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에서 풀라니(Fulani) 무장세력
나이지리아에서 풀라니(Fulani)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기독교인 4명이 희생됐다. 사진은 피해자의 시신이 담긴 관의 모습.(사진은 기사와 무관) ©기독일보 DB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 중부 플래토주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의 풀라니족 무장세력이 기독교인 마을을 연쇄적으로 습격해 4명이 사망했다고 6월 1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치안 당국의 통제력이 미치지 못하는 가운데 나이지리아 기독교 박해와 폭력 사태가 지속적으로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지 주민과 종교 자유 수호 단체에 따르면 이번 공격은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플래토주 리욤 카운티 내 기독교인 거주 지역 세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 무장세력은 사흘에 걸쳐 타호스, 방가이, 토록 마을을 차례로 급습해 무방비 상태의 주민들을 살해했다.

먼저 10일 밤 풀라니족 민병대가 타호스 마을을 공격해 48세의 다보우 달요프 파투와 달요프 자람 등 두 명의 기독교인을 살해했다. 이어 11일에는 방가이 마을 광산 인근에서 55세 기독교인 토마 추왕이 무장 괴한들의 공격을 받고 사망했으며, 12일 토록 마을에서도 또 다른 희생자가 발생했다.

사흘간 이어진 연쇄 습격과 치안 공백의 한계
종교 인권 변호사인 달요프 솔로몬 음완티리는 성명을 통해 이번 나이지리아 종교 폭력 사태를 강력히 규탄했다. 그는 리욤 카운티 일대에서 기독교 공동체를 표적으로 삼는 무장세력에 대해 치안 기관이 대대적인 소탕 작전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건 발생 후 나이지리아 군 당국은 수사에 착수했다. 플래토주 군 대변인 폴리카프 오테 대위는 피해자가 불법 광산에서 귀가하던 중 신원 미상의 민병대에게 공격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오테 대위는 군 병력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마체테 칼에 베인 피해자의 시신이 이미 부패가 시작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군과 경찰은 현재까지 범인의 신원조차 특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나이지리아 내 기독교인들이 직면한 치안 공백을 여실히 보여준다. 북부와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기독교 공동체를 겨냥한 습격과 성폭력, 도로 점거 살인 등이 반복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몸값을 노린 납치 범죄까지 기승을 부리며 주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

전 세계 순교자 72퍼센트 집중된 나이지리아 기독교 박해
국제 기독교 선교 단체 오픈도어의 2026년 세계 감시 목록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전 세계에서 신앙을 이유로 피살된 기독교인 4849명 중 72퍼센트에 해당하는 3490명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했다.

이는 전년도 희생자 수인 3100명에서 크게 늘어난 수치다. 보고서는 나이지리아를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으로 살아가기 가장 어려운 국가 7위로 지목하며, 풀라니족 테러 등 나이지리아 종교 폭력의 심각성을 수치로 증명했다. 단일 국가에서 이처럼 많은 종교적 희생자가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다.

나이지리아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른바 미들 벨트 지역에서 발생하는 풀라니족 테러가 단순한 종교 갈등을 넘어선다고 분석했다. 사막화로 인해 방목지가 부족해진 유목민 풀라니족이 기독교인들의 농경지를 무력으로 강탈하려는 경제적 목적과 이슬람교를 강제로 주입하려는 종교적 동기가 결합된 결과라는 것이다.

사막화와 이슬람 극단주의 결합한 신종 테러 단체 위협
영국 의회의 국제 종교 및 신앙 자유 초당적 의원 모임(APPG)이 발표한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사헬 지대에 거주하는 풀라니족 전체가 극단주의자는 아니지만 일부 분파가 급진적인 이슬람 이데올로기를 따르고 있다. 이들은 보코하람이나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ISWAP)와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며 기독교인과 종교 상징물을 주요 타깃으로 삼아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러한 무력 충돌과 테러 행위는 중부 및 북부 지역을 넘어 남부 지역으로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북서부 지역에서는 첨단 무기와 급진적 이슬람 의제로 무장한 신흥 테러 단체인 라쿠라와가 새롭게 등장해 안보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라쿠라와는 아프리카 말리에서 발원해 세력을 팽창하고 있는 알카에다 연계 단체인 '이슬람과 무슬림 지지 그룹(JNIM)'과 제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들의 세력 확장과 맞물려 기독교 공동체를 향한 폭력 수위가 높아지고 있어, 나이지리아 정부의 실효성 있는 치안 대책과 국제사회의 공조가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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