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이 검찰 조사에서 "누군가로부터 미행을 당하고 있다고 의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이에따라 검찰은 '정윤회씨의 박지만 미행설'의 실체를 규명하기 위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 회장이 미행을 당한다고 의심을 한 건 맞는 것 같다"며 "미행설과 관련해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이 있고 해당 언론 보도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려면 수사를 통해 계속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정수봉)는 '정윤회씨의 박지만 미행설'을 보도한 시사저널 기사의 명예훼손 사건과 관련해 박 회장을 지난 15일 오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박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누군가 미행을 하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식의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박 회장은 자신을 미행한 오토바이 기사를 붙잡아 자술서를 받았다는 취지의 시사저널 보도와 관련해서는 "오토바이 기사를 잡지도 않았고 자술서도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이 자술서가 없다고 진술하면서 미행이 실제 이뤄졌는지, 미행이 없었다면 미행설의 발원지는 어디인지 등은 검찰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게 됐다.

검찰은 우선 박 회장이 미행설을 처음 듣게 된 경위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지난해 11월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등으로부터 미행설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시사저널 보도에도 박관천 경정, 조 전 비서관 등이 등장하는 점에 주목하고 박 경정이나 조 전 비서관 등이 미행설 전달 과정에 관여했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번주 안으로 박 경정과 조 전 비서관을 불러 박 회장에게 미행설을 전했는지, 미행설의 발원지는 어디인지, 추가 유포자는 없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미행설과 관련해 시사저널 기사에 인용된 복수의 여권 인사 등을 특정하기 위한 확인 작업에도 나선다. 앞서 시사저널은 지난 3월 복수의 여권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박 회장이 자신을 미행한 오토바이 기사를 붙잡아 '정씨가 지시했다'는 진술서를 받아냈다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검찰은 시사저널 기자를 조만간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 여권 인사들이 특정될 경우 정치권 인사들이 잇따라 소환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시사저널 기자를 상대로 기사 작성 경위와 보도 내용의 사실 여부 등을 따져 미행설의 신빙성과 명예훼손 혐의의 성립 여부 등에 대한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이에 앞서 검찰은 조만간 정씨를 고소인 신분으로 다시 불러 시사저널 기자에 대한 처벌 의사를 최종 확인할 방침이다. 앞서 정씨는 지난 10일 검찰 조사에서 미행설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박 회장과의 대질조사를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향후) 대질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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