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명헌 목사   ©시애틀 영락교회

불면증인가요? 잠이 오지 않습니다. 세분의 어머니가 생각나서 도저히 잠이 오지 않습니다.

첫 번째 어머니는 아들이 목사가 되는 것을 보시고 돌아 가실 것이라고 늘 예언처럼 말씀하셨다가 아들의 목사 안수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곡(식사하시는 것)을 끊으신지 일주일 만에 자신의 70회 생신에 돌아가신 나의 어머니... 오늘 따라 아들을 위하여 통곡하며 단식하며 기도 해 주시든 어머니가 왜 그렇게도 그립고 보고 싶은지요.

두 번째 어머니는 사랑하는 아내를 저에게 선물로 주신 장모님 이십니다. 당뇨가 너무 심하셔서 그 합병증으로 몇 개월 동안 입원을 하시고 계십니다. 집사람과 제가 필립핀 선교여행을 떠나면서 저는 5일 정도 아내는 약10일정도 한국에 머물 시간이 되어 만날 수 있다는 소식에 마지막으로 딸과 못난 사위지만 목사라는 이유로 늘 존경하며 자신의 생명의 불씨가 꺼저감에도 불구하고 기도 해주셨든 저의 장모님이 기뻐하신다는 소식에 너무나 죄송하여 잠이 오지 않습니다.

맛 사위 임에도 불구하고 맛 사위 노릇 재대로 한번 못하고, 형편 좋아 지면 꼭 초청하여 딸 낳아 비행기 탄다는 말들을 이루어 주려고 했는데 형편도 좋아 지지도 않았지만 여행을 시켜 드리고 싶어도 건강이 너무 위독하셔서 딸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12년 지나도록 보고 싶은 손녀 얼굴들도 못 보신 장모님이 우리를 기다린다는 생각 때문에 잠이 안 옵니다. 그래도 살아계실 때 부끄럽지만 얼굴이라도 뵐 수 있도록 선교여행을 허락해 주신 장로님들께 여길 빌어서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세 번째 어머니는 부족한 목사를 마치 아들처럼 생각해 주시는 권사님 이십니다. 주일예배 후 저녁에 찾아 갔더니 생명의 불씨가 꺼져 가면서 심지어 그렇게 아끼고 사랑하는 손자가 찾아왔는데도 불구하고 누구인지를 모르셨던 권사님이... 제가 누구냐고 물었더니... 힘들게 힘들게... "우리 목사님!" 들리지도 않을 정도로 애절하게 확인시켜 주셨던 권사님이십니다. 심방 예배를 드리고 "권사님 하나님께서 오시라고 부르셨나요?"하고 물었더니 그 힘든 상태에서도 대답대신 살짝 웃으셨습니다.

그 웃음의 의미를 모르기에... 몰아쉬는 숨소리를 들으며 차마 발걸음을 옮길 수가 없었습니다. 권사님이야 하나님 앞에 설 준비가 되셨지만,,, 사랑하는 자녀들과 그리고 교회에 성도들은 준비를 하려야 할 수 없는데... 혹시라도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닐까?... 잠이 안 옵니다. 그렇게 병마와 싸우시고 물 한 모금 마실 수 없는 상태에서도 "권사님! 예수님께서 권사님의 구세주이심을 믿습니까?"라고 물으면,,, 온 힘을 다하여 "아멘!"이라고 대답하신 어머니 같은 우리 권사님... 우리는 권사님을 붙들어 두고 싶지만 사랑하는 딸이 너무 고통스러워하시니 이제는 불러 가실 모양입니다.

잠이 오지 않습니다. 퇴보하는 목사가 되기 싫어서 월요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듣는 세미나 신청을 했는데... 잠을 자야 하는데 잠이 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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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헌목사 #목회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