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석채(69) 전 회장이 각종 횡령·배임 혐의와 관련해 검찰에 소환돼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

이 전 회장은 19일 오전 9시50분께부터 이튿날 오전 1시가 넘도록 고강도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일단 이 전 회장을 귀가시킨 뒤 진술, 증거자료를 토대로 재소환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이 전 회장의 혐의가 복잡하고 쟁점이 많은 만큼 추가 소환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양호산)는 이날 이 전 회장을 상대로 각종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회사 측에 막대한 손실을 끼친 배임 의혹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이 전 회장에게 회사 실무진의 만류에도 사업을 추진한 이유가 무엇인지, 사업 추진이나 자산 매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없었는지, 사업 손실이 불가피한 사실을 사전에 보고 받고 묵인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자금 조성과 횡령, 배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석채 전 KT 회장이 검찰 조사를 마친 뒤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2013.12.20.   ©뉴시스

이 전 회장은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스마트애드몰(지하철 광고사업)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해 60억원대 손해를 끼쳤고, KT 사옥 39곳을 감정가보다 헐값에 매각해 회사 측에 피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OIC랭귀지비주얼(현 KT OIC)과 ㈜사이버MBA(현 KT이노에듀)를 KT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적정 가격보다 비싼 값에 인수해 회사에 피해를 준 혐의가 있다.

이 전 회장은 아울러 임직원에게 지급한 상여금 중 일부를 되돌려 받는 수법으로 20억원 안팎의 비자금을 조성, 정관계 로비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표현명 대표이사를 지난 11일 소환하고 김은혜 커뮤니케이션실장을 지난 4일 불러 조사하는 등 전·현직 임원을 잇따라 불러 조사했다.

한편 같은날 오전 10시 검찰에 세번째 소환된 현재현(64) 동양그룹 회장도 15시간 이상 강도높은 조사를 받았다.

현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에 도착했으나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 소속 20여명이 거칠게 항의하는 등 시위를 벌여 5분여 동안 소란이 발생했다.

검찰은 현 회장이 동양그룹의 자금 상환능력이 없는 사실을 알고도 분식회계, 허위공시 등을 통해 회사 부실을 감추고 어음 발행을 지시했거나, 법정관리 신청을 앞두고 임직원들에게 어음 판매를 독촉한 것으로 보고 이르면 이번주 후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이석채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