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하웰 박사
리처드 하웰 박사. ©Christian Post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리처드 하웰 박사의 기고글인 ‘서구 기독교는 ‘약화된 서구 교회가 전 세계 교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여섯 가지 모습'(6 ways a weak Western Church hurts the global Church)를 4일(현지시각) 게재했다.

리처드 하웰 박사는 케일럽 인스티튜트(Caleb Institute)의 설립자이자 총장이다. 그는 1977년에 설립된 하나님의 복음주의 교회(Evangelical Church of God)의 의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오늘날 서구 그리스도인들이 반드시 직면해야 할 이야기는 단순히 기독교의 중심이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로 이동했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그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전체 그림의 일부일 뿐이다. 더 시급한 현실은 이것이다. 서구 일부 지역에서 기독교가 해체되고 약화되는 현상은 결코 지역적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교회가 함께 겪는 위기라는 점이다.

서구 기독교가 영적으로, 도덕적으로, 지적으로, 그리고 제도적으로 약해질 때 그 영향은 대서양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된다. 결국 그 결과는 다수 세계(Majority World) 교회의 문 앞에까지 도달하게 된다.

이미 많은 다수 세계 교회들은 가난, 공동체 간 폭력, 권위주의적 정치 환경, 카스트와 민족적 차별, 그리고 점점 더 적대적으로 변해 가는 공적 영역 속에서 신앙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추가로 감당해야 하는 부담은 바로 한때 종교 자유를 보호하고 선교를 지원하며 교회를 지탱해 주었던 세계적 기독교 연대의 약화이다.

다음은 약해진 서구 교회가 세계 교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여섯 가지 방식이다.

1. 세계 교회 인프라를 지탱하던 재정적 지원의 약화

지난 200년 동안 서구 교회와 선교 기관들은 현대 선교 인프라의 상당 부분을 구축했다. 신학교, 성경 번역 단체, 출판사, 병원, 학교, 구호 네트워크, 그리고 기독교 미디어 플랫폼 등이 그 예이다.

물론 이 역사는 완벽하지 않았다. 식민주의의 흔적이 남아 있었고, 때로는 복음과 제국주의적 사고가 뒤섞이기도 했다. 선교와 함께 가부장적 태도가 전달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불완전한 도구들을 통해서도 하나님은 복음을 전하게 하셨고, 수많은 세대를 교육하며 병든 사람을 치유하고 교회를 세우는 데 사용하셨다.

오늘날 서구 기독교가 약화되면서 세계 교회가 잃어가는 것은 단순히 재정 지원만이 아니다. 훈련 체계, 학문적 생태계, 정책과 법률 대응 능력, 그리고 수십 년에 걸쳐 축적된 제도적 경험과 기억이 함께 약화되고 있다. 박해가 빠르게 확산되고 민주주의가 취약해지는 세계에서 이러한 역량은 사치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2. 박해받는 교회를 위한 국제적 옹호의 약화

서구 교회의 영적 쇠퇴는 정치적·도덕적 영향도 가져온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교회는 종종 종교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요구하는 시민 세력의 일부였다. 이는 기독교 특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신앙 공동체도 동등한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지키는 일이었다.

그러나 서구 교회가 두려움 속에서 침묵하거나 내부적으로 분열되거나 정치적 진영 논리에 사로잡히게 되면 이러한 국제적 옹호 활동 역시 약화된다.

그 결과는 매우 현실적이다. 박해받는 신자들은 점점 더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고, 정부들은 외교적 압력을 덜 느끼게 되며, 언론의 관심도 줄어든다. 결국 억압적인 정권은 종교 박해에 대한 대가를 거의 치르지 않게 된다. 어떤 지역의 작은 교회들이 겪는 고통은 다른 지역의 큰 교회들이 목소리를 잃었기 때문에 더 커질 수 있다.

3. 서구 교회의 선교 혼란이 세계 교회로 확산된다

서구 교회의 쇠퇴는 단순히 교회 출석률 감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선교에 대한 혼란도 포함한다. 어떤 교회들은 선교를 단기 프로젝트나 브랜드 활동 정도로 축소시켰다. 또 어떤 교회들은 전도를 모호한 인도주의 활동으로 대체해 예수님의 이름을 말하는 것을 부끄러워한다. 반대로 어떤 교회들은 복음을 사랑의 메시지보다 문화 전쟁의 무기로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왜곡된 모습들은 책, 컨퍼런스, 팟캐스트, 후원 구조, 그리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세계 교회로 쉽게 전파된다. 그 결과 많은 다수 세계 교회 지도자들은 국가 권력이나 종교 다수주의뿐 아니라 서구에서 수입된 선교 혼란까지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 결과 교회는 종종 다음과 같은 모습으로 분열된다: ▲선포 없는 사회 활동 ▲사랑 없는 전도 ▲구호처럼 단순화된 제자훈련

4. 역선교 선교사들이 지원 부족과 차별을 경험한다

최근 세계 교회에서 중요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선교의 흐름이 역전되고 있는 것이다.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의 그리스도인들이 유럽과 북미로 와서 교회를 세우고 복음을 전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주민 공동체 안에서 시작되었지만 점점 탈기독교 사회에 사는 현지인들에게까지 복음이 전해지고 있다.

