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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세핀 김 지음 / 248페이지 / 13,000원 / 분류 인문사회, 교육상담

ISBN 978-89-90984-19-7 03370 / 판형 150*210 / 출간일 2014년 4월 21일

EBS <다큐프라임> '아이의 사생활-자아존중감' 편에 출연해 한국에 자존감의 중요성을 알린 하버드대 조세핀 교수의 교실 속 자존감 처방전이다. 저자는 8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동양 아이가 몇 가정 안 되던 시절에 영어를 한마디도 할 줄 모르던 저자는 첫 학기 성적표에 미술만 빼고 전 과목 F 학점을 받았다. 그 이후 스스로 '나는 아무 희망이 없는 아이'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랬던 저자가 4학년 때 '한 선생님'을 만났다. 저자의 내면에 있는 가능성에 주목해 주는 선생님이었다. 그 선생님은 저자에게 시간과 노력, 관심과 에너지를 투자했다. 어둠을 뚫고 들어오는 한 줄기 빛 같은 존재였던 그 선생님 덕분에 저자는 6개월 만에 영어를 마스터했고 조용했던 아이가 손을 번쩍 들고 적극적으로 대답하는 아이로 바뀌었다. 30년이 지난 지금, 저자는 하버드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전 세계의 많은 교사와 부모, 상처받은 아이를 살리고 치유하는 사람이 되었다.

반면에 2007년 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킨 조승희를 보자. 그도 아마 어린 시절에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을 것이다. 조승희는 중학교 때부터 말 안 하는 병, 즉 육체적, 정신적 장애가 없음에도 말을 하지 않는 선택적 함묵증과 심한 우울증을 앓았다고 한다. 조승희 같은 학생에 대한 교사의 판단은 대부분 이럴 것이다.

"문제가 있긴 하지만 공부 잘하고 남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으니까. 상관하지 말자."

이것이 문제다. 사람을 때리고 물건을 던지는 학생들은 오히려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조승희 같이 '조용한 우울증' 학생들은 교사의 돌봄을 거의 받지 못한다. 이런 학생은 그냥 '패스'하게 된다. 저자는 교육 시스템이 엉망이고, 학부모가 꼴통이어도 아이를 진심으로 돌봐 주는 '단 한 명의 어른'(one caring adult)만 있으면 그 아이는 변한다고 말한다.

자존감은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키워드다. 8세 이전에는 부모가 아이에게 절대적인 세계지만 8세 이후 학교에 입학하고 나면 학교가 아이들의 가장 중요한 일상이다. 자존감은 가정에서뿐 아니라 학교에서도 키워드가 되어야 한다. 교사는 학생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영향력을 지녔다. 그 영향력의 시작은 학생의 자존감 향상에서 시작된다.

총 5부로 구성된 이 책은 우선 낮은 자존감으로 나타나는 우울증, 자살, 자해 등 학생의 다양한 증상들을 소개한다. 2부에서는 자존감이 무엇이며, 학교에서 자존감이 왜 중요한지, 자존감은 어떻게 형성되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3부와 4부에서는 조회와 종례시간 10분으로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 교실을 따듯하고 안전한 공간으로 만드는 법, 교사와 학생들 간에 신뢰 관계를 쌓는 법, 상대에게 관심을 갖게 해 주고 왕따를 근절하는 게임, 감정을 표현하도록 해 주는 "SEL 교육법", 얽힌 감정과 화를 푸는 놀이 등 교실 속 자존감을 높이고, 학생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다양한 방법을 이론, 경험, 소그룹으로 진행할 수 있는 풍성한 실례와 함께 들려준다. 마지막 5부에서는 교사로서 자존감을 체크하고 학생을 살리는 교사가 되기 위한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시한다.

폭력, 왕따, 자살로 얼룩진 학교를 안전, 존중, 희망의 학교로 바꾸는 방법이 무엇일까? 우선 교사가 학생 한 명 한 명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다. 누군가 시무룩해 보이면 "내가 너를 봤어.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면 언제든지 선생님에게 오렴"하며 다가가야 한다. 학생에게 시선을 돌리고 따듯한 관심을 보이면 그 아이의 자존감이 높아진다. 자존감은 오뚝이의 힘과 같아서 아무리 흔들려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자존감이 높아진 학생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학습 능률도 높아진다.

교사는 학생이라는 나무에 햇살 같은 존재요, 가물 때 비와 같은 절대적인 존재다. 교사의 역할은 쓰러진 학생을 일으켜 주는 게 아니다. 쓰러진 아이가 자존감이라는 기둥을 붙들고 스스로 일어서는 것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것이 교사의 역할이다. 학교를 행복의 무대로 만들고 학생 한 명 한 명이 존중 받는 교실을 만드는 것, 이것이 교사가 학생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보물이다.

교사로서 '첫 마음'을 회복하게 해 주며 '교사가 이렇게 위대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 주는 이 책은 모든 교사들의 필독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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