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고심 끝에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를 위한 본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다.
SK텔리콤은 10일 하이닉스 인수를 위한 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다면서 "정체기에 빠진 통신사업에서 새로운 사업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통신과 반도체의 시너지 효과를 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이닉스 인수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 채권단은 SK텔레콤이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면 이를 검토 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할 계획이다. 다만 SK텔레콤이 써낸 인수 가격 등이 맞지 않을 경우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SK텔레콤은 이날 마감 시각인 오후 5시를 불과 10여분 앞두고서야 결정을 내릴 정도로 상당한 고민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오전에 열기로 했던 이사진 간담회도 계속 미뤄져 결국 오후 3시께 간담회를 개최했고, 1시간 넘게 참여 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진 사이에서는 현재 검찰이 최 회장 형제의 선물투자 손실 보전과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게 적절치 않다며 입찰에 반대하는 의견이 있었다.
또 하이닉스의 적정 기업가치에 대한 판단도 각기 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반도체 경기가 좋지 않은 것에 비해 하이닉스 매각가격이 고평가됐다는 지적 때문이다.
하지만 인수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정리하고 곧바로 이사회를 개최, 본입찰 참여 및 입찰액 규모를 의결했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기술력이 뒷받침하는 성장 동력을 찾는다'는 그룹 최고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8일 하이닉스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 예비실사를 진행하는 동안 줄곧 인수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왔지만, 지난 8일 검찰 수사가 본격화한 이후로는 신중한 모습으로 돌변해 '인수를 포기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한편, SK텔레콤은 반도체 산업에 진출해 성장 한계에 부딪힌 통신분야의 돌파구를 찾는데 역점을 둘 전망이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다각화하고, 이동통신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줌으로써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