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일대에서 이슬람 강경파 시위대와 일부 주민들이 기독교 예배당의 운영을 반대하고 가톨릭 신자의 장례 미사를 물리적으로 차단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고 7월 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헌법으로 종교의 자유를 명시한 인도네시아 내에서 소수 종교인에 대한 탄압 행위가 지속되면서 제도적 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지 소식통과 온라인에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지난 6월 24일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반둥 리젠시 찌깐충 지역의 헤가르마나 인다 주택 단지 내 기독교 교회 앞에서 수십 명의 무슬림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해당 교회가 무슬림 청년들의 신앙에 위협이 된다고 주장하며 예배당 폐쇄를 요구했다.
당시 시위대는 이슬람 구호인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치며 현장의 기독교인 여성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겠다고 위협하고 예배당 건물에 불을 지르겠다고 경고했다. 현지 베라 시홈빙 커뮤니티가 확보한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시위를 주도한 인원들은 해당 지역 거주민이 아닌 외부에서 유입된 신원 미상의 인물들로 파악됐다.
합법적 예배 시설 향한 방화 위협 및 장례 미사 중단 사태
CDI는 해당 기독교 예배 시설은 매주 수요일에 예배를 진행할 수 있는 공식 허가를 받은 곳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영상 속 관계자들은 이 장소가 지난 3년 동안 수요일 예배 공간으로 문제없이 사용되어 왔으며 최근 주일 예배로 확장을 준비 중이었다고 밝혔다.
주택 단지 개발자인 마루둣 목사는 단지 내에 무슬림 주민을 위한 모스크(이슬람 사원) 건립을 허용하고 추가 모스크 부지로 사유지를 기증하는 등 타 종교와 협력해 왔다. 그는 지역 주민자치회(RT) 지도부가 교체된 이후부터 기독교 예배당에 대한 반대가 본격화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하산 나스비 대통령 소통 담당 특별 참모는 종무부 특별 참모와 함께 해당 사안의 진상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반둥 시위와 관련해 체포된 인원이 없는 가운데 6월 28일 서자바주 데폭시 찌파융 지역의 불락 티무르 마을에서는 가톨릭 신자의 장례 미사가 중단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망한 신자 '시호탕'의 유족이 자택에서 장례 미사를 준비하고 사제까지 도착했으나 수십 명의 인원이 바닥에 앉아 행사를 가로막았다. 현지 주민자치회장은 조직적인 예배는 불가하며 개인적인 기도만 허용된다고 통보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후스니 무바로크 찌파융 촌장은 유족이 허가를 요청할 당시 자치회장이 출장 중이어서 발생한 오해라고 해명했다. 행정 관청의 중재 끝에 유족은 단일 오르간 반주를 동반한 자택 장례 미사를 진행할 수 있었으며 시신은 다음 날 병원 장례식장으로 운구되어 매장됐다. 현지 시민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서자바 주지사를 태그하며 장례 절차마저 방해받는 인도네시아 기독교 박해 상황에 항의했다.
차별적 행정 규제로 인한 인도네시아 기독교 박해 우려
현지 인권 단체 스따라(SETARA) 연구소의 헨다르디 의장은 예배 금지와 종교 시설 거부 사태가 인도네시아 사회의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가가 차별 없이 모든 시민을 보호해야 할 헌법적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으며 군중의 압력과 차별적 규제가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헨다르디 의장은 2006년에 제정된 종무부 및 내무부 공동 규정을 대표적인 차별 정책으로 꼽았다. 종교 시설을 건립하기 위해 지역 무슬림 90명과 교인 60명의 서명을 요구하는 해당 규정이 편협한 단체들에 의해 타 종교인의 헌법적 권리를 거부하는 합법적 거부권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행정적 메커니즘이 민주적 법치 국가에서 용납될 수 없다며 정부의 단호한 법 집행을 촉구했다.
한편 지난 6월 11일 중부 자바주 솔로시 반자르사리 지역에서도 자바 기독교 교회 건축을 반대하는 시위가 발생했다. 시위대는 무슬림 다수 지역에 교회를 짓는 것은 개종을 유도하기 위한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국제 기독교 선교 단체 오픈도어스는 최근 인도네시아 사회가 보수적인 이슬람 성향을 띠고 있으며 선교 활동을 하는 교회가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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