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Q학회 정기세미나가 21일 진행됐다.   ©오상아 기자

21일 진행된 한국Q학회 정기세미나에서 김명수 박사(한국Q학회 회장)는 '마몬과 하나님'을 제목으로 설교하며 "이번 4.16 세월호 사건은 그동안 한국사회가 달려왔던 성장주의 목표가 얼마나 잘못되었는가를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는 하나의 예라고 볼 수 있다"며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 규모는 세계 15위이다. 이 정도면 되지 않았나? 이제 성장, 멈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월호가 침몰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선박화물 과다 적재다. 돈 몇 푼 받고 규정을 어긴 것이다. 많은 양의 화물을 실은 것이 화근이었다"고 했다.

이어 "간접적인 여건은 화물의 과적 검사를 소홀히 한 것이고 노후화되어 폐기처분해야 할 배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수명이 다 된 배를 일본에서 수입하도록 우리나라 정부 해당기관이 허락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또 "사용 기간을 20년에서 30년으로 연장하도록 법을 연장하도록 법을 개정해 통과시켜준 국회의원들이 있다"며 "이러한 사회적 비리들이 총체적으로 서로 얽히고설켜 이와 같은 대형사고로 이어진 것이다"고 했다. 그는 "돈돈 하는 사회 트렌드에서 세월호 사건은 이미 예견된 재난이나 마찬가지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도 복음의 지표로 무엇이 평가되나? 교인 수, 헌금액수, 교회건물 크기이다"며 "대학은 어떻나? 취직률이다. 직장은? 월급액수로 평가된다"며 "이렇게 사회 전체가 돈을 숭배하는 사회가 되었으니, 돈 벌기 위해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그는 "성장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정의로운 사회 건설의 부수적인 효과가 성장으로 나타나야 정상이다. 성장은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고 지탱하기 위한 수단으로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했다.

덧붙여 "1961년 군사 쿠데타 정권이 이 땅 위에 수립됐을 때 '국민교육헌장'이라는 게 있었다. 군사정권이 국민교육헌장에 내건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은 무엇이었나?"며 "한국 국민이 이 땅에 태어난 목적이 경제 개발과 성장, '잘 살아보세'였다"며 "지금 그때보다 상대적으로 부유하게 된 것만은 사실이지만, 그 대신에 치러야 할 대가들이 많았다"고 했다. 그는 "그 중 하나가 사람다움의 상실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사회시스템을 상실했다"며 "한국사회에서는 언제부터인가 도덕과 휴머니티가 실종됐다"고 했다.

김 박사는 '한 사람이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 쪽을 미워하고 다른 쪽을 사랑하든지, 한 쪽을 소중하게 여기고 다른 쪽을 업신여길 것이다. 너희는 하나님과 마몬(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다'(마 6:24/ 눅 16:13 Q)는 성경 구절을 인용했다.

그는 "본문에 나오는 마몬(mammon)은 아람어이다. 재물을 뜻한다"며 "사람의 혼을 사로잡고 매이게 만드는 우상의 속성을 일컫는 총칭어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예언자 아모스는 '공법公法이 물같이 흐르게 하고, 공의公義를 강물처럼 흐르게 하라'고 했다(암 5:24)"며 "'공법'이라 번역된 미슈파트(mishpath)이고 이는 법의 공정한 집행, 재판이 공정함을 뜻한다. 또 '공의'로 번역된 체다카(tzedakah)는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보호, 분배의 공정함을 통한 경제 민주화 실현을 뜻한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분배의 공정함을 우선적인 가치로 삼고, 경제민주화 실현을 국가시책으로 내걸어야 할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장은 기업인들에게 맡기면 된다. 정부가 국가시책으로 내걸 철학이 못된다"며 "국민 편에 서서 기업의 횡포와 비리를 막는 것이 정치활동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경제활동의 목적은 무엇이냐?"고 물으며 "'이윤의 극대화'도 부분적으로 맞지만 돈 버는 것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며 "돈 벌어서 무엇을 하겠는가를 물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사회의 부의 쏠림 현상에 가장 암적인 존재는 재벌기업들과 이를 비호하는 정치세력이다"며 "대기업들은 부의 사회 환원을 통해 분배정의와 경제민주화를 실현하는 사회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기독교는 마몬과 하나님 이 둘을 결코 겸하여 섬길 수 없다는 예수말씀을 깨닫게 해 주는 것이어야 한다"며 "하나님나라는 하나님의 공법과 공의가 살아 숨쉬는 사회이다"고 했다.

이어 "헌데 한국 개신교의 현실은 교회 출석만 열심히 하면 살아생전 3박자 물질축복을 받고 천당 가서도 상급을 받는다. 바쳐라, 그러면 백배로 갚아주신다는 것이다"며 "이런 유의 공로신학, 상급신학, 번영신학이 득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구원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예수 믿기만 하면 물질과 영혼구원이 보장된다는 식의 구태의연한 마몬신학에서 탈피해야 한다"고 했다.

김명수 박사는 '엘리트 집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하나님인가, 마몬인가 하는 사회적 가치를 결정하는 집단은 정치, 경제, 교육, 종교 분야의 엘리트들이다. 한국사회를 책임지는 것이 바로 엘리트 집단이 아닌가?"라며 "이제 성장 일변도에서 정의로운 사회 구현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덧붙여 "마몬이 아닌 하나님의 정의를 제도적으로 정착시키는 일에 앞장서는 여러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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