이것은 승리의 이야기라기보다 하나님의 자비의 이야기다. 하나님은 영적으로 메마른 사회에도 여전히 증인을 남겨 두신다.

그러나 이러한 역선교 역시 쉬운 길은 아니다. 다수 세계 선교사들은 과거 서구 선교사들이 누렸던 지원 체계를 거의 갖지 못한 채 사역한다. 그들은 이민 규제, 인종 차별, 문화적 피로, 그리고 깊은 신앙을 의심하는 서구 사회의 시선을 동시에 마주한다.

또한 그들 역시 다음과 같은 유혹에 직면한다: ▲서구 교회의 공연형 사역 모델을 모방하려는 유혹 ▲숫자로만 성공을 평가하려는 유혹 ▲민족 공동체 안에만 머무르는 유혹

역선교가 열매 맺기 위해서는 깊은 제자훈련, 문화적 이해, 그리고 거절을 견딜 수 있는 복음이 필요하다.

5. 서구 신학교의 신앙 이탈이 세계 신학 교육에 영향을 준다

오랫동안 많은 다수 세계 지도자들은 서구 신학교에서 공부하거나 서구 학술 출판물에 의존해 왔다. 그 가운데에는 세계 교회에 큰 유익을 준 훌륭한 학문도 있었다. 그러나 일부 서구 신학 기관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역사적 기독교 신앙을 선택적이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것으로 취급하는 흐름에 영향을 받게 되었다.

이 상황 속에서 다수 세계 교회는 분별을 해야 한다. 복음에 충실한 가르침은 받아들이고 부분적인 가르침은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성경과 교회의 역사적 신앙을 약화시키는 가르침은 거부해야 한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다수 세계 자체의 신학교와 연구 네트워크, 출판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

6. 서구의 분열적 디지털 문화가 세계 교회를 갈라놓는다

마지막으로 잘 논의되지 않지만 점점 심각해지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수입되는 분열이다. 서구 교회가 혼란에 빠지면 그 혼란 역시 세계 교회로 전파된다. 알고리즘은 허락을 구하지 않는다. 이제 나이로비, 나갈랜드, 뉴델리의 교회들도 자신들의 맥락과 전혀 다른 온라인 인물들의 주장에 영향을 받는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신뢰 대신 의심 ▲기도 대신 분노 ▲성경 대신 구호. 목회자들은 공동체를 세우는 일보다 인터넷에서 시작된 갈등을 관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

새로운 협력의 길: 공동 회개와 공동 섬김

만약 서구 교회가 단순히 숫자가 아니라 신앙, 거룩함, 지적 진지함, 선교적 확신 속에서 강하게 서 있었다면 세계 교회가 받는 부담은 훨씬 적었을 것이다. 박해받는 교회를 위한 목소리는 더 강했을 것이고, 선교와 교육 사역에 대한 지원도 더 안정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많은 다수 세계 교회는 두 가지 압박을 동시에 경험한다. 내부에서는 정치적·사회적 억압과 외부에서는 세계 교회의 연대 약화다. 그럼에도 단순한 탄식만으로는 길이 열리지 않는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서구와 다수 세계 교회 모두가 함께 새롭게 협력하는 것이다. 서구 교회는 복음 전도에 대해 부끄러워하지도 공격적으로 변하지도 않는 선교적 정체성을 회복해야 한다. 또한 복음을 마케팅이 아닌 증언으로 다시 배워야 한다.

다수 세계 교회 역시 의존을 버리되 고립을 선택해서는 안 된다. 복음을 섬기는 자원은 감사함으로 받되 복음을 왜곡하는 구조에서는 자유로워져야 한다. “역선교”는 복수의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가 함께 회개하고 서로를 섬기는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

상처 입은 서구 교회와 압박받는 다수 세계 교회는 경쟁자가 아니라 한 몸의 가족이다. 한 지체가 고통을 겪으면 온 몸이 함께 아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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