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들아 내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서 가진바 너희에게 대한 나의 자랑을 두고 단언하노니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전 15:31)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을 출발한 날은 히브리역으로 니산월(1월) 14일 저녁(밤), 즉 유월절(하룻밤)을 지낸 다음 날 15일입니다. 출애굽기 19:1에 의하면, 그들이 시내산에 도착한 것은 3월 1일이고, 이를 히브리역으로 계산해보면 16+30+1=47일째 되는 날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모세를 통하여 율법(십계명)을 받은 날은 50일 째 되는 날, 곧 오순절입니다(출 19:16). 예수님은 최후의 만찬을 제자들과 니산월 14일 저녁(목), 곧 유월절에 행하셨고, 만찬을 하신 그날 밤에 겟세마네동산에서 기도하신 후 체포되셨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15일(금) 십자가에 매달리셔서 그날 오후 3시경 돌아가셨고, 삼일 만인 17일(주일) 새벽에 부활하셨습니다. 교회는 부활절 날짜를 춘분(2026년은 3월 20일) 이후 첫 보름달(2026년은 4월 2일) 다음 첫 일요일로 정해 지키고 있는데, 명칭에 대하여 영어권은 이스터(Easter), 그리고 다른 언어권에서는 유월절을 의미하는 파스카(Pascha, 라틴어)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유월절의 신약적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말미암은 ‘거듭남’(중생重生, Born again, Regeneration)입니다. 과거 이스라엘 백성이 유월절을 시발점으로 하여, 집단 세례를 상징하는 홍해를 건넌 후, 약속의 땅을 향해 여호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광야에서-이를 ‘광야 교회’(행 7:38)라 합니다-살았듯이, 그리스도인은 믿음과 회개와 세례(물세례, 성령세례)의 중생을 통해서 삼위일체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하나님의 아들’, ‘하나님 나라의 백성’ 신분으로 영원한 나라를 지향하며 살아갑니다.
부활은 신·구약에 들어 있는 이러한 하나님의 모든 뜻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부활절은 단순히 예수님의 ‘다시 사심’을 축하하면서, 마지막 때 있을 우리의 부활을 소망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부활절은 지금 현재 우리 신앙인들의 삶 구석구석에서 미치는 상황들과 관련하여, 우리 자신의 신앙에 대해 재 각성하고 각오를 다지는 날입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부활절은 유월절과 필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유월절이 없으면 부활절도 없습니다. 다시 말해, 거듭남이 없으면 영원한 천국에 대한 산 소망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 중간에는, 즉, 주님 다시 오실 때까지 그분을 소망하면서 살아가는 우리의 신앙생활은 거듭난 이후, 성령으로 하나님의 새 생명을 받은 이후, 우리의 신분이 하나님의 아들로 변환된 이후 그리스도를 닮는 삶,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레 12:45)라고 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구현해 나가는 ‘성화’(聖化)의 삶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반복적이고 지속적이어야 하는 하나님의 명령이기도 합니다.
