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교회연합 제3차 총회에서 박위근 직전 대표회장이 이임사를 전하고 있다.   ©채경도 기자

교계 대표연합기관 중 하나인 한국교회연합(한교연) 제3대 대표회장에 대한예수교장로회 한영 총회장인 '기호 2번' 한영훈(68·서서울중앙교회) 목사가 당선됐다.

한 목사는 27일 오후 2시부터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교연 제3차 총회 및 대표회장 선거에서 예장합신 증경총회장 '기호 1번' 권태진 목사와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20표차로 대표회장에 선출됐다. 1차 투표에서는 두 후보 모두 각각 126표씩 얻어 승부를 내지 못했고, 이어진 2차 투표에서 권 목사가 98표를 얻었고 한 목사가 118표를 얻으며 총대들의 선택을 받았다.

이날 정기총회는 개회예배에 이어 회무처리가 시작돼 회순채택부터 전회의록 낭독, 2013년 경과보고, 감사결산보고까지 유인물대로 받기로 하고 대표회장 선거까지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한국교회연합 제3대 대표회장 선거에서 선관위원장을 맡은 김요셉 목사 선관위원과 논의하고 있다.   ©채경도 기자

1차 투표 개표 중간 2층에 있던 한영훈 목사의 지지 세력 중 일부는 한 목사의 수가 우세하다는 아래층의 사인을 받고 꽃다발 등을 들고 "됐다"며 급히 내려가기도 했으나 선관위 측은 재검표를 통해 "동수"라고 선언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권태진 목사를 지지하는 총대들이 일부 이탈하면서 이날 선거의 승패를 좌우한 셈이 됐다. 총회장 일부에서는 권 목사 지지층이 더 많이 돌아갔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또한 돌아갔던 총대들이 다시 투표장으로 돌아와 재투표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어 재투표가 시작되고 잠깐 자리를 비운 총대 한 명을 기다려 그 마지막 한 명의 표까지 합쳐 오후 4시58분에서야 선거가 완료돼 개표 후 당선자를 발표했다.

선거관리위원장인 김요셉 목사가 대표회장 당선자로 "한영훈 목사"를 호명 하자 앞에 나온 한 목사에게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이어졌다.

한국교회연합 박위근 직전 대표회장이 이임사를 하고 있다.   ©채경도 기자

이어진 직전 대표회장 박위근 목사의 이임식에서 박 목사는 "제 능력의 부족과 자질의 부족으로 한계가 많았다"며 "하나님의 은혜로 여기까지 왔고 이제 제3기가 열렸다. 제3기, 제4기 한교연의 무궁한 발전이 계속되고 하나님의 무궁한 뜻이 한교연을 통해서 이루어지기 원한다"고 소감을 밝혓다.

박 목사는 "회장되신 분이 (한교연을) 잘 이끄셔서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위상과 한국교회의 위상을 높이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교연은 박 목사에게 공로패를 증정했다.

이어 박 직전 대표회장은 한영훈 신임 대표회장에게 한교연 깃발을 인계했고, 이어 성경책과 고퇴도 전달했다. 성경책과 고퇴를 인계하며 박 목사는 한 목사에게 "하나님의 말씀대로 한교연을 잘 이끄셔서 질서와 룰(법) 또한 잘 만드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서울 종로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교회연합 제3차 총회에서 새 대표회장에 선출된 한용훈 목사가 한교연 깃발을 흔들고 있다.   ©채경도 기자

한교연 깃발과 성경책, 고퇴를 인수받은 한영훈 신임 대표회장은 강단의 좌우로 나와 총대들에게 허리를 숙여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 신임 대표회장은 취임인사를 통해 "한교연은 34개 교단에 10개 단체가 소속됐고 교회 수뿐만 아니라 성도수로도 한국의 유일한 단체로 성장했다"며 "이렇게 되기까지는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목사님이나 초대회장 맡았던 목사님이나 그분들의 헌신이 있었다. 그런 헌신이 없었다면 놀라운 발전이 없었으리라 생각한다"고 그들의 노고에 감사했다.

