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북아일랜드 법원이 낙태 클리닉 인근에서 야외 예배를 인도한 은퇴 목사에게 벌금형을 선고해 파장이 일고 있다고 5월 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종교계에서는 이번 판결을 두고 기독교 신앙의 자유가 심각하게 훼손된 암흑의 날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콜레인 치안법원은 지난 7일 낙태 서비스(안전 접근 구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클라이브 존스턴 목사에게 450파운드(약 76만 원)의 벌금을 납부하라고 명령했다. 아일랜드 침례교회 연합회 회장을 지낸 존스턴 목사는 지난해 7월 7일 런던데리주 콜레인에 위치한 코즈웨이 병원 외곽의 이른바 '완충 구역(buffer zone)' 내에서 주일 야외 예배를 주관한 혐의를 받았다.
오스트리아 빈에 본부를 둔 유럽 기독교인에 대한 불관용과 차별 관측소(OIDAC Europe)의 보고에 따르면, 재판부는 존스턴 목사가 예배를 드린 구체적인 장소와 당시 주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그의 행위가 범죄 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검찰 측은 당시 예배 현장에 대형 십자가가 세워져 있었고 마이크를 통해 찬송가가 울려 퍼졌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이러한 행위 자체가 낙태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사람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적인 시도였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반면 존스턴 목사는 자신이 전한 설교 내용 중에는 낙태에 대한 언급이 단 한 마디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바디캠 영상에는 존스턴 목사 일행이 평화롭게 찬송가를 부르고 요한복음 3장 16절 등 성경 구절을 낭독하는 모습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모호한 완충 구역 법안 평화로운 예배도 범죄 취급 논란
존스턴 목사는 법원 청문회를 마친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완충 구역 관련 법안의 적용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해석되는 바람에 평화로운 주일 예배를 드리는 것조차 졸지에 형사 범죄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만약 누군가 그곳에서 고의로 말썽을 피우거나 폭력을 조장하고 타인을 괴롭히거나 언어폭력을 행사했다면 당연히 기소되어 마땅하다. 하지만 나는 결단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항변했다.
문제의 발단이 된 2023년 제정 법안은 지정된 완충 구역 내에서 낙태 서비스를 받으려는 '보호 대상자'에게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있거나, 설령 의도가 없더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무모한 행위를 하는 것을 형사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피터 킹 판사는 이 조항을 근거로 존스턴 목사에게 두 가지 혐의를 적용해 모두 유죄 판결을 내렸다. 하나는 보호 대상자에게 영향을 미칠 의도나 무모함을 가지고 안전 접근 구역 내에서 행동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해당 구역에서 벗어나라는 경찰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킹 판사는 판결 과정에서 존스턴 목사가 평소 확고한 종교적 신념을 지닌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이며, 과거부터 공개적으로 낙태 반대 입장을 견지해 온 인물이라는 점은 분명히 인정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존스턴 목사가 법의 한계를 시험하다가 결국 선을 넘어 법을 위반하는 데 이르렀다는 결론을 내렸다.
재판부는 특히 존스턴 목사가 야외 예배 장소로 낙태 클리닉과 매우 가까운 곳을 의도적으로 선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법원은 바로 이러한 장소 선택 자체가 유죄 판결을 내리는 데 필요한 법적 기준을 충분히 충족했다고 판시하며 이번 벌금형 선고의 정당성을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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