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에서 6초에 한 명꼴로 아이가 굶어 죽어가고 있어요. 우리가 맛있게 식사하는 평균시간 20분 동안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200명이나 됩니다."

임학태 세계감자식량재단 이사장(강원대 의생명과학대 교수)은 "희망의 씨앗이 전 세계를 뒤덮어 열매를 맺을 때까지, 자력으로 일군 땅에서 꿈을 얻을 때까지 언제나 세계감자식량재단이 함께 할 것"이라며 감자를 통한 기아 극복 의지를 강조했다.

임 이사장은 '감자박사', '감자아빠'로 통한다. '감자아빠'라는 별칭에 대해 그는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감자에 관해 얘기를 해 주기 시작하면서 아이들이 '감자아저씨', '감자아빠'로 부르기 시작한 게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2000여 종의 감자유전소재와 20여종의 감자품종을 개발해 '감자박사'로 불리는 임학태 세계식량감자재단 이사장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임 이사장은 재단을 통해 토종식량 작물인 감자를 개발도상국에 보급, 지원하고 농업 인프라를 제공해 세계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2014.01.07.   ©뉴시스

임 이사장은 원래 미국에서 분자유전학을 공부했다. 유학은 그에게 양아버지와 같은 '은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미국 피츠버그대 부총장(Dr. Nossen)이 자신의 모교인 강원대에 초빙교수로 있을 때 통역을 해 준 게 인연이 됐다.

당시 피츠버그대 부총장(Dr. Nossen)은 대학을 막 졸업하고 가정형편이 어려워 실험실에서 먹고 자는 그를 보고 게스트하우스를 제공해 주고, 후견인을 자처하며 유학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그는 미국에서 석·박사 과정을 할 때 토마토, 애호박을 연구했다.

하지만 그는 1991년 귀국해 강원대에 자리를 잡으면서 자연스럽게 감자 연구에 빠졌다. 그가 감자 연구에 몰입한 것은 강원도에서 태어나고 자란 배경도 있었지만, 감자를 통해 세계의 기근을 해결하겠다는 포부가 있었다.

임 이사장은 그동안 2000여종의 감자유전자원 및 20종의 기능성 감자를 개발했고, 한국형 토종가능성 감자품종 개발 공로를 인정받아 2005년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또한 2007년 열린 국제감자박람회에서 최고상인 금상을 받았고, 1999년부터 현재까지 한국감자소재은행 은행장을 맡고 있다. 그는 감자를 활용해 비누, 화장품을 개발한 것은 물론 위궤양 치료제 등 각종 제품을 개발하기도 했다.

임 이사장은 감자에 관한 연구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8월 세계감자식량재단을 창립했다. 또 이 재단을 기획재정부의 기부금 단체로 등록하고, 외교부로부터 국제 NGO 단체로 인가받았다. 이 같은 기반을 갖춘 후 최근에는 재단이 벌이고 있는 '감자원정대'에 열정을 쏟고 있다.

【서울=뉴시스】강진형 기자 = 2000여 종의 감자유전소재와 20여종의 감자품종을 개발해 '감자박사'로 불리는 임학태 세계식량감자재단 이사장이 6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로 뉴시스 본사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임 이사장은 재단을 통해 토종식량 작물인 감자를 개발도상국에 보급, 지원하고 농업 인프라를 제공해 세계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2014.01.07. marrymero@newsis.com 2014-01-06

감자원정대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의 빈곤과 기아 퇴치에 동참하기 위한 해외 봉사프로그램으로 감자마을운동(PAPA Village)을 전개해 해당 국가와 지역주민의 삶을 향상시키고 희망을 전달하는 현지 맞춤형 봉사활동이다.

감자원정대는 지난 1월 2~3일, 17명을 선발해 교육훈련과 발대식을 하고, 오는 2월 미얀마 카렌주(州) 미야와디로 출발해 2주간 세계감자식량재단이 운영하는 PAPA Village(감자농장)에서 작물 관리 봉사를 할 예정이다. 또 방과 후 초등학교 지원, 건물 보수 등의 활동도 전개할 계획이다.

서울농대에 재학하는 임 이사장의 아들도 '감자아빠'인 자신의 아버지가 하는 일에 영향을 받아 최근 홀로 아프리카 우간다에 장기간 감자원정대로 떠났다.

세계감자식량재단은 최근에는 미얀마 카렌주(州)에 기업 후원을 받아 트럭, 페인트, 굴착기, 발전기, 에어컨을 보냈고, 경기 안양시 벌말초등학교 학생들이 모은 트럭 2대 분량의 학용품과 책·걸상 등을 미얀마의 리따리안초등학교에 보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재단은 빈곤과 기아 해소를 위해 식용감자를 전달해 당장 배고픔을 해결하는 '희망의 감자(희망의 씨감자 보내기 캠페인)' 사업과 빈농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부지확보, 농기계지원, 농업기술지원 등 농업 인프라 구축을 위한 '희망의 경작(기반시설조성)' 사업도 벌이고 있다.

세계감자식량재단은 올해 재단을 더 알리기 위해 감자를 주제로 한 요리 포스팅 경연대회 개최, 감자를 통한 과학프로그램 운영, 감자 사진전, 피카소 그림 전시회는 물론 코리아 포테이토 엑스포 개최(Korea Potato EXPO) 등 다양한 계획을 실천할 예정이다.

임 이사장은 "세계감자식량재단을 UN의 정식 기구로 만들고, 세계감자식량연구소를 설립해 '강원도의 힘'인 감자를 통해 세계의 기아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자는 생명이고, 희망이며, 나눔"이라며 "재단이 순수한 민간의 힘으로 운영되고 있는 만큼 많은 분이 동참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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