취임인사를 전하는 한국교회연합 한영훈 신인 대표회장.   ©채경도 기자

한 신임 대표회장은 이어 "오늘 이 시간부터 낮아지고 겸손해져서 한국교회와 한교연을 잘 섬기겠다"면서 "잘 섬길 뿐만 아니라 연합사업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저의 모든 것을 다 바쳐서 한교연의 발전을 위해서 헌신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권태진 목사님을 비롯해서 제게 표를 주지 않았던 총대들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서 잘난 척하지 아니하고 더 낮아진 자세 속에서 잘 섬기고 한국교회의 새로운 역사를 써가는 일에 헌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투표 직전까지 대표회장 후보 자격 두고 '설왕설래'

이날 선거는 자칫 연기될 수도 있었다. 김요셉 선거관리위원장 인사말 이후 한 총대가 질문이 있다며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한교연으로써 선거와 모든 것이 정말 모범되는 총회가 되기를 바라면서 얘기 드리겠다"며 "두 후보의 법적 도덕적인 내용이 선관위에서 다 검토가 돼서 아무런 하자가 없는 분들인지, 그것에 대해서 선관위는 책임지고 선거를 진행할 수 있는지 질문하고 싶다"고 물었다.

이에 김요셉 선관위원장은 "선관위는 지금까지 두 분의 모든 이력과 규정에 의해서 정확하게 (검토)했다"며 "지금은 투표하는 시간이지 입후보한 분들에 대해서 도덕성을 증명하는 시간이 아니다. 두 후보 간에는 결과에 승복한다고까지 됐기 때문에 대의원분이 질문하는 것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서울 종로 연지공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교회연합 제3차 총회에서 한 총대가 발언하고 있다.   ©채경도 기자

그러나 박위근 직전 대표회장은 "(총대가) 공정하게 두 후보에 대해 점검했느냐고 물었다. 그걸 대답을 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요셉 선관위원장은 "수차례 검토했고 순복하기로 사인까지 했다"고 거듭 밝혔다.

이에 예장통합측 한 총대가 "순복하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다. 선관위에서 후보자들이 순복하고 양해했다고 될 일이 아니다"며 "한국교회와 한교연의 위상의 문제다"고 지적했다.

이 총대는 "지금 한국교회의 (어느 언론의) 여론 조사에 의하면 한교연 선거를 이대로 진행하면 66%가 위상이 떨어진다고 했고 77%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며 "지금 우리가 한기총에서 나와서 하고 있는데, 2년 만에 이런 일이 또 벌어진다고 하는 것은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 투표를 하겠다면 판결문이 내일모레라니 판결이 확정되고 난 후에 면제를 받든지, (형이)확정되든지 그런 다음에 투표하는 게 옳다. 지금 이 자리에서는 자유롭게 양심껏 투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투표한다면 양심을 속이는 것과 마찬가지다"고 주장하며 "한 주나 두 주 후에 다시 투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총대들의 발언을 듣고 있는 장종현 목사와 손달익 목사.   ©채경도 기자

이 총대는 "선관위에서 잘못했다고 하는 것 같지만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선거관리규정 을 보면 대표회장 후보 자격 문제에 대해서 위법 처리된 자는 대표회장 후보 자격이 없다는 말이 없다. 선관위는 충분히 받을 수 있다"며 "이사회 해임 조건에만 '위법된 자'가 있다. 선거관리법에도 그 안을 넣어서 오늘 그 조항을 넣고 일주나 이주 후에 다시 모이자"고 주장했다.

