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이혜훈 전 미래통합당 의원을 지명한 데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중도·실용 노선을 반영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야권 출신이지만 경제 정책과 예산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서는 과거 정치적 행보를 둘러싼 우려와 함께 신중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동시에 제기됐다.
◈민주당 “중도·실용 노선 반영된 인사” 평가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2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혜훈 후보자는 국민의힘 전신 정당에서 3선을 지낸 정치인이지만,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출신으로 경제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사”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중도 실용주의적 인사 스타일이 반영된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돼 현 정부에서도 유임된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사례를 언급하며 “전문성이 검증된 인사를 정권을 넘어 계속 기용하는 흐름의 연장선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탕평 인사 차원에서 고려하고, 국정 운영에 필요한 인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이번 지명 역시 그러한 기준에 따른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이 이 전 의원을 당협위원장직에서 제명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배신 행위로 규정하기보다는, 경제 회복과 예산 편성 과정에서 여야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소통 창구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지나치게 과민하게 반응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의원들, 통합 의지와 능력 중심 인사 강조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일각에서 제기되는 제명 가능성 언급을 비판했다. 조 사무총장은 “제1야당의 전직 의원이자 현 지역위원장을 국가 예산의 기획과 편성, 총괄과 관리를 책임지는 핵심 요직에 임명한 것은 대통령의 통합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결정”이라며 “이를 제명으로 맞받아친다면 통합의 메시지에 제명으로 화답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지난 22대 총선에서 서울 중구·성동구을에서 치열하게 경쟁했던 상대가 바로 이혜훈 후보자였다”며 “직접 현장에서 맞붙어 본 사람만이 상대의 진가를 알 수 있다”고 적었다. 그는 “현장에서 경험한 이혜훈 후보자는 경제와 예산을 꿰뚫어 보는 내공이 깊고, 무엇보다 실력이 탄탄한 전문가였다”고 평가하며, 이번 인사를 “능력 중심 인사의 완성”이라고 표현했다. 박 의원은 “이제는 경쟁자가 아닌 대한민국 국정을 함께 책임지는 동반자로서 국회에서도 힘껏 돕겠다”고 밝혔다.
◈이혜훈 후보자 이력과 기획예산처 장관 역할
이혜훈 후보자는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3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으로 근무하며 경제 정책과 재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정치권에서는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분류돼 왔다.
이재명 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 전 의원은 향후 국가 예산의 기획과 편성, 총괄과 관리 등 정부 재정 운영 전반을 책임지는 핵심 역할을 맡게 된다. 이에 따라 그의 전문성과 정책 조율 능력이 국정 운영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내부서도 제기된 우려와 반대 의견
반면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전 의원의 과거 행적을 둘러싸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 전 의원이 올해 초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당 일각에서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반대 의견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의 인사는 국민에게 보내는 가장 강력한 상징 언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인물을 국가 예산의 열쇠를 쥐는 자리에 앉히는 것은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의 파기”라고 비판했다.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도 “국민통합과 중도보수 외연 확장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지만, 통합에도 분명한 원칙과 한계는 존재한다”고 밝혔다. 그는 “계엄을 옹호하고 국헌 문란에 찬동한 이들까지 통합의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며 “내란 극복 과정에서 용기를 냈던 보수 진영 인사들과 전문가들의 마음에 상처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정의롭고 공정한 결과를 만들기 위해 보다 신중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지명을 둘러싸고 민주당은 통합과 전문성을 강조하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국정 원칙을 둘러싼 내부 논쟁이 동시에 제기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중도·실용 인사 기조가 향후 국정 운영에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