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시중은행들이 대형 금융사고 방지를 위해 도입한 '자진신고제'가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우리·하나 등 시중은행들은 10월 한 달간 특별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한다. 신고 기간 중 자발적으로 위법 행위를 신고하면 징계를 면제·감경해주는 제도다. 횡령 및 유용, 금품수수, 금융실명제 위반 등을 신고 대상으로 한다.

신고제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그간 은행권 사고의 원인으로 지적됐던 내부 통제 부실 문제를 해결하고, 그저 방치할 경우 대형화될 수 있는 금융사고를 미리 방지하자는 취지에서 마련했다. 일선 직원들의 참여에 따라 신고제의 실효성이 달라지는 만큼 은행은 내부 인트라넷과 이메일, 자동전화시스템(ARS) 등 모든 통로를 통해 신고를 접수하고 있다. 금감원은 자진신고한 직원들에게는 처벌수위를 낮춰주고 은행에도 신고된 사고에 대한 보고 의무를 줄여줬다.

하지만 실제 신고는 전무한 상황이다. 국민은행의 경우 내부 문제로 도입조차 하지 못했다. 이는 자진신고제가 은행 내부 인사평가 현실과 동떨어진 데다 은행의 금감원 보고 의무 역시 여전히 무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접수된 위법행위에 대한 은행의 조치 사항 등은 보고 대상에서 제외했지만 감독규정에 따라 신고해야 하는 금융사고의 경우에는 종전과 같이 보고하도록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 지도사항이기 때문에 따르고 있지만 형식적인 제도"라며 "아무리 감경해준다고 해도 향후 인사평가에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직원들은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이달 한 달 동안 자진신고기간을 운영한 이후 주요 내부사고 사례를 공유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내달 간담회를 가질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금 당장은 실적이 좋지 않아도 이번 제도는 금감원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의 자율에 맡긴 만큼 실효성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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