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F 컨퍼런스
IRF 컨퍼런스서 패널들이 모여 토론하고 있다. ©Christian Daily International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전 세계적으로 분쟁과 박해로 고향을 떠난 난민의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난민들이 망명지에서도 종교의 자유를 온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국제사회에서 제기됐다고 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최근 열린 제6회 국제종교자유 컨퍼런스(IRF Summit)에서 인권 활동가와 정책 관계자들의 발언을 통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컨퍼런스 참석자들은 난민들이 겪는 자유의 상실 가운데 종교의 자유가 핵심적인 문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망명 심사 과정에서 종교적 박해의 현실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거나, 주관적인 판단과 제도적 한계로 인해 난민들이 다시 위험한 환경으로 돌려보내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라크 기독교 청년 사례 제시…“박해 생존자도 추방 위험에 놓여”

터키 태생의 스웨덴 탐사 저널리스트이자 인권운동가인 누리 키노는 스웨덴에서 구금된 한 이라크 출신 기독교 청년의 사례를 소개하며 난민 정책의 문제점을 짚었다. 키노는 가족이 어린 시절 스웨덴으로 피신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자신이 설립한 단체 ‘액션을 요구한다(ADFA)’를 통해 난민 지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키노에 따르면 해당 청년은 이슬람국가(IS) 확산 위협 속에서 가족과 함께 이라크를 탈출해 스웨덴에 정착했으며, 현지 고등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의사를 꿈꾸던 학생이었다. 그러나 스웨덴 당국은 지난해 말 그를 구금했고, 추방 가능성을 통보했다.

키노는 “이라크의 기독교인들은 헌법상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이등 시민 취급을 받아왔다”며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를 겪고 살아남았음에도, 여전히 안전하지 않은 환경으로 돌려보내질 위험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유럽 망명 지침 개정 논란…종교 박해 판단 기준 도마에

키노는 유럽연합(EU) 산하 망명청이 최근 제시한 새로운 망명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IS와 연계된 인물조차 전쟁범죄 증거가 없으면 보호 대상이 될 수 있는 반면, 이라크와 시리아 출신 기독교 난민들은 박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추방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망명 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주관적 판단과 종교 박해에 대한 이해 부족이 난민 심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독립적인 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종교와 출신 국가에 관계없이 동등한 기준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새로운 망명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난민 정책 축소 지적…“종교 박해 난민들 장기 대기 상태”

같은 주제로 열린 패널 토론에서는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부위원장 아시프 마흐무드가 미국의 난민 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미국이 역사적으로 난민 보호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난민 재정착 프로그램이 크게 축소됐다고 말했다.

마흐무드는 2025년 초 행정명령으로 난민 프로그램이 일시 중단되면서, 아프가니스탄·미얀마·이란 등 종교 박해가 심각한 국가 출신 난민들이 불확실한 상태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6회계연도 난민 수용 상한선이 7천500명으로 낮아진 점을 언급하며, 이는 과거 수십만 명을 수용하던 시기와 비교해 역사적으로도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임시보호지위 축소와 국제 책임 논의

마흐무드는 미국이 일부 국가 출신 난민에 대해 임시보호지위(TPS)를 철회하거나 축소한 점도 문제로 언급했다. 그는 로힝야 무슬림을 포함해 심각한 위험에 처한 난민들에게 보호 지위를 연장하고 노동 허가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이 다른 국가들과 맺는 경제·외교 협정에 종교의 자유와 인권 보장을 조건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지리아, 시리아 등 종교 박해가 지속되는 국가에 대한 국제 원조 역시 신앙의 자유 보장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마흐무드는 “종교 박해는 수십 년간 증가해 왔고, 전 세계 난민 수 역시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위험에 처한 난민들을 보호하는 것은 윤리적·도덕적 책임이자 국제사회의 공동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노력이 미국뿐 아니라 유엔과 시민사회, 언론 등 국제적 협력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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