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단계 축소) 방침으로 이머징마켓의 불확실성이 크게 증가하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이 국채와 금 등으로 몰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수년간 연준이 월 850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채권 매입에 투입되면서 신흥국을 더불어 세계 경제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경제는 서서히 회복 기미를 보였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 펀더멘탈(기초체력)이 튼튼해졌다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판단 아래 Fed가 지난해 12월부터 양적완화(QE) 축소 정책을 펼치기 시작하면서 역풍이 불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해 12월 Fed의 월 투입 금액은 750억 달러로 축소됐고 28~29일 이틀 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650억 달러로 추가 감축됐다.

하지만 Fed의 이같은 움직임에 따라 이머징마켓이 출렁이고 있다.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신흥국 상장지수펀드(ETF)에 포괄적으로 투입된 투자자들의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오면서 통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신흥국의 특정 주식을 사는 것이 아니라 한 바구니에 담긴 ETF에 투자금을 넣기 때문이다. 이에 속한 국가 중 한 곳에만 문제가 불거져도 투자자들은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투자금을 회수하게 되고 연쇄적인 피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신흥국 내의 악화된 상황이나 정치적인 문제가 상황을 낭떠러지로 몰고 가고 있다. 이는 Fed를 포함한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테이퍼링이 어떠한 결과를 불러일으킬지 모르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난해 12월 처음 100억 달러를 줄인 이후 올 들어 아르헨티나를 시작으로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국들의 추락이 시작됐고 여파는 선진국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실제로 29일 미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2% 감소한 15738.79로, 블루칩 인덱스는 2013년 최고치에서 5% 가까이 떨어졌다. 일본은 3%, 호주는 1.8%, 홍콩은 1.4%, 한국은 1.3% 등 아시아 시장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안전자산인 미 국채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7% 내렸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3.6%, 5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1.2% 감소했다.

또 이날 금값은 1% 넘게 올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15.90달러(1.27%) 오른 온스당 1266.4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금값은 12월20일 이후 5주 동안 약 5% 상승했다.

아시아 시장보다 펀더멘탈이 강한 미국 시장엔 상대적으로 덜한 충격이 오고 있고,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와 실물자산인 금에 투자금에 대거 몰리고 있는 것이다.

화폐 가치가 급락하자 성장세 둔화를 우려해 적극적인 개입을 꺼렸던 이머징마켓 국가들은 인플레이션 등 추가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대대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결국 급한 불은 꺼졌지만 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서 대거 자금을 빼내가면서 충격파를 안기고 있다. 리스크가 높은 대신 대가가 컸던 탓에 신흥국에 자금이 지금껏 투자됐지만 이제 투자자 입장에선 '정크(투기)'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한편 연준의 테이퍼링 방침은 앞으로도 지속될 방침이어서 신흥국 투자금 엑소더스는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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