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북부를 강타한 규모 7.2와 7.5의 연속 강진으로 수도 카라카스를 중심으로 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국제 기독교 구호단체 월드비전(World Vision)이 부모와 가족을 잃은 아동들을 위한 긴급 지원에 나섰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지진 발생 당시 카라카스의 한 건물 옥상에서 생일파티에 참석 중이던 월드비전 인도주의·긴급구호 담당 자문관 얀키엘 로젠왈드(Jankiel Rosenwald)는 건물이 무너지지 않아 목숨을 건졌으며, 즉시 구조 활동에 나섰다고 밝혔다.
그는 CP와의 인터뷰에서 “먼저 가족이 안전한 곳에 있는지 확인한 뒤 주변 사람들을 돕기 시작했다”며 “출입문이 막혀 집 안에 갇힌 한 여성을 1층 창문을 통해 탈출하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로젠왈드는 지진 다음 날 카라카스를 둘러본 결과 시민들이 극심한 충격과 혼란에 빠져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휴대전화나 열쇠, 지갑조차 챙기지 못한 채 집을 뛰쳐나왔고, 광장에서 옷만 입은 채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도 있었다”며 “당국은 40채 이상의 건물이 붕괴했다고 발표했으며, 건물의 안전성이 확인될 때까지 귀가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카라카스에서만 100채 이상의 건물이 붕괴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구조 작업이 진행될수록 구조되는 어린이 가운데 부모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 베네수엘라 상주조정관 잔루카 람폴라 델 티나르도(Gianluca Rampolla Del Tinardo)는 사망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신 수습용 바디백 1만 개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로젠왈드는 “두 차례의 강진에 이어 계속되는 여진으로 또 다른 대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주민들을 짓누르고 있다”며 “참혹한 피해 상황을 직접 목격하는 것은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월드비전은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약 2천 개의 지역 교회와 자원봉사자, 지역사회 협력 네트워크인 ‘희망에는 국경이 없다(Hope Without Borders)’를 통해 긴급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로젠왈드는 특히 가장 취약한 아동들의 심리적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차례의 강진을 연이어 겪고 부모와 가족, 집을 잃을 수도 있다는 경험은 어린아이들에게 매우 큰 공포를 안겨주며 장기적인 정신적 상처를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월드비전은 피해 지역과 임시 대피소 인근에 아동 친화적 안전공간을 설치해 보호와 돌봄을 제공하고, 심리·정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스트레스 완화와 회복력 증진, 재난 상황에서 증가할 수 있는 폭력 예방에도 나설 계획이다.
로젠왈드는 지진 피해를 입은 교회들 역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구호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교회들은 자신들에게 남아 있는 것과 지원받은 물품을 이웃과 계속 나누고 있다”며 “지역사회의 회복을 위해 다시 조직을 정비하고 있으며, 가장 취약한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이 전달될 수 있도록 중심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재난이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베네수엘라의 정치·경제 위기 위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국제사회가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광역 카라카스에는 약 450만 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라과이라, 라카티아, 미란다주 과레나스 등 인근 지역 주민들은 장기간 지속된 국가적 위기로 인해 이미 매우 취약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깨끗한 물 부족과 쓰레기 적체는 각종 질병 확산 위험을 높이고 있으며, 이미 붕괴 직전인 의료체계에 더욱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며 “인구 밀집 지역인 카라카스의 복구에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월드비전은 현재 긴급 식량 지원과 식수 및 위생용품 공급, 임시 주거시설 제공, 부상자를 위한 의료 지원, 아동 보호 공간 운영 등을 우선 지원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로젠왈드는 “베네수엘라가 하루빨리 회복될 수 있도록 전 세계 교회와 국제사회가 기도와 관심,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 달라”며 “모든 이들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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