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오소리오 시토라 아폰소 주교(가운데)와 마톨라에 있는 그리스도 왕 신학교의 신학생들. ©Aid to the Church in Need

아프리카 전역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최근 자택에서 총격을 받아 숨진 모잠비크 가톨릭 주교 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이번 사건이 평화와 인간 존엄성, 종교 자유에 대한 심각한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국제 가톨릭 자선단체 ACN(Aid to the Church in Need)에 따르면, 모잠비크 동부 켈리마네(Quelimane) 교구의 오소리오 시토라 아폰소(Osório Citora Afonso) 주교는 지난 6월 6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켈리마네 시에 위치한 관저에서 무장 괴한들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현재까지 당국은 범행을 저지른 용의자나 사건의 동기를 밝혀내지 못한 상태다.

이번 사건 이후 아프리카 교회 지도자들은 일제히 애도를 표하며 강력한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아프리카·마다가스카르 주교회의 심포지엄(SECAM)은 성명을 통해 모잠비크 정부가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자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SECAM은 “하나님의 백성을 섬기는 목회자를 대상으로 저질러진 이번 극악한 범죄는 복음의 충실한 종의 생명과 존엄성에 대한 공격일 뿐만 아니라 평화와 정의, 인간 존엄성, 종교 자유라는 근본적 가치에 대한 공격”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이 야만적인 범죄를 강력하고 단호하게 규탄한다”며 “어떠한 종교나 교단에 속한 종교 지도자도 폭력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SECAM은 화해와 교육, 공동체 통합, 자선 활동에 헌신하는 종교 지도자들은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며, 종교 지도자들에 대한 폭력이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고 국민들이 두려움 없이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ECAM은 “종교 자유는 기본적인 인권이며 민주적이고 평화로운 사회를 지탱하는 핵심 기둥”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모잠비크 정부에 즉각적이고 투명하며 독립적인 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하면서 “모잠비크 국민과 가톨릭교회, 국제사회는 진실을 알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향년 54세인 아폰소 주교는 모잠비크 가톨릭교회뿐 아니라 국제 교회에서도 널리 알려진 인물이었다.

모잠비크 국가범죄수사국에 따르면 범인들은 담장을 넘어 관저에 침입한 뒤 보안 시스템을 무력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당국은 아폰소 주교가 관저 내부 복도에서 가슴 부위에 총상을 입고 숨졌다고 밝혔으며, 범인들이 AK-M 자동소총을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아폰소 주교는 2002년 사제품을 받은 후 바티칸 복음화부(Dicastery for Evangelisation)에서 근무하며 초기 복음화 및 신설 교회 담당 부서에서 사역했다.

이후 2023년 마푸투 대교구 보좌주교로 임명됐으며, 올해 초에는 베이라 대교구 사도좌 행정관(Apostolic Administrator)으로 임명돼 추가적인 목회적 책임을 맡아왔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모잠비크를 비롯한 세계 각지 가톨릭 신자들에게 큰 충격과 슬픔을 안겼다.

교황 레오 14세는 지난 7일 스페인 방문 중 이번 사건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모잠비크 국민과 켈리마네 교구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황은 유가족과 지역 교회 공동체를 위로하는 한편, 폭력 사태가 종식되기를 촉구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모잠비크 일부 지역에서 지속되고 있는 치안 불안 속에서 발생했다.

모잠비크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슬람 무장세력의 반군 활동은 2017년 이후 수천 명의 사망자와 100만 명 이상의 국내 실향민을 발생시켰다. 다만 당국은 현재까지 해당 반군 세력과 아폰소 주교 피살 사건 사이의 연관성을 시사하지는 않고 있다.

현재 수사당국은 아폰소 주교 사망 경위와 범행 동기 등에 대해 계속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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