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헌일 사무총장   ©자료사진

수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은 세월호 침몰 사건은 철저히 인간의 탐욕에서 저질러진 인재로 무능한 정부와 부정부패로 가득 찬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며 이에 무기력한 한국교회의 공공신학 부재가 여실히 드러난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다.

한국교회는 개인의 영혼구원만을 추구하고 개 교회의 성장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면서 교회의 공공성을 상실하게 되었고 그 결과 이번 세월호 침몰사건처럼 사이비 이단들이 우리 사회 깊숙이 독버섯처럼 활개 치는 것을 막지 못해 오히려 사회적 공범으로 세상에 악을 방조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지금 한국교회는 공공정책에 대한 공공신학의 깊은 연구와 실천이 시급하다. 적어도 여러 교단 교파들이 오늘의 공공정책 이슈들을 함께 풀어 나가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려면 무엇보다 공공신학에 대한 담론의 확대가 필요하다.

그렇다. 교회는 교회 내에 남아 있을 것이 아니라 공공의 영역을 향하여 책임적 대안을 줄 수 있도록 세상을 향해 복음을 세상의 언어로 생명의 언어로 나아가야 한다. 기독교 신앙이 사적 영역에 머물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기술 그리고 다원화된 세계에서의 윤리적 문제에 대한 공적 영역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며 교회는 침묵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은 역사의 주인이시며, 신앙의 영역을 넘어 공공의 영역에서도 주권을 행사하시기 때문이다.

본회퍼(D. Bonhoeffer)의 지적처럼 교회는 타자를 위해 존재할 때에만 비로소 교회라며 교회 존재의 근거를 철저하게 교회의 사회성에서 찾고 있다. 교회는 모든 직업인들에게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삶이 무엇이며 '타자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 말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을 통해 드러난 한국사회 총체적 위기 속에서 이제라도 한국교회는 세상과 사회를 위한 공적 책임을 보다 적극적으로 이행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의 모든 공공정책 실행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형태의 결과를 가져오도록 한국교회와 공공신학의 책임적 실천에 참여하는 일이 한국교회와 우리 성도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무너진 예루살렘 성벽이 52일 만에 회복된 것처럼 이제 우리는 통회하는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뜻을 모아 회개기도운동과 함께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가 반드시 세워질 수 있도록 범 교단과 성도 모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첫째, 물신주의와 성공주의에 빠져 교회연합과 일치를 방기했고 교회 양적 성장에만 매몰되어 세상에 대한 무관심과 무책임으로 고귀한 생명을 희생시킨 잘못에 대한 나와 우리의 죄를 철저히 회개하며 기도해야 한다.

둘째, 성경말씀대로 살지 못하고 공의롭지 못한 이율배반적인 잘못된 신앙생활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린 우리의 죄를 회개하며 한국교회와 성도 모두 거룩성 회복을 위해 말씀 앞에 바로서 신앙과 삶이 일치되는 진정한 제자의 삶을 살도록 결단해야 한다.

셋째, 세월호 침몰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제 도입과 특별법제정 촉구를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유가족과 함께 전개해야 한다. 정부의 부처이기주의와 관피아 등 책임소재를 분명히 밝혀내야하고, 특히 참사의 핵심에 깊게 관여된 구원파 이단집단의 총체적 먹이 사슬을 비롯한 비리와 선장과 선원들, 해운사, 해경 및 해수부 등 관계자들을 철저히 수사하여 사고원인을 한 점의 의혹 없이 밝혀야 한다.

넷째, 국회와 정부는 가정파괴와 재산 착취, 협박과 폭력을 행사하며 항상 돈과 권력이 결탁한 반사회적 범죄를 일으키는 사이비이단집단을 규제하는"사이비이단규제법"을 급히 제정해야 한다.

실정법상 명백한 불법행위를 제대로 조사하여 이들에 대해 정부와 검찰이 단호한 법집행만 했어도 세월호 같은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더 큰 국민적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국회와 정부는 강한 의지를 갖고 사이비이단규제법을 제정해야 한다.

특별히 전 국민은 물론이고, 전 세계가 경악하며 애통해 하는 이번 참사 앞에서 사람들을 미혹에 빠뜨리고 파멸로 이끄는 구원파 이단이 연루된 사실을 주목하며 다시는 사이비이단들이 사회혼란을 야기 시키지 못하게 우리 사회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세워야 한다.

다양한 문제에 직면한 교회가 더 이상 교회영역에만 머물러있지 말고 공공신학을 통해 공적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으며 교회의 양적성장보다 사회적 영향력이 더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독점적이고 폐쇄적인 신앙에서 벗어나 지역과 계층, 문화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는 교회와 성도들의 신앙이 삶에서 실천되는 참된 제자화가 되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호 침몰을 목도하고 있는 한국교회는 이제 더 이상 개 교회주의를 벗어나 교회의 거룩성 회복과 개인구원과 사회구원의 균형된 복음을 통해 국가의 공공정책에 관한 무한 책임이 있음을 인식하고 공공신학적 관점에서 교회의 사명과 역할에 대해 깊은 성찰과 실천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글ㅣ장헌일 원장 (명지대 객원교수,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

※ 사외 필자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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