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이 사흘째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10일(한국시간)에는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빙속의 모태범(25·대한항공)마저 고배를 마셨다.

모태범은 러시아 소치 해안 클러스터 내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1,2차 레이스 합계 69초69로 40명 중 4위를 차지했다.

4년 전 밴쿠버 대회에서 이 부문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모태범은 대회 2연패는 물론 두 대회 연속 메달 획득도 무산됐다. 소치 입성을 앞두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했던 터여서 입상 실패가 더욱 아쉽게 다가왔다.

1차 레이스에서 34초84로 4위에 오른 모태범은 19조 인코스에서 2차 레이스를 시작했다. 17조의 로날드 멀더(네덜란드)가 69초46으로 경기를 마쳐 금메달을 위해서는 34초62보다 나은 기록이 반드시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모태범은 약점으로 지적됐던 초반 100m를 9초63으로 통과해 후반 레이스를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막판 스퍼트가 좋지 못했다. 두 번째 코너를 돌던 중 주춤한 모태범은 마지막 직선 주로에서 힘을 내봤지만 원하던 기록과는 거리가 멀었다.

3위를 지키던 모태범은 마지막 조의 얀 스미켄스(네덜란드)가 합계 69초32로 2위까지 뛰어오르면서 메달권에서 밀려났다.

네덜란드는 세 개의 메달을 싹쓸이하며 빙상 강국의 면모를 이어갔다. 네덜란드가 스피드스케이팅 시상대를 장악한 것은 남자 5000m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만 두 번째다. 미셸 멀더가 합계 69초31로 새로운 챔피언에 등극했고 스미켄스와 쌍둥이 로날드 멀더(69초46)가 뒤를 이었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6번째 올림픽에 나선 이규혁(36·서울시청)은 합계 70초65로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1차 레이스에서 35초16을 기록한 이규혁은 2차 레이스에서는 35.48초에 그쳤다.

19살의 유망주 김준호(강원체고)는 70초857로 21위를 차지하며 미래를 기약했다. 이강석(29·의정부시청)은 70초87로 22위에 랭크됐다.

'효자 종목' 쇼트트랙에서도 메달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이한빈(26·성남시청)과 신다운(21·서울시청), 박세영(21·단국대)은 남자 1500m에 출격했지만 아무도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한빈은 2분16초466으로 6위에 머물렀다. 준결승에서 넘어져 파이널B로 밀려난 신다운은 2분22초066으로 전체 10위에 올랐고 함께 출전한 박세영은 네덜란드 선수의 레이스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 13위로 밀려났다.

여자 쇼트트랙의 심석희(17·세화여고)는 다관왕 등극의 시동을 걸었다. 심석희는 500m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준준결승행을 확정지은 뒤 조해리(28·고양시청)·공상정(18·유봉여고)·박승희(22·화성시청)와 호흡을 맞춘 3000m 계주에서도 준결승을 통과했다.

'모굴신성' 최재우(20·한국체대)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에 앞서 의미있는 족적을 남겼다.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에 출전한 최재우는 상위 12명만 나설 수 있는 결선 2라운드까지 진출했다. 역대 한국 프리스타일 선수 중 결선행에 성공한 이는 최재우가 유일하다.

최재우는 1차 예선에서 상위 10명에게 주어지는 결선 진출 티켓 확보에 실패했지만 19명이 출전한 2차 예선에서 21.90점(2위)으로 성공했다.

결선 2라운드까지 오른 최재우는 첫 번째 공중동작에서 허공에서 3바퀴를 도는 '백 더블 풀' 기술을 성공적으로 소화한 뒤 모굴(둔덕)코스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코스를 이탈, 아쉽게 실격처리됐다.

여자 루지 싱글에 나선 성은령(22·용인대)은 1분44초133으로 전체 31명 중 30위에 랭크됐다.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으로 활약하다가 2011년 러시아 귀화를 선택한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은 남자 쇼트트랙 1500m에서 2분15초062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러시아 쇼트트랙의 첫 동계올림픽 메달이다.

빅토르 안은 자신의 출전 종목 중 입상 가능성이 가장 낮았던 1500m에서 목표 달성에 성공해 500m와 1000m를 앞두고 자신감을 얻게 됐다.

바이애슬론 남자 12.5㎞ 추적에서는 마르탱 푸르카드(프랑스)가 올림픽 챔피언이 됐다. 푸르카드는 33분48초6의 가장 빠른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4년 전 은메달의 아쉬움을 날렸다.

알파인 스키 여자 슈퍼 복합에서는 마리아 회플-라이히(독일)가 합계 2분34초62로 2연패에 등극했고 알렉스 빌로듀(캐나다)는 남자 모굴 금메달로 흘린 땀을 보상 받았다.

메달 집계에서는 캐나다가 금 3·은 3·동 1개로 단독 선두로 나선 가운데 빙속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는 네덜란드가 금 3·은 2·동 2개로 뒤를 쫓았다.

11일에는 '빙속 여제' 이상화(25·서울시청)가 메달 사냥에 나선다. 이상화는 가장 마지막인 18조에서 브리타니 보우(미국)와 1차 레이스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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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소치동계올림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