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분리 이후 10년간 독자경영에 나선 한진해운이 한진그룹의 품으로 다시 돌아갔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다시 돌아온 해운사를 통해 육해공 물류체계를 구축하고, 해운업 불황으로 적자의 늪에 빠진 한진해운 경영정상화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29일 한진해운홀딩스와 한진해운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한진해운홀딩스의 인적 분할안 ▲한진해운홀딩스 분할 신설법인과 한진해운의 합병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해운의 대표이사 회장 직함도 달게 됐다. 조양호 회장 외에도 기존에 선임됐던 한진과 한진칼홀딩스 대표 이사 출신의 석태수 한진해운 사장과 강영식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날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면서 한진해운 등기 사내이사직은 모두 한진그룹 출신들로 채워졌다. 또한, 한진해운홀딩스에서 해운지주사업과 상표권 사업부문이 한진해운과 합병됨으로써, 한진해운은 대한항공의 자회사 형태로 한진그룹에 편입된다.

조양호 회장이 한진해운을 품음으로써 한진그룹은 육해공 물류사업을 모두 갖춘 종합 물류회사의 모양새를 갖췄다. 기존에 항공운송과 육상운송에 한했던 사업구도가 해상운송이 구축되면서 운송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진해운의 한진그룹 계열 편입은 해운업계의 불황으로 지난 3년 동안 4000억원에 달하는 적자의 영향이 컸다. 부채비율은 1,400% 넘는다.

한진해운은 조양호 회장의 동생인 故 조수호 회장이 경영권을 잡은 2003년부터 독자경영체제를 구축해왔다. 그러다 2006년 조수호 회장이 별세하며 부인인 최은영 회장이 한진해운 경영을 시작했다. 최 회장은 2009년 지주사인 한진해운홀딩스를 설립하는 등 한진해운의 계열 분리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불황의 여파로 결국에는 회사를 조양호 회장에게 양보하게 됐다.

최은영 회장은 핵심 사업이 떨어져 나간 한진해운홀딩스의 기존 법인을 맡게 된다. 한진해운홀딩스의 기존 법인에는 여의도사옥과 정보기술회사 싸이버로지텍, 선박관리회사 한진에스엠, 3자 물류회사 HJLK가 남게 된다. 4개사의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약 5000억원 규모다.

한진그룹에 편입되는 한진해운이 지난해 2400억원대의 영업손실(적자)을 낸 데 반해 최은영 회장이 가져가게 되는 싸이버로지텍은 지난해 91억원, 한진에스엠은 35억원, HJLK는 11억원의 영업이익(흑자)을 냈다.

이렇게 되면 한진해운의 부실 책임은 한진그룹으로 넘어가게 되는 모양이지만 조양호 회장은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1986년 당시 대한항공 전무였던 조 회장은 안이한 경영으로 위기에 빠진 한진해운을 대한항공에서의 경험을 이용해 1년 만에 완전 흑자전환을 이룬 경험이 있다.

조양호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진해운의 구조조정 계획에 대해서는 필요한 소폭의 개편은 있어도 혁신정도는 아니며, 인원감축을 통한 비용절감은 없다고 잘라 말해, 인적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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