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배고파서 기도합니다
도서 「너무 배고파서 기도합니다」

삶의 무게에 눌려 기도조차 나오지 않는 순간, 무엇을 붙들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할까. 영과 육이 함께 허기진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따뜻한 말씀 한 끼를 건네온 ‘편안한 말씀식당’ 장일석 목사가 두 번째 책 『너무 배고파서 기도합니다』를 펴냈다.

이번 신간은 단순한 기도론이나 영성 묵상집을 넘어, 삶의 위기와 낙심의 자리에서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기도와 말씀의 위기관리 매뉴얼’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기도가 막히고, 무엇을 위해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조차 알 수 없는 순간마다 저자는 구체적인 대응법을 안내하며 독자들을 다시 하나님 앞으로 이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꾸밈없는 진솔함이다. 기도를 잘하는 사람의 성공담이나 영적 성취의 기록이 아니라, 수없이 넘어지고 흔들리면서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다시 일어선 한 목회자의 생생한 체험이 고스란히 담겼다. 저자는 ‘기도 잘하는 척’이나 ‘영성 있는 척’ 대신 부족함 때문에 기도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의 이야기로 독자 앞에 선다.

책 제목인 『너무 배고파서 기도합니다』 역시 그런 고백에서 나왔다. 육체가 배고프면 음식을 찾듯, 영혼이 허기질 때 하나님을 찾게 된다는 통찰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저자는 “배고프기 때문에 기도한다. 배고프기 때문에 주님 앞에 선다.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하나님은 우리를 만나주신다”고 말한다.

책은 단순히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인생이 바닥으로 떨어졌을 때 기도가 왜 어려워지는지, 하나님이 내 걸음을 멈추게 하신 것처럼 느껴질 때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응답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침묵 속에서 무엇을 붙들어야 하는지를 세밀하게 짚는다.

특히 저자는 기도 응답의 본질을 새롭게 조명한다. 일반적으로 원하는 결과를 얻는 것을 응답으로 생각하지만, 그는 기도의 최종 응답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강조한다. 기도의 목표는 문제 해결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 사람이 하나님의 기준을 배우고 순종의 사람으로 빚어지는 데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 말씀하시옵소서. 제가 그 말씀 따라 살겠습니다”라는 저자의 고백은 책 전체의 핵심 메시지로 자리한다.

기도를 ‘매뉴얼’이라는 개념으로 풀어낸 점도 흥미롭다. 예상치 못한 고난이 밀려올 때마다 무너지는 대신, 믿음의 위기 속에서 실제 작동할 수 있는 기도의 대응법을 정리해보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저자는 어려움 앞에서 무너진 경험들을 토대로 ‘어떻게 기도할 것인가’를 구체적인 언어로 정리해낸다. 막연한 권면이 아니라 실제 삶에서 사용 가능한 기도의 지도라 할 만하다.

이 책에는 저자의 사역 현장에서 길어 올린 간증들도 깊이를 더한다. 사회 취약계층과 아프리카 이주민 노동자 및 자녀들을 섬기며 경험한 하나님의 개입, 때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은혜의 순간들이 담겨 있다. 한 번 방문하고 홀연히 사라진 의료팀을 두고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였는지 궁금하다”고 회고하는 대목은 독자들에게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경외를 불러일으킨다.

또한 책은 영적 전쟁의 현실도 놓치지 않는다. “기도해봤자 소용없어”라는 절망의 음성조차 영적 공격의 불화살일 수 있다고 진단하며, 말씀으로 깨어 기도로 맞서는 길을 제시한다. 말씀 묵상과 순종을 통해 죄의 결박이 끊어지는 실제 경험을 나누는 부분은 기도와 말씀이 어떻게 함께 역사하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사랑하기 어려운 사람을 향한 기도, 틀을 깨는 기도, 응답이 지연되는 시간 속 믿음의 인내 등은 기존 기도서들이 자주 다루지 않던 결을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기도를 개인의 문제 해결 도구가 아니라 십자가 사랑을 배우는 자리로 확장시킨 점도 인상적이다.

『너무 배고파서 기도합니다』는 화려한 영성 담론보다 절박함의 자리에서 길어 올린 진짜 기도의 언어를 들려준다. 하나님 외에는 바라볼 데 없는 막막함 속에 있는 이들, 기도 제목조차 바꾸고 싶을 만큼 지친 이들, 작은 은혜 한 조각이라도 붙들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따뜻하면서도 단단한 동행이 되어줄 것이다.

기도가 막힌 시대, 장일석 목사는 이 책을 통해 묻는다. 응답보다 더 큰 은혜, 문제 해결보다 더 깊은 변화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조용히 대답한다. 배고픈 영혼이 하나님께 엎드릴 때, 그 자리에서 말씀으로 채우시는 주님을 만나게 된다고. 『너무 배고파서 기도합니다』는 바로 그 만남으로 독자들을 초대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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