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한국교회 부흥의 젖줄이던 기도원이 쇠락하고 있다. 급격한 교인 감소로 인한 재정운영난을 피하지 못한 결과지만 실은 한국교회에 타오르던 기도의 불이 꺼졌다는 걸 반증한다.
한국인터넷정보와 DBRIA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기준 907개에 달했던 전국 기도원이 2024년 456개로 집계됐다. 불과 14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거다. 반면에 기도원·수양관 등의 매물은 최근 1년 사이에 30% 증가해 운영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
교회에서 운영하던 기도원과 수양관이 사라지는 가장 큰 요인은 교회의 긴축 재정 편성에 있다. 교회 운영에 집중하기 위해 부속 시설부터 처분하는 수순을 밟는 거다. 이 모든 원인은 교세 하향 곡선과 코로나19로 급감했던 출석 교인이 회복되지 못한 데 있다.
따라서 교회가 기도원과 수양관을 처분하는 건 일종의 구조조정 성격이 있다. 기도에 전념할 별도의 장소와 공간을 교인들이 자주 이용하지 않는 불필요한 시설 정도로 분류하고 있다는 뜻이다.
1970~1980년대 한국교회 영적 안식처였던 기도원이 오늘날 경매 처분 1순위가 될 줄을 누가 상상이라도 했겠나. 당시 오산리금식기도원과 한얼산기도원 등 유명 기도원뿐만 아니라 전국 기도원마다 여름 휴가철과 평일 가리지 않고 전국에서 모인 교인들로 가득 찼다.
절박한 삶의 문제를 오직 기도에 집중해 풀려는 영적 욕구가 강했던 이 시기엔 주위에서 사흘에서 많게는 40일까지 금식하며 기도하는 이들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깊은 산속에서 소나무를 부여잡고 기도에 열중하다 보니 어느새 나무뿌리가 뽑혔더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였다.
그런데 1990년대 들어오면서 뜨거웠던 기도의 열기가 식기 시작했다. 생활 형편이 개선되고 주5일제가 시행되면서 기도원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고 자가용을 손수 운전해 여행하며 여가를 즐기는 교인이 급격히 늘어난 시기다.
기도원의 몰락은 생활 수준의 향상이라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으나 궁극적으론 교인들이 더 이상 기도에 매달리지 않게 된 데 가장 큰 원인이 있다. 예전엔 기도해야 할 문제가 생기면 기도원을 찾는 게 일상적이었다면 지금은 교회 또는 가정에서 기도하고, 병을 고치기 위해 기도원을 찾던 이들이 병원에 치료를 맡기는 게 보편화 됐다.
이런 추세는 시대적인 현상이지만 기도원이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데서 기안한다. 말씀의 본질에 집중하기보다 방언과 성령 체험 등 이적에 의존하다 보니 생소하게 여기는 젊은 세대를 끌어들이지 못한 결과일 수 있다. 하지만 한적한 장소에서 혼자 기도에 전념하고픈 이들이 갈 데가 없어 카페 등지에서 시간을 보내는 건 개인의 영적 문제를 넘어 한국교회에 커다란 위기로 봐야 한다. 기도의 불이 꺼지면 한국교회가 다시 부흥할 기회도 영영 사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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