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은 최근 성명서 발표를 통해 손솔 의원이 대표 발의한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의 철회를 촉구했다. 이 단체는 해당 법안이 임신 주수 제한 삭제와 약물 낙태 제도화 등을 포함하고 있어 “사실상 낙태 허용 범위를 무제한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국회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지난 9일 발의됐으며, 진보당 소속 손솔 의원을 비롯해 같은 당 전종덕, 윤종오, 정혜경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주민, 남인순, 전진숙, 이주희, 이수진 의원, 그리고 기본소득당 소속 용혜인 의원 등 총 10인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단체는 “제22대 국회 들어 네 번째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발의됐다”며 “앞서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이수진, 박주민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과 핵심 내용이 거의 동일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네 개 법안은 일부 표현상의 차이를 제외하면 임신 주수 제한 삭제, 약물 낙태 허용, 미성년자 단독 임신중절 허용 등 핵심 구조가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임신 주수 제한을 삭제해 사실상 낙태 허용 범위를 무제한으로 확대하고, 약물 낙태를 제도적으로 허용하며, 16세 이상 미성년자가 부모 동의 없이 임신중절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며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 법안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앞세우고 있으나, 그 과정에서 태아의 생명권에 대한 고려는 사실상 배제돼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최근 임신 36주 만삭 상태에서 이루어진 낙태 사건을 언급하며 사법부 판단도 근거로 제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1심 판결에서 ‘모든 인간은 헌법적 보호의 대상이며, 모체에서 태어난 생명은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되어야 한다’며 ‘태어난 이상 누구에게도 그 생명을 침해할 권한은 없다’고 판시했다”고 인용했다. 그러면서 “이 판결은 임신 말기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낙태가 사실상 인간 생명을 침해하는 중대한 행위가 될 수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손솔 의원안의 특징으로 상담기관 설치 조항을 문제 삼았다. 단체는 “해당 개정안은 임신중절을 지원하는 중앙상담기관과 지역상담기관을 설치하고, 그 운영비를 국가 예산으로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며 “국가 재정을 통해 낙태 지원 체계를 제도화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구체적인 반대 이유도 조목조목 제시했다. 먼저 “임신 주수 제한 삭제는 임신 후기까지 낙태를 가능하게 하여 태아의 생명 보호 원칙과 심각하게 충돌한다”고 했다. 이어 “약물 낙태 제도화는 여성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대한 충분한 안전성 검증과 의료적 관리 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도입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16세 이상 미성년자가 부모 동의 없이 임신중절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은 부모의 보호권과 양육권을 침해할 수 있으며, 미성년자를 성범죄나 성착취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상담기관 제도 역시 자격 기준과 전문성이 명확히 마련되지 않을 경우 제도 남용의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단체는 “비의학적 상담 절차가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의학적 판단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해 산모의 건강권이 오히려 침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의료인의 낙태 시술 거부권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의사의 종교적·윤리적 신념에 따른 양심의 자유가 침해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019년 헌법재판소가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며 입법적 정비 필요성을 지적했음에도, 형법 개정 논의 없이 모자보건법만 개정하려는 것은 법체계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건강권은 서로 대립되는 가치가 아니라 동시에 보호되어야 할 헌법적 가치”라며 “생명 보호와 여성의 건강과 안전을 함께 고려하는 신중한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 논쟁이 큰 사안을 충분한 공론화와 숙의 없이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손솔 의원은 해당 개정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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