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위의 모든 역사>.

<지구 위의 모든 역사(김영사)>는 제목 그대로 지구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어떻게 보면 과학, 특히 진화론적 사고가 담긴 과학과 인류의 역사라는 인문학이 융합된 하나의 종합 서적이다.

우리가 보통 ‘역사(history)’라 부르는 인류의 역사는 책의 절반쯤 지나서야 나온다. 책 분량의 1/5을 차지하는 제1장 ‘지상 최대의 미스터리’에서 가까이 펼쳐지는 모습은 마치 6일간의 창조를 풀어놓은 모습과 같다. 하나님께서 인류를 창조하시기 직전의 역사까지가 이 부분에 등장한다. 사람 없이, 100쪽 가까이가 채워진 것이다.

제2장 ‘생각하는 동물, 호모 사피엔스’에서는 인류가 농경을 시작할 때까지의 모습이, 제3장 ‘문명의 탄생’에서는 우리가 보통 ‘고대사’라 부르는 장면이 그제서야 등장한다.

영국 출신의 저자는 ‘편향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싶었는지는 모르지만, 이슬람교와 불교는 ‘이슬람의 성장’과 ‘불교, 깨달음을 전파하다’로 각각 상세히 다룬 반면, 기독교는 ‘로마 제국의 흥망성쇠’에서 비판적으로 서술했다. 특히 구약 시대 이야기는 ‘동서 분열’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파괴적이며 가장 오랫동안 지속된 인간 분쟁의 씨앗’이라는 이름으로 설명하고 있다.

‘지구 위의 모든 역사’라는 거창한 주제를 내걸고 처음에는 동식물까지 언급했지만, 인류가 본격적으로 지구 위에 자리잡은 뒤의 역사는 거의 인류 중심으로 기록됐다. ‘역사’라는 개념을 확장시켜 주면서 우리 생각의 폭을 넓혔다는 점은 평가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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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의모든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