이에 반대해 나온 다른 총대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한교연에서 제3회 총회를 하고, 선관위가 양쪽 후보들에 대한 검증을 했고, 이렇게 (다들)오셨는데 자꾸 자격을 시비하는 것은 시간낭비이다"며 "의장님들께서 총대들 에게 의견을 묻고, 회의를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한 총대는 "한교연에 거는 기대가 대단하다. 절차상 밖에서 하는 얘기들이 있다 할지라도 내부에서 검토 됐고 선관위에서 충분히 양쪽 후보와 다 충분히 논의되어서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면서까지 검증이 됐다"며 "잘못 됐다 할지라도 승복해야 할 것이 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왈가불가하지 말고 대의원들에게 결정권을 주자"고 힘을 실었다. 이 총대는 "(앞서) 말씀하신대로 진행하심이 가한 줄 안다"며 말했다.

듣고 있던 박위근 대표회장은 "후보자 소견 및 후보 발표할 시간인데 후보자 자격 이야기를 계속 하고 계시다. 이 안에서는 저를 보고 회의를 제대로 진행하라고 하지만 어떻게 해야지 제대로 하는 겁니까? 어떻게 해야 할 것 인지 확실히 해놓고 하자 말이다"고 했다.

한교연 대표회장 선거에 앞서 발언하고 있는 총대.   ©채경도 기자

이에 한 다른 총대가 선관위원장에게 "여러 얘기들이 많이 도는데 '지금 1심, 2심 판결이 났고 대법에서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고 그런 얘기를 한다"며 "맨 처음 나오신 분 얘기 들어보니 내일모레쯤 결과가 나온다 말씀했으니 한 주간이나 두 주간 연기하는 게 어떠냐 말씀도 있는데, 만약에 대법에서 유죄로 판단이 되면 그 다음에도 계속해서 대표회장직을 수행을 할 수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질문했다.

선관위원장은 "한교연의 주어진 법규에 의해서 현재를 보고하는 것이다"며 "내일은 하나님께 맡기고 그때는 그때 가서 할 일이다. 선거는 오늘 주어진 한계에서 최선을 다해서 결정할 뿐이다"고 답했다.

이어 한 총대는 "회의 자료 보니 소견서와 프로필을 보니 권태진 목사님과 한영훈 목사님 두 분 다 훌륭하시다"며 "문제의 공격을 받고 계신 한 목사님을 보니 한교연의 위원장, 중요한 직책을 맡아 열심히 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교연은 양심적인 사람들의 모임이나 흠 없는 사람들의 모임은 아니라고 본다"며 "만약 다시 모여야 한다면 (여기까지 오게 한 교단 및 선관위의)그 책임은 더 커진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한 총대가 "선거가 무엇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선거는 심판이다. 선거에 의해서 직책에 합당하지 않은 사람은 올라가지 않는 것이고 이 자리에서 도덕성까지도 심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총대가 "선거에 의한 심판 자체를 보이콧 한다는 것은 법 규정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다"며 "대의원들이 바보들이 모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거에 의해 심판되기 때문에 그대로 진행하고 법적인 문제가 따라온다면 법규에 의해서 그때 가서 처리하면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하자 여기저기서 총대들이 '진행하세요' 등을 외치며 총대들의 동의를 얻어 연기 없이 선거가 진행됐다.

27일 열린 한교연 제3차 총회 및 대표회장 선거 2차 투표에 앞서 신상발언을 하고 있는 권태진 목사   ©채경도 기자

또 한 번의 연기 위기는 재투표를 앞둔 때였다. 이때 신상발언이라며 앞에 나온 권태진 목사는 "한 달 후에 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고 ,한 목사님의 (판결) 결과가 나오고 다시 해야 하지 않느냐 하는 의견도 있다"며 "이런 상황이면 (두 후보 모두) 사임을 하고 다시 한교연을 위해서 (투표를) 하는 게 어떻겠는가"하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선관위원장은 "(이미 선거가) 진행됐으니 (연기는) 있을 수 없다"며 "선거규정에도 어긋난다"고 일축한 뒤 재투표를 진행했다.

