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박해 받는 칼데아 정교회 교인들. ⓒAP/뉴시스.

미국의 유명 기독교 잡지인 '기독교 역사(Christian History)'지가 최근호에서 현대의 기독교인 박해를 집중적으로 다루며, 예수 그리스도 시대 이래로 순교자의 수가 7천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미국 순교자의목소리(Voice of Martyrs) 연구팀의 협력으로 쓰여졌다.

기독교역사연구소(Christian History Institute)가 운영하고 있는 이 잡지는 '현대 기독교 박해에 대한 증언들(Eyewitnesses to the Modern Age of Persecution)'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기독교 박해를 주도하는 주요한 3개 집단을 꼽았다. 놀랍게도 이들 집단 가운데는 기독교인들 역시 포함되어 있었다.

기사는 "무신론적 공산주의·사회주의 정부들, 이슬람주의자들과 샤리아법을 시행하는 정부들"과 함께, "교리 논쟁 가운데 내부 공격을 자행하는 기독교 교파들"이 "현대 기독교 박해에 책임이 있는 세력들"이라고 지목했다. 이러한 주장은 교회 통계학자인 데이빗 바렛(David Barrett)과 고든콘웰신학교 산하 세계 기독교 연구 센터의 토드 M. 존슨(Todd M. Johnson)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바렛에 따르면, '순교자'란 "예수 그리스도의 신자들로 신앙을 증거하는 정황 가운데 적대적 행위를 당해 목숨을 잃은 이들"을 의미한다. 또한 '신앙을 증거하는 정황'이란 "기독교 신자로서의 생활 방식" 그 자체로서, 순교할 시점에서 특별히 신앙을 증거하는 활동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와는 상관이 없다.

바렛과 존슨은 이와 같은 의미에서 볼 때 순교자의 수가 예수 그리스도 시대 이래로 모든 기독교 역사와 교파, 그리고 전 세계를 통틀어서 총 7천만 명 가량에 달할 것이라고 보았다. 또한 이들은 5천5백만 명의 기독교인들이 다른 교인들에 의해서 목숨을 잃었다고 제시하기도 했다.

존슨은 2012년 자신의 한 연구 보고서에서 "'이단' 또는 '분리론자'로 몰려서 살해 당한 대부분의 교인들 역시 순교자로 분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기독교 역사'지는 이번 호를 발간하며 보도자료를 통해서 "기독교인들은 12-14세기 종교재판과 16-17세기 종교개혁의 시대를 거치면서 같은 신자들을 고문하고 살해해 왔고 이러한 일은 오늘날에도 아일랜드나 동유럽, 아프리카 등지에서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순교자의목소리의 로이 스털츠(Roy Stults) 연구원은 "많은 서구 기독교인들이 박해의 현실을 부정하거나 이에 대해 무지하지만, 박해는 지금 현재 실재하는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순교자 수에 대한 집계는 연구에 따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존슨은 10만 명 가량이 매년 기독교 신앙으로 인해서 희생되고 있다고 보고 있고, 국제종교자유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Religious Freedom)의 크리스토프 사우어(Christof Sauer)는 해마다 8천 명에서 9천 명의 순교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가 하면 바티칸 전문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존 L. 앨런 Jr.(John L. Allen, Jr.)은 매년 400명이 순교한다는 관점이다. 그는 집계의 어려움으로 인해 이 숫자에 남수단이나 북한 등과 같은 나라들에서 발생하는 모든 순교자의 수가 포함되어 있지는 않다고 설명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400명 이라는 수 역시 매우 충격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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