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 중인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의 석방과 무사 귀환을 촉구하는 국제회의가 지난 21일 연세대에서 열렸다. ‘북한 억류 한국 선교사 3인을 집으로!’라는 이름이 붙여진 자리에 참석한 북 억류 선교사의 가족들은 하나같이 “생사만이라도 확인됐으면 좋겠다”며 정부에 적극적인 송환 노력을 요청했다.

북한이 10년 넘게 억류 중인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는 탈북민과 북한 주민들에게 식량과 의약품을 나눠주는 등 인도적 구호활동을 하다 각각 보위부에 끌려가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는 대기근 때 굶어 죽어가는 북한 주민들에게 빵을 나눠주고 아픈 사람을 도와준 선교사들을 북한 당국은 간첩 및 체제전복 죄를 뒤집어 씌워 감금했다.

이번 국제회의에서 1년간 북한에 억류됐다 구출된 한국계 미국인 김학송 선교사는 자신이 겪은 구금 생활 상세히 증언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자신이 당했던 고통스러운 경험들에 대해 “ 인간의 정치적 수단이 아닌 하나님의 주도와 방법으로 이루어질 것임을 가르쳐주신 계시적 사건”이라며 한국 정부가 자국민을 구출하는 데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했다.

김 선교사는 당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직접 평양에 보내 다른 미국인 3명과 함께 무사히 구출됐다. 평양에 국수·라면 공장을 설립하는 등의 구호활동을 하다 2015년 1월에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도 캐나다 정부의 끈질긴 요구와 세계 교회의 탄원 등에 힘입어 구금 2년여 만인 지난 2017년에 석방돼 캐나다로 돌아왔다.

이는 북한이 10년 넘게 억류된 상태로 있는 국민에 대해 아무 관심도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 우리 정부의 태도와 대비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말 외신 기자회견에서 북한 억류 국민 송환 문제에 “처음 듣는 얘기”라고 했다. 기자회견 당시엔 정말 대통령이 몰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기 전과 후가 달라야 할텐데 이들의 귀환을 위해 정부가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깜깜 무소식이다.

이 대통령은 며칠 전 이스라엘에 억류된 한국인 석방 소식을 전하며 “국민 생명 보호가 국가의 제일 원칙이자 철학”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북한에 10년 넘게 억류된 3명의 선교사와 탈북민 등 7명의 생존에 책임을 다하지 않는 듯한 정부의 자세는 ‘선택적 정의’란 말인가.

미국처럼 국무장관을 직접 평양에 보내서 자국 비행기에 태워오지는 데려오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북한에 우리 국민을 당장 돌려보내라고 당당히 말해야 할 것이다. 정부의 여행금지 조치를 어기고 팔레스타인에 들어갔다가 체포된 활동가의 생명이 소중하듯이 북한 주민을 지원하다 억류당한 선교사 등 7명의 우리 국민이 고국으로 돌아오도록 정부가 모든 노력을 다하는 건 국가가 국민에게 할 마땅한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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