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규명과 책임소재의 명확화, 그에 따른 처벌과 배상이 먼저

전 국가조찬기도회 사무총장이자 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 원장 장헌일 장로.   ©채경도 기자

'아직 100명이 넘는 실종자가 있는 상황에서 지금 성금 모금은 도덕적이나 상식적으로 해서는 안될 일이다.

지난 24일 실종자 가족들은 진도군청 범정부사고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과 면담과정에서 한 유족이 정홍원 국무총리가 성금 모금을 지시한 것에 대해 유가족들은 이런 성금모금을 바라는 게 아니고 정부가 최선을 다해 오직 아이들을 구조하는 것이다 라고 절규한바 있다.

현 시점에서 구조에만 온 힘을 쏟아도 부족할 정부가, 구조 과정에서 유족과 국민에게 불신만 키우고 있는 정부가 갑자기 성금 모금을 운운하니 유가족들 입장에서 책임 덜어내기 혹은 여론 돌리기로 밖에 안 보인다며 강한 불신을 표시 한 것이다.

성금모금은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이유로 지금은 너무 이르므로 신중해야 한다. 한국교회 역시 성금 모금을 서두르지 말고 사건의 본질을 왜곡 시킬 개연성이 높은 잘못된 모금 운동이 되지 않도록 시기를 성도들에게 바르게 제시하여야 한다. 첫째, 아직 실종자 구조, 진실 규명, 책임자 처벌, 보상 등 정부가 해야 할 그 무엇도 제대로 된 것이 없는 상태에서 정부는 현재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성금 모금은 이번 세월호 침몰사건에 대한 책임을 덜어줄 수 있는데 "책임은 없는데 도의적으로 돈을 주는 '보상'과 책임이 있어 강제로 물어내야 하는 '배상'은 차원이 다르다. 청해진 해운 유병언 일가, 한국선급과 해운조합 등 안전관리사 뿐만아니라 이번 사건에서 표출된 총체적인 문제가 드러난 국가 등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따져 철저히 '배상'하게 해야 한다. 또한 국가나 기관, 법인 등이 '배상'하게 되면 그 배상의 원인인 개인 위법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게 되는데 이는 책임 있는 당사자들이 물어내야 하며 이와 관련된 모든 책임공무원의 책임만큼 구상해야하며 국민세금으로 모두 부담하게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둘째,국민들이 성금을 모금하게되면 정작 사고대응 과정에서 많은 실망감만 안겨준 정부는 가족들에게 보상금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게 될 수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실제 금양호 선원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보상금청구 소송에서 패소한 사례가 있다. 금양호는 2010년 천안함 폭침 당시 수색작업에 투입됐다가 침몰해 선원 9명이 사망·실종했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함상훈)는 지난 2월 금양호 선원들의 유족 12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의사자보상금청구 소송에서 이미 의·사상자에 준하는 보상을 받은 만큼 국가가 보상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여기서 보상은 유족들이 국민성금으로 희생자 1인당 2억5000만원을 받은 것을 말한다. 일반 사기업이나 회사도 경영부실로 주주나 투자자에게 큰 손실을 야기 시키면 '배임' 혐의로 수사하고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발견되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경영자에 무거운 형사책임, 과징금, 그리고 민사상 손해배상하는데 인재인 이번사건에 대해 국가가 잘못에 책임을지지 않으면 경영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가 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제 한국교회는 희생자를 추모하며 마지막까지 실종자를 다 찾을 수 있도록 기도하며 힘을 모아야 한다. 또한 희생자 가족을 위해 깊은 사랑과 위로를, 생존자들에게는 죄책감을 갖지 않게 하고 정신적 심리적 안정을 갖도록 상담과 위로공동체모임을 통해 함께 기도하며 아픔을 나눌 수 있는 생명공동체기도운동이 더욱 시급하다 하겠다. 실종자를 다 찾은 후에 성금을 모금해도 늦지 않다.한국교회가 성금 모금보다 더 우선되어야 할 일은 국가의 위기속에 기도하며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들려 주시는 세미한 음성의 경고의 메세지를 듣자. 이렇게 이단들이 판을 치며 세상을 미혹하고 수 많은 생명을 삼키는 이 참혹한 현실 앞에서 무기력한 우리의 모습을 회개하며 한국교회와 우리 성도들의 거룩성 회복을 위해 주님의 도우심을 바라자. " 너희의 하나님이 이르시되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 :(이사야40:1)

글ㅣ장헌일 원장(한국공공정책개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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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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