그 성화를 위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예수님의 모범을 따를 때,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주님의 첫 번째 하신 말씀과 첫 번째의 유의미한 행위, 그리고 지속적으로 반복해서 하신 말씀의 핵심 내용입니다. 그것을 아는 것은 곧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발하신 첫 일성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마 4:17)입니다. 천국은 곧 ‘하나님의 나라’(The Kingdom of Heaven, The Kingdom of God)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는 그분의 뜻이요 성경의 핵심입니다. 갈릴리 바닷가에서 누누이 설파하신 말씀, 십자가에 매달린 채 옆의 강도에게 하신 말씀, 부활 후 40일 동안 전파하신 말씀(행 1:3), 요한계시록의 대미를 장식하는 말씀-그것은 주님의 영이신 성령께서 사도 요한을 통해 교회에 주신 말씀입니다-의 핵심은 모두 하나님의 나라, 천국입니다. 이 하나님의 나라에서 우리는 어떤 존재입니까? 아직 하나님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는 곧 하나님의 나라 백성이 될 대상이고, 이미 믿는 자라면 그 백성이 된 자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 나라 백성 된 자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계시, 명령, 율례, 규례, 그리고 예수님이 친히 하신 말씀들, 선지자들과 사도들을 통해 명하신 하나님의 말씀은 무엇입니까? 이 부분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그것이 무엇인가에 대하여는 예수께서 첫 번째로 하신 말씀과 행위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주님의 첫 일성은 ‘회개’였음을 다시말씀드립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자녀와 아들,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는 첫 걸음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회개를 통해 입성하고, 말씀과 성령의 도우심으로 하나님의 자녀답게 되어 거룩한 백성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마태복음 5장은 예수님의 첫 번째 대중설교입니다. 가장 먼저 언급하신 것이 무엇입니까? 여덟 가지 복 아닙니까. 그렇다면 그 복이, 우리가 지금 이 땅에서 잘 먹고 잘 사는 그런 세상적인 복입니까? 아닙니다. 모두 영적인 복입니다. 영적인 복들 중에서도 가장 강조하신 것은 심령의 가난(마 5:3)과 마음의 청결(마 5:8)입니다. 성경에서 숫자는 항상 상징성을 지니는데, 3은 하나님의 수, 8은 부활의 수입니다. 그리고 이 둘은 결국 성화를 함유합니다. 예수님의 마지막 상징적 행위를 보십시오. 십자가에서 구원을 이루시기 위해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후 가장 먼저 하신 일이 무엇입니까?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 하였거늘, 너희는 강도의 굴혈을 만드는도다!”(마 21:13). 그것은 모든 그리스도인들, 신앙 공동체의 중심이 되는 교회를 포괄한 총체적 성화입니다. 부활은 이러한 것을 모두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 백성의 광야시대 ‘문둥병과 제사장’의 관계를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던 그 정결의식(깨끗함, 거룩함, 성화)과 주님의 회개 촉구 및 성전 정화를 우리가 어떻게 우리의 삶 속에서 구현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이것이 어떻게 예수님의 부활로 이어집니까? 그 실천 방식에 대하여 사도는 부활의 의미와 삶에 대해 교리적․신학적으로, 그리고 자신의 신앙고백 형태로 다양하게 증거합니다. 물론 그의 증거는 성령의 감동으로 기록된 하나님의 뜻그 자체이지만 말입니다. 고린도전서 15장은 부활에 대한 교리와 신학적 통찰이며 계시입니다. 15장 중간쯤에서 사도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날마다 죽노라!”(31절). 고린도후서 4:10-11은 이 말씀의 해석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항상 예수 죽인 것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도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 우리 산 자가 항상 예수를 위하여 죽음에 넘기움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죽을 육체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니라.” 여기 ‘예수의 생명’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그분의 영인 성령을 통해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의 새 생명입니다. 우리 안에서 예수의 생명이 나타난다는 것은 새 생명이 활짝 피어남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그것은 하나님의 자녀로서 사는 삶입니다. 사도는 이러한 것을 골로새서 3장에서 ‘옛 사람과 새 사람’으로 대비하여 설명합니다. 옛 사람(옛 사람의 성분, 사단 마귀에게 속한 성분)은 죽고, 새 사람(새 사람의 성분, 하나님께 속한 성분)으로 날마다 거듭나야 한단 말입니다. 날마다 거듭나는 것은 갱신이고, 변화이고, 변환이고, 성화이고, 그리고 이 땅에서의 부활입니다. 날마다 옛 사람은 죽어야 합니다. 죽지 않으면 거듭남이 없습니다. 죽지 않으면 부활도 없습니다. 부활은 반드시 죽음을 전제합니다. 