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사학 관련 단체가 제기한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제11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된 후 사립학교 교원 선발권 침해로 인한 정체성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계는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기독교 학교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존속할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 등이 청구한 사립학교 교원 신규채용 시 1차 필기시험을 시·도교육감에게 위탁하도록 한 사립학교법 조항 관련 헌법소원은 지난 4월 29일 헌재에 의해 기각됐다. 기각 사유는 사립학교법 제53조의 2 제11항에 대해 "사립학교 교원 채용의 공정성을 강화하고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호하려는 입법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한 데 있다.
그동안 기독교 사학들은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 교원의 신규채용 시 필기시험을 시·도교육감에 위탁해 실시하도록 규정한 것이 사립학교 자율성의 핵심인 교원 선발권을 위축시키고 기독교 사립학교의 건학이념과 정체성을 해쳐 헌법에 위배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헌재는 거꾸로 "교원 채용절차의 공정성을 강화함으로써 얻는 공익이 사립학교의 교원 채용 자율성 제한보다 크다"고 판단한 거다.
헌재 기각 결정 이후 교계는 실망감 속에서도 향후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예장 통합 총회 사학법재개정대책위원회가 최근 영락교회 50주년기념관에서 가진 기도회 및 세미나가 지금의 사학의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줬다.
이날 박상진 장신대 명예교수는 헌재가 종교계 사학의 문제를 별도로 다루지 않고 ‘사학 운영의 자유’에 초점을 맞춰 판단한 것에 대해 “종교계 사립학교의 특수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1차 필기시험 합격권(5배수 이내) 안에 해당 종교를 가진 지원자가 한 명도 없을 경우, 건학이념에 부합하는 교원을 선발할 기회 자체를 잃게 되고, 종교적 신념과 소양을 갖춘 지원자라도 필기시험에서 탈락하면 이후 전형에 참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종교교육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헌법적 가치가 제한될 수 있는 점을 헌재가 간과했다는 지적이다.
헌재가 사립학교에 대한 공적 통제와 이에 따른 법적 정당성을 인정한 건 사립학교도 국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다는 데 있다. 그 한 가지 이유로 모든 사립학교를 준 공립학교화하려는 건 사립학교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인 거다.
사립학교는 국가 재정으로 운영되는 공립학교와는 건학이념과 정체성에서부터 완전히 다르다. 그런 사립학교를 공립학교와 마찬가지로 교원임용의 자주성과 자율성을 제한하는 것은 본래 헌법이 보장하는 교육의 자주성과도 충돌한다.
하지만 현재로선 헌재의 판결을 뒤집을 방법이 없다는 게 사학들의 고민이다. 교원 임용 권한 축소가 건 건학이념을 구현하려는 사학엔 치명적이지만 실망하고 자포자기할 때가 아니다. 제한적 조건 속에서도 학원 선교의 사명을 이룰 전략적 대안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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