며, 에큐메니칼 운동의 가치를 지키고 보존하며 NCCK 100주년을 준비해야 한다"며 "하나님의 나라를 향한 평화 순례의 길에 나서 한국교회와 사회의 미래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무의 인사 후 각 사무처와 위원회의 사업보고가 이어졌다.

■ 각 위원회 보고 순서…'신설' 언론위원회, 사업계획 전해

교회일치와 협력위원회는 이날 사업보고에서 지난 20일 열린 회의 결과를 전하며, "NCCK 회원교단 간의 상호 이해를 위한 방문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기로 하고 우선 '일치와 협력위' 위원들이 먼저 교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2015년 부활절 준비와 관련해선 부활의 축하 뿐만 아니라 부활의 사회적 의미 등을 고려해 NCCK는 사회적 약자와 한국사회의 희망을 담보하는 부활절 예배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과거 합의 원칙에 따라 열린 자세로 부활절연합예배와 관련해 대화와 협력을 지속하겠다"고 전했다.

화해·통일위원회는 지난해 세계교회협의회(WCC)의 방북보고를 하며, 분단 70주년을 맞아 남북의 화해협력을 위해 열리는 '2015 국제협의회'에 대한 논의를 전했다.

이밖에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위원회·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특별위원회·한국교회연구원 등의 보고가 이뤄졌다.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위원회는 지난 1월 9일과 15일 회의 결과를 설명하며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 진행 형태와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그 목적이 종교개혁의 유산을 전체 한국교회가 나눔으로 종교개혁의 의미를 되살리고 교회의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후 안건 토의에서는 ▲제62회 정기총회 회의록 채택의 건 ▲신설 위원회 사업계획(안) 심의의 건 ▲사무처 부서 편성 조정의 건 ▲국장 선임의 건 ▲헌장세칙 개정의 건 ▲NCCK 제도개혁 특별위원회 조직의 건 ▲종교개혁500주년 기념사업특별위원회 조직 확대의 건 ▲성전 침범에 대한 대응의 건 ▲추가경정 예산 심의의 건 등이 다뤄졌다.

이번에 신설된 언론위원회는 자본화 되어가는 언론환경에 대한 연구와 극복방안 모색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언론위원회는 연속 토론회, 모니터링 보고서 발간, NCCK 언론인상 수여, 언론 교육 프로그램, 언론윤리강령 연구 등 앞으로의 사업계획을 전했다.

또, NCCK 실행위는 화해통일국과 정의평화국 국장으로 신승민 목사를, 총무부 국장으로 김영주 목사를 선임했다.

이와 함께, '민통선평화교회' 성전 침범 안건에 대해서는 실행위원들 대부분 "이것은 성전 침범 수준이 아니라 성전 침탈이자 성전 파괴"라며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결의했다.

■ 첫 실행위도 불참한 예장 통합…김영주 총무, "대회 노력 계속 할 것" 

한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이 지난해 총회장 정영택 목사가 NCCK 총무 선거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제기하며 NCCK 활동 중단 선언을 한 대로 이날 올해 첫 NCCK 실행위에 불참하면서 분위기를 무겁게 했다.

회의에 앞서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무 배태진 목사가 예장 통합 불참과 관련한 해결책에 대해 김영주 총무에게 질의했고, 김 총무는 이 문제를 기타 토의에서 다뤄 줄 것을 요청했다.

기타 토의에서 배태진 목사는 "예장 통합이 함께할 수 있는 뭔가를 만들어 내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다면 이러한 갈등이 장기화될 것 같다"고 우려했고, 이날 회무처리 사회를 맡은 NCCK 회장 황용대 목사(기장 총회장)는 "NCCK 정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하며, 예장 통합이 언제든 올 수 있도록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김영주 총무는 예장 통합과의 관계개선에 대해 "앞으로 예장 통합의 입장을 배려해 대책을 강구할 것이다"면서 "임원회 등을 열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대화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성공회 김근상 주교는 "연합기관이고 다 끝난 일인데, 같이 하고 싶지만 서운한 마음이 든다"며 "당시 총회장이 총대들을 데리고 나간 것은 심적으로 설득이 안 된다. 이것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한국교회에 슬픔을 주고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인지를 시켜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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