최근 연합기구 총회 중 최대 규모로 열린 한교연 제3차 총회

이날 한교연 총회에는 직전 대표회장인 박위근 목사가 회장으로 있는 세계한인기독교총연합회 관계자들이 내빈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임형태 목사(미주한인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황의춘 목사(세계한인기독교총연합회 상임회장, 미주한인기독교총연합회 직전 대표회쟝), 장석진 목사(미기총 증경회장, 차기 세기총 대표회장), 전영현 목사(미기총 상임회장), 이병용 목사(재일한국기독교선교협의회 전국회장)등은 한교연을 격려하며 미주 한인교회와 세계에 흩어진 한인교회를 위한 기도를 부탁했다. 이외 CTS 송영우 대표, 문화체육관광부 안기석 종무관 등이 참석했다.

또한 예장고신 사무총장 구자우 목사와 예장고려 관계자가 참석했으며, 한교연은 이 두 교단이 정식으로 결의를 거쳐 옵서버로 파견됐다며 가을 정기총회 때 한교연에 가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1부 개회예배는 예장통합 직전 총회장 손달익 목사의 사회로 기성 총회장 조일래 목사가 기도, 보수개혁 총회장 김명희 목사가 성경봉독, 예장백석 총회장 장종현 목사가 설교했고, 전 대표회장인 김요셉 목사가 축도했다.

27일 열린 한교연 제3차 총회 개회예배에서 예장백석 총회장인 장종현 목사가 설교를 하고 있다.   ©채경도 기자

예장백석 총회장 장종현 목사는 '세상을 이기는 믿음'(요한일서 5:1~5)이란 제목으로 설교를 전하며 "오늘 세워지는 영적 지도자는 한국교회를 하나되게 하는 초석이 되는 어른이 돼야 되지 않을까 한다"며 "또한 성령운동, 기도운동, 나눔운동, 회개운동에 앞장설 수 있는 그런 분이 한교연의 회장이 되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으로 세상을 이기는 믿음이 있는 지도자가 참된 지도자라고 할 수 있다"며 "세상을 이기는 것은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다. 세상을 이길 수 있는 믿음을 가진 사람이 회장이 돼야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선거 문화도 바뀌어져야 되지 않을까 해서 말씀 드린다. 우리 교단에서 나왔으니 총회장이 돼야 한다는 썩어진 생각은 버려야하지 않을까. 대통령을 뽑는 것도 아니고…… 하나님 나라의 뜻을 실현하는 영적인 지도자를 뽑는 것이다. 바뀌어야 된다. 변화가 와야 된다"고 총대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하나님과의 교제 속에서 세미한 음성을 듣는 사회의 모범이 되는 선거문화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7일 오후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개최된 한국교회연합 제3차 총회가 끝나고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채경도 기자

이날 정기총회는 직전 대표회장 박위근 목사의 사회로 회무처리와 대표회장 선거, 대표회장 이·취임식 순으로 진행됐고, 폐회예배는 신임 대표회장 한영훈 목사의 사회와 설교에 이어 직전 대표회장 박위근 목사가 축도로 마쳤다

특히 총회 회무처리는 317명 총대 가운데 246명이 출석(결석 71)해 대의원수 3분의 2인 210명을 넘어 성수가 됐고, 회의 진행 도중 참석 총대가 늘어 1차 투표에는 252명이 참여했지만, 재투표에는 이탈표가 발생해 217명이 참여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총회에서는 또 새 회기 사업계획 및 예산안을 통과됐고 새 임원으로 예장통합 소속 김석주 목사가 서기로 선임됐고 나머지 임원진 구성은 신임 대표회장에게 모두 위임했다.

끝으로 '한교연은 '제3회 총회 선언문'을 채택하고 이날 발표했다. 선언문에서 한교연은 "한국교회가 자행해 온 분열과 다툼의 악순환을 깊이 반성하고 초대교회 정신으로 돌아가는 교회갱신 실천운동을 전개하고자 한다"며 "교회연합운동이야말로 그리스도의 몸을 이뤄가는 거룩한 사역임을 인식하고 배려와 양보, 조화와 타협의 정신을 발휘해 나갈 것"을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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