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제10차 총회 개회예배가 30일 부산 우동 벡스코(BEXCO)에서 열린 가운데 울라프 퓍세 트베이트(Olav Fykse Tveit) WCC 총무가 신앙고백으로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를 읽고 있다. 트베이트 총무 옆에는 각 대륙에서 가져온 상징물들이 놓여 있다.   ©장세규 기자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가 30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벡스코(BEXCO)에서 개회예배를 드리며 그 시작을 알렸다. 개회예배는 이번 총회 주제인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에 맞춰 전 세계 에큐메니칼 교인들이 하나님 앞에 정의와 평화를 부르짖는 염원의 장으로 꾸며졌다.

예배는 시작을 알리는 '타종' 의식 이후 십자가를 선두로 성수와 촛대, 성경, 성화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물들을 든 예배위원들의 행렬이 줄지었고, 그 뒤를 따라 울라프 퓍세 트베이트(Olav Fykse Tveit) WCC 총무와 발터 알트만(Walter Altman) WCC 중앙위원회 의장, 장상 박사 등 예배 순서자들이 입장했다.

WCC 제10차 총회 개회예배 '애가' 순서에서 '아시아의 부르짖음과 소망'을 퍼포먼스로 보여주고 있다.   ©장세규 기자
'카리브의 부르짖음과 소망'을 보여주는 퍼포먼스, 아픔을 나타내는 재를 뒤집어 썼다.   ©장세규 기자

이어진 '애가(哀歌)' 순서에서는 오늘날 각 대륙과 지역이 겪고 있는 고통을 표현한 퍼포먼스와 함께 아프리카, 아시아, 카리브 연안, 유럽, 남미, 중동, 북미, 태평양 지역 참가자 대표들이 하나님의 긍휼을 부르짖고 치유를 소망하는 애가를 읊었다.

라틴 아메리카의 울부짖음과 소망을 보여주는 퍼포먼스로 연기자가 재를 뒤집어쓰고 있다.   ©장세규 기자
30일 WCC 제10차 총회 개회예배 '애가' 순서에서 연기자가 북미의 울부짖음과 소망을 연기하고 있다.   ©장세규 기자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서는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 파괴, 독재, 폭력, 강간, 마약 등의 극심한 사회문제들을 두고 기도하는 한편, 이와는 대조적으로 유럽과 북미 등은 오늘날 이들 남반구 지역의 고질적 문제들의 뿌리를 제공한 식민지 시대 착취와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는 제3세계에서의 노동착취, 그리고 물질주의와 이기주의로 만연한 문화를 회개했다. 긴 시간 이어진 애가는 장상 박사가 아르메니안 조도에서 발췌한 기도문을 낭독하는 본기도로 마무리됐다.

설교는 아르메니안정교회 카레킨 2세(Karekin Ⅱ) 총대주교가 누가복음 24장 25-26절을 주제로 전했다.

아르메니안정교회 카레킨 2세(Karekin Ⅱ) 총대주교가 30일 WCC 제10차 총회 개회예배에서 설교를 전하고 있다.   ©장세규 기자

카레킨 2세 총대주교는 엠마오 도상에서 주님의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이 예루살렘에 함께 모였던 그 순간 "완벽하고 영광스러운 일치"가 이뤄졌으며, 이것이야말로 "부활하신 주님의 말씀의 성취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일치를 이루는 일이 에큐메니칼 운동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실천해야 할 일들 가운데 가장 첫째요 우선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가 무엇보다도 힘쓸 것은 영적인 일치"라며, 이는 곧 "믿음과 봉사에서 하나됨, 예수 그리스도와 거룩한 교회의 이름으로 온 세상에 복음증거를 하는 일에서의 하나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일치를 막고 있는 장애물은 "온 세계가 하나님을 떠나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고 살아가기에 모든 문제를 겪고 있는 데"서 비롯되며, 이는 "자기 이웃의 권리를 무시하고, 자기 뜻만을 관철하며 사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총대주교는 "그리스도를 통해서 우리가 깨닫는 것은 이웃을 향해 인격적인 접근을 할 것과 어느 누구에게도 예외없이 그들의 인격을 존중해 주며 인격적 성결을 이루도록 돕는 일"이라며, 이를 "세상 속에서의 정의와 평화 실현을 위해 전제되어야 할 그리스도의 교회의 고유한 사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이러한 사명의 완수를 위한 도상에서 '도덕성', '교육 평등', '건강한 가정', 그리고 '평화'라는 기초를 세계에 건설해야 함을 제시했다. 특히 1915년 인종대학살의 극심한 핍박의 역사를 경험한 아르메니아인으로서, 그는 평화의 성취를 위한 교회와 WCC의 노력을 강조했다.

총대주교는 끝으로 "오늘날 이 세상을 둘러보면 혼동과 슬픔뿐이고 세계는 진정으로 그리스도를 찾고 있다. 엠마오로 가는 길의 여행자들 역시 똑같은 혼동 속에 있었지만 주님께서 그들에게 다가와 함께 걸어주시며 그들의 관심사에 대답해주셨다"며, "우리 역시 정의와 평화를 성취하기 위해서 엠마오 도상에서 사람들을 만나 그들에게 다가서며, 동행해주고, 그들의 짐을 덜어주자"고 당부했다.

30일 벡스코에서 열린 WCC 제10차 총회 개회예배 마지막 순서로 장상 목사와 발터 알트만 WCC 의장이 함께 파송례를 선포하고 있다.   ©장세규 기자

설교 이후 예배는 막바지로 흘렀으며, 참석자들은 니케아-콘스탄티노플 신조로 신앙을 고백하는 한편, 특별히 남북으로 갈려진 한반도와 아시아 지역을 위한 중보기도도 진행됐다.

또한 총회 주제가인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를 한국어, 영어, 불어, 독일어, 스페인어로 동시에 찬양했으며, 각 참석자들의 언어로 주기도문을 낭송한 뒤 축복기도와 파송례로 개회예배가 막을 내렸다.

"선한 용기를 가지고, 착한 뜻을 굽히지 말고, 악을 악으로 갚지 말고, 쓰러진 자들을 일으키자"는 선언과 함께 에큐메니칼 정신을 재확인한 3000여 참석자들은 앞으로 이어질 열흘간의 총회 일정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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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부산총회 #에큐메니칼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