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내에서 여성 안수를 놓고 열띤 찬반 토론이 벌어졌다. ‘여성 강도권 허용’을 놓고 총회에서 수년째 격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성 안수에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이 각기 같은 성경 구절을 찬반 논리의 근거로 삼았다는 점에 찬반 간의 간격이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청교도목사회가 지난 13일 ‘여성 안수와 교회’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총신대 박유미 교수는 여성 안수에 찬성하는 견해를, 서창원 전 총신대 교수는 반대하는 견해를 각기 밝혔다.
박 교수는 ‘여자가 가르치는 것’을 금한 디모데전서 2장 11~12절에 대해 “가르침에 대한 반대가 아닌 가르치는 방식이 잘못돼 이를 교훈한 것”이라고 했다.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고 한 고린도전서 14장 34~35절에 대해선 “고린도교회뿐 아니라 여러 교회에서 예배 도중 여성들이 질문하는 것에 대해 예배시 질서와 품위를 지키라는 차원의 권면”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바울의 해당 권면을 당시 문화가 아닌 창조 질서에서 찾아야 한다”며 박 교수의 주장을 반박했다. “여자들은 머리에 베일을 쓰라는 구절(고린도전서 11:5)이 문화적 상징일 수 있지만, 바울은 그 자체가 아니라 남녀의 질서와 권위의 원리를 말하고 있다”며 “디모데전서 2장과 고린도전서 14장도 마찬가지로 당시 문화가 아니라 창조 질서에서 근거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갈3:28)고 한 성경 구절에 대한 해석도 완전히 달랐다. 박 교수는 창세기 1장 27~28절을 함께 언급하며 “남성과 여성이 창조 질서 속에서도 모두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됐고, 함께 세상을 다스릴 책임을 부여받은 것”이고 “갈3:28은 그리스도 안에서 창조 질서가 회복된 것”이라고 했지만 서 교수는 “남녀가 구원과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 데 차별이 없다는 뜻이지, 교회 직제를 똑같이 받는다는 의미가 아니”라며 그 근거로 다른 바울 서신에서 종과 상전의 질서를 유지하도록 권면한 걸 예로 들었다.
논쟁은 오늘날 교회 여성들의 역할로 이어졌다. 서 교수는 “직제 없이도 얼마든지 하나님 나라를 왕성하게 섬길 수 있다”며 “목사가 아니더라도 선교사 파송 등 여성들의 사역의 길이 영려 있다”라고 한 반면에 박 교수는 합동 총회 내 권위주의적 위계질서 속에서 여성 사역자들이 겪어야 하는 현실적인 고충을 토로했다.
이날 토론회는 여성도 남성과 동등한 위치의 직제를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과 교회 직제는 총회 결의 이전에 성경 말씀을 따라야 하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 채 결론 없이 마무리됐다. 교단이 왜 여성 안수를 놓고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가를 그대로 보여준 셈이 됐다. 다만 한가지 쟁점을 놓고 교단 신학자 간에 같은 성경 분문을 가지고 완전히 상반된 해석에 내놓았다는 점에서 향후 교단이 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가볍지 않은 숙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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