이것이 사도가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 한 고백의 참된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부활은 종말론적 부활, 마지막 때의 부활, 주님이 다시 오실 때 신령한 몸을 입고 변환되는 부활을 대 전제로 하면서, 날마다 죽음과 부활을 우리의 삶을 통해 구현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부활절의 참된 의미입니다.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2026년의 세상을 한번 깊이 상고해 봅시다. “인생은 고난을 위하여 났나니 불티가 위로 날음 같으니라”(욥 5:7)고 한 욥의 말처럼, 시대를 불문하고 삶 그 자체는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2026년은 새로운 문명의 소용돌이 속에 잠겨 있습니다. 2020년 이후 4년간의 코로나 펜데믹을 겪은 후, 노도처럼 밀어닥친 새로운 형태의 ‘AI문명’은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습니다.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는 양심과 이성을 고유 기능으로 하는 영혼(soul)이 없습니다. 물론 영(spirit)이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성령(The Spirit)과의 교통도 불가능합니다. AI기술이 국가 조직과 관리 주체들을 통하여 오용될 경우 인간의 통상적 분별력은 무력화 되고, 양심과 이성의 존재 여부를 반문하는 현실이 대두하게 됩니다. 우크라이나와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각국 간의 극한 무역 분쟁, 대국이 소국의 영토를 호시탐탐 노리는 거머리 형태의 소유욕(잠 30:15), 온역을 통해 부富를 창출하고 전쟁을 통해 부를 축적하는 탐욕 등은 우연한 사건들이 아니라, 원죄의 죄성이 박혀 있는 인간 본성에서 비롯한 것입니다. 작금 벌어지고 있는 혼란스런 정치 난국과 국민의 고통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것은 모두 인간의 악한 본성에 자리한 죄의 욕망입니다. 이러한 죄성, 이러한 탐욕이 지금 세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중권세 잡은 사단은 이를 적극 이용하면서 그 권세를 마음껏 휘두르고 있습니다. 사단 마귀의 사악한 작용은, 그의 시대가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음을 영물인 그 자신이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달려들어 문다”는 속담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통찰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통찰은 우리 자신의 이성적 능력이 아니라, 성령을 통한 영적 통찰이어야 합니다. 영적 통찰을 지니게 되면, 내 자신에게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현상들에 대한 분별과 통찰이 생깁니다.
우리는 노아시대와 방불한 지금의 이 타락한 세상을 통찰해야 합니다. 나와 이웃과 국민과 인간 전체에 악한 영향을 끼치는 주체들 속에는, 하나님을 믿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하면서 교회에 적을 둔 사람들(사이비 그리스도인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우리는 기독교인이 아닐지라도, 자기 나름대로 신을 섬기는 다양한 종교인들이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참으로 불행한 현상은, 이러한 신앙인들 혹은 종교인들이 선량한 백성에게 보여주는 모습은 하나님의 가르침, 혹은 그들 신의 가르침과는 심히 모순된다는 사실입니다. 국가를 혼란과 위험에 빠뜨리고, 자신들의 유익을 위해 온갖 악법을 양산하고, 국민 세금으로 유권자들에게 생색을 내고, 지극히 짧은 임기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직위를 이용하여 후손에게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남발하면서도 책임질 줄 모르고, 국가 재정을 위한 중추적 세수원(稅收源)인 기업들을 온갖 악법으로 옥죄고, 교회가 당연히 해야 하는 것과 관련, 그것이 싫다고 하여 사법적 판단이 아닌 행정권한으로 교회를 폐쇄하고 재산을 몰수하는 교회 폐쇄법을 발의하고, 백성의 눈과 귀를 통제하는 언론법 개정 등과 관련하여, 그 중심에 기독교인 정치인들이 수두룩하다는 사실은 참담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과된 사명을 감당해야 할 교회(교단, 연합기관 등)는 2026년 부활절을 맞이하여 지극히 원론적인 담론으로 일관하고, 하나님의 공의와 사회 정의에 대하여는 비켜갑니다. 심지어 어떤 단체는 소위 운동권들의 구호인 상투적 언어들을 ‘부활’이란 이름으로 포장하여 성명(聲明)합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이미’(already)와 ‘아직’(not yet)이듯이, 부활은 주님 다시 오시는 그날까지 우리의 삶 속에서 날마다 구현되어야 할 명제입니다. 날마다 옛 사람은 죽고 새 사람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그러면서 부활의 첫 열매(고전 15:20)가 되신 예수님께 감사하고, 그 가르침을 회상하면서 각성하고, 그리고 마지막 부활을 소망해야 합니다. 그럴 때 화인(火印) 맞은 양심(딤전 4:2)이 다시 살아나고, 불의와 죄가 소멸되고, 하나님께 속한 전쟁(삼상 17:47)은 종식되고, 분별의 영에 힘입어 새로운 AI문명시대에서도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대로 지음 받은 인간의 보편적 가치를 보존하고,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그분께서 약속하신 유업을 향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온 땅에 하나님의 크신 은총이, 부활의 영광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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