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형교회들의 세대교체가 본격화되면서 한국교회 리더십의 변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순한 세대교체의 의미보다 향후 교회 운영과 사역 방향성에 새로운 전기 마련이 관건이다.

최근 대형교회의 세대교체는 교회를 개척해 크게 성장시킨 1세대 목회자의 일선 후퇴와는 결이 다르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60~70년대 한국교회 부흥기를 이끌었던 1세대 목회자들이 물러나면서 그 자리를 메웠던 2세대 목회자들이 20여 년 후 다시 그 바통을 새 후임자에게 물려주고 떠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강남의 사랑의교회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 소속의 이 교회는 1세대 고 옥한흠 목사가 은퇴하면서 미국 남가주사랑의교회에 시무하던 오정현 목사를 후임으로 청빙했고, 다시 오 목사가 70세 정년을 맞으면서 미주 사랑의빛선교교회를 담임하던 윤대혁 목사를 3대 담임목사로 청빙한 상태다.

서울 압구정동 광림교회는 1대 김선도 목사에 이어 아들인 김정석 목사가 담임목사직을 이어받았으나 기독교대한감리회 감독회장에 취임하면서 담임직에서 물러났다. 기감 교단 헌법이 전임감독은 개교회 담임을 겸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 교회는 최근 목회행정기획실 담당 조성한 목사를 3대 담임으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역의 대형교회인 수영로교회도 3세대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 이 교회는 고 정필도 목사에 이어 이규현 목사가 2대 담임목사로 부임한 후 내년 7월 정년 은퇴를 앞두고 있어 3세대 담임 목사 청빙 절차에 들어갔다.

이외에도 다수의 교회가 2대 또는 4대 교체기에 접어들어 나름의 청빙 기준에 의해 후임자 청빙을 마쳤거나 준비 중에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자격과 경력이 아니라 새로운 사역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느냐일 것이다. 세대교체가 단순히 전임자가 맡았던 사역을 이어받는 차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과거 1세대 목회자들이 걸어왔던 길과는 분명 다른 차원의 문제에 봉착해 있다. 1세대가 60~70년대는 전쟁이 남긴 상처와 가난 속에서 성령의 이끌림으로 교회를 부흥시켰다면 2세대는 전임자가 이룬 옥토를 더욱 갈고 닦아 교회를 든든한 반석 위에 올려야 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했다.

하지만 새롭게 부임하게 될 3세대, 4세대 목회자는 전임자와는 또 다른 사역의 환경과 방향성이 기다리고 있다. 인구 절벽으로 사라지고 있는 교회학교와 코로나 팬데믹 이후 발걸음을 끊은 청년세대들을 교회로 돌아오게 하는 일은 목회자의 능력과 자질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한국교회의 세대교체를 단순히 리더십의 이양으로 받아들이면 한국교회에 닥친 파고를 헤쳐나가기 어렵다. 차제에 “새 술을 새부대에” 담는 각오로 교회의 체질을 바꾸는 변화와 혁신의 기회로 삼아야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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