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4일 예정된 서울 퀴어퍼레이드를 앞두고 교계가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동성애 문제에 관한 언론의 객관적인 보도를 요청했다. ‘거룩한 방파제’는 기자회견을 연 목적을 언론에 동성애의 실태와 사회적·보건적 문제점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거룩한 방파제’ 측이 내외신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나선 건 퀴어 행사 때마다 반복돼 온 언론의 편향적 보도 시각을 바로잡고자 하는데 1차 목표가 있어 보인다. 많은 언론매체가 성 소수자 행사를 인권 차원에서 접근하면서 반대하는 시민단체를 매번 반인권 혐오세력으로 묘사해 보도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거룩한 방파제’는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퀴어축제를 반대하는 이유는 혐오가 아니라 동성애자들을 향한 진정한 사랑과 우려 때문”이라며 “특히 청소년과 청년층의 건강과 미래를 보호하기 위한 거룩한 방파제가 되고자 한다”고 했다.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공적 책임의식의 발로인 만큼 동성애 문제에 대해 좀 더 객관적 시각을 가져 달라는 당부다.
주최 측은 기자회견에서 퀴어 행사를 반대해 온 근거로 △국내 동성 간 성접촉을 통한 에이즈(HIV)와 성병 감염의 급증 △특히 30대 이하 젊은 층의 감염 증가 추세 △이로 인한 국가 재정 부담 증가 등의 실례를 열거하고 구체적인 통계 자료를 제시했다. 동성애가 우리 사회에 어떤 해악을 끼치는지 입증하는 자료를 가지고 판단하라는 거다.
반동성애 진영의 큰 축인 ‘거룩한 방파제’가 동성애 문제에 방어적 자세에서 적극적인 공세로 태세 전환을 한 건 지난 7일 대전에서 열린 제2회 대전퀴어문화축제와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거의 모든 언론이 대전 퀴어 행사만 일방적으로 홍보하고 같은 시간 인근에서 열린 ‘거룩한 방파제 건강한가정대전시민대회’는 아예 외면하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성 소수자들의 퀴어 관련 행사가 전국적으로 해마다 끊이지 않는 데는 이런 언론의 방기와 편파적 보도 성향이 한몫했다는 게 반동성애 진영의 판단이다. ‘거룩한 방파제’ 또한 퀴어주의자들이 기독교계의 거센 반대와 국민의 따가운 눈총조차 무시하는 배경에 언론의 든든한 지원이 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지난 2000년에 서울에서 시작된 퀴어 축제는 2009년 대구, 2017년 부산, 제주, 전주, 인천, 광주, 경남으로 번져나갔다. 그리고 2021년에 강원도 춘천에서 열린 데 이어 대전에서 2년 연속으로 퀴어 행사가 치러졌다.
퀴어 주최 측은 올해 행사는 단순한 축제를 넘어, LGBTQIA+ 커뮤니티와 그들의 권리를 지지하는 하나의 큰 목소리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런 바람과 열기를 모아 오는 14일 서울 퀴어 행사로 정점을 찍는 게 이들의 계획이다.
성 소수자들은 퀴어 관련 행사를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로 포장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려 하고 있다. 하지만 퀴어 행장 부스에 진열된 낯 뜨거운 도구들을 보면 성적 음란과 문화적 다양성 사이에 도대체 무슨 연결고리가 있나 싶다.
문화적 다양성을 내세워 성적 음란과 타락을 받아들이라는 건 포용이 아니라 억압이 아닌가. 아무리 성적 쾌락이 그들의 추구하는 이상향이라고 해도 기독교는 하나님이 지으신 인간의 존엄성을 내버리는 행위를 관용할 순 없는 노릇이다.
동성애를 매개로 사회 변혁을 시도하는 이들을 지원하는 게 좌파 언론만은 아닐 것이다. 더 심각한 건 교회 내 신학의 왜곡 현상이다. 동성애를 죄라 규정한 성경의 진리를 교묘히 왜곡한 ‘퀴어 신학’(queer theology)이야말로 이들의 든든한 뒷배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동성애자들은 동성혼 합법화를 위해 의학적·법적 공격을 수십 년간 지속한 끝에 원하는 바를 성취했다. 하지만 동성애를 죄악으로 규정한 기독교의 교리는 그들에게 난공불락이었다.
그래서 저들이 교회를 무너뜨리기 위해 효과적인 공격 수단을 찾아낸 게 있다. 친 동성애 성향의 신학자들을 이용해 성경을 왜곡하고 신학적 변질을 시도해 완성한 ‘퀴어 신학’이다. 미국장로회(PCUSA)와 미국 연합감리교회(UMC), 미국 성공회 등 동성혼과 동성애 목사 안수를 허용한 미국의 일부 교단들이 이 ‘퀴어 신학’의 지배하에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한국교회의 사정은 미국과는 다르다고 할 것이다. ‘동성애=죄악’이라는 성경의 진리를 고수하며 ‘퀴어 신학’을 이단으로 규정하는 등 철저히 경계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국교회 내에서도 동성애로 인한 균열 조짐이 일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한국교회 목회자 가운데 동성애는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에 죄가 아니라는 주장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지난 7일 대전 퀴어축제 행사장에서 성 소수자를 대상으로 축복식과 ‘축복기도’를 진행한 목사들이 그런 부류에 속한다.
이들은 교단의 징계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는 태도다. 이들이 하나님과 성경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건 인간 본성으로서의 ‘평등’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퀴어축제 행사장에 무지개색 긴 스카프를 두르고 성 소수자의 머리에 손을 얹고 하는 축복기도는 성경에 비춰보면 축복이 아니라 저주나 다름없다. 죄악을 꾸짖지 않고 독려해 더 깊은 죄에 빠뜨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한국교회가 이들의 행위를 방관하면 머지않아 미국교회처럼 ‘퀴어 신학’의 지배를 당하는 날이 올지 모른다. 하나님과 바알을 동시에 섬길 수 없듯이 기독교와 한국교회는 ‘퀴어’와 공존이 불가하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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