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주요 세부 사항에서 여전히 교착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7일 공개된 미국 경제매체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에 관한 투자 방식, 규모, 일정, 손실 분담과 이익 배분 등 모든 요소가 여전히 걸림돌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로 인해 한국에 재앙적 결과를 초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협상은 진행 중이며, 양국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론에 도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이 발언을 두고 “한국이 오는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전에 무역 협정을 최종 확정하지 못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가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여전히 미국의 25% 관세를 부담하고 있지만, 일본은 지난달 워싱턴과의 업무협약(MOU)으로 15%의 관세 혜택을 받는다”고 지적하자, 이 대통령은 “한국도 EU가 트럼프 행정부와 진행했던 협상 방식을 참고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협상 지연에 대해 “논의가 지연된다고 해서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한 조율을 통해 상호 이익이 되는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자 오랜 친구로서, 모든 당사자가 수용할 수 있는 결과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LG 배터리 공장 사태 “비자 제도 개정 추진 중”
이 대통령은 최근 미국 이민 당국의 단속으로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공장 직원 일부가 구금된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양국 간 비자 제도 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머지않아 해결책이 마련될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근로자들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남겼고, 일부 근로자는 귀국을 꺼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의 안전과 합리적인 대우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미국 내 공장 건설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노동 문제를 넘어 양국 산업 협력의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보 협력 “동맹 현대화 진전 중”… 국방비 확대는 “독립적 안보 위한 결정”
이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진행 중인 동맹 현대화 협상과 관련해 “가시적인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한미군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도 “주한미군의 주둔 여부는 한국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는 국제적 사안”이라고 말했다.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3%에서 3.5%로 확대하려는 계획에 대해서는 “이 결정은 미국의 요구 때문이 아니라, 한국이 독립적인 안보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의 기본 입장과 관련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부 요인에 흔들리지 않고, 한국이 북측의 위협에 스스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두 개의 맷돌 사이에 낀 나라”… 미중 회담 앞둔 외교적 입장
이 대통령은 이번 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를 계기로 6년 만에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 “한국은 두 개의 맷돌 사이에 낀 나라와 같다”고 표현했다. 그는 “세계 질서가 복잡하고 위험한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상호 이해와 공존, 그리고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최근 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내 자회사 5곳을 제재한 것과 관련해 “중국이 압박을 가하는 방식이며, 향후 유사한 조치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과의 대립보다는 대화가 우선이며, 문제는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내달 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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