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0회 바이어하우스학회(회장 이동주) 학술 심포지엄이 ‘향후 북한교회 설립에 관한 제언’이라는 제목으로 11일 서울 용산구 대한기독교여자 절제회관에서 열렸다. 발제자들은 북한 재건교회 개척을 위한 여러 제언을 전했다.
이날 첫째 발제자로 탈북민 출신 이빌립 목사(통일소망선교회 대표)는 “분단 이전 북한에는 3천 8백여 개 교회가 있었다. 그러나 북한은 김일성 우상숭배를 위해 교회들을 제거했다”며 “신명기에서 우상숭배의 죄악으로 3-4대 자손까지 저주를 내린다는 하나님의 말씀처럼, 하나님은 북한에서의 김일성 우상숭배로 그 땅에 저주를 내리셨다”고 했다.
이어 “한때 기독교 박해 국가였던 루마니아의 한 순복음과 침례 교회를 방문했을 당시 이들은 북한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며 “‘왜 기도하는가’라고 묻자, 이들은 ‘전 세계 기독교 핍박 국가 1위인 북한에 선교의 문이 열리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열방들이 한반도의 복음 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1953년 정전협정 이후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은 기독교 말살 정책을 펼쳐왔다. 1958년 북한은 기독교를 비롯한 모든 종교를 금지하는 법령을 발표했다. 그 결과 북한의 지상 교회들 전부가 사라졌다”며 “현재 북한은 이동, 표현, 신앙 등 자유가 없다. 북한에서 주민들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이름만 꺼내도 끌려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북한은 자국 헌법 68조에 따라 북한 주민들의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선전하지만, 칠골교회, 봉수교회 등은 김씨 일가를 찬양하는 해외 방문자 선전 교회”라고 했다.
그는 “북한의 주체사상은 북한 측의 공식적 발표와 달리 김일성 등 김씨 일가 숭배사상 그 자체”라며 “북한은 기독교의 십계명을 차용해 김일성을 유일신의 위치로 설정한 당의 유일사상체계 10대 원칙을 견지하게 되면서, 기독교의 말살은 필연적이었다”고 했다.

이빌립 목사는 북한교회 재건 운동을 위해 몇 가지 제언했다. 그는 “향후 한반도 통일 이후 북한에는 말씀에 반석을 둔 복음적인 선교적 교회가 세워져야 한다. 북한 토착민을 지도자로 세워야 한다. 사회적 문제에 아파하고 사랑으로 이웃을 섬기는 교회가 세워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북한교회 개척을 위해선 첫째, 복음적 사람을 준비시켜야 한다. 둘째, 북한교회 개척을 위한 전문적인 훈련이 선행돼야 한다”며 “북한 선교를 위해선 북한의 문화를 알아야 한다. 북한 문화 습득을 통해 북한 선교를 용이하게 하는 전문 훈련 과정이 많아져야 한다”고 했다. 이빌립 목사가 대표로 있는 통일소망선교회에선 2021년부터 북한교회개척학교를 운영하며 북한 문화를 습득해 선교하는 방법론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면서 “셋째, 센터 처치를 통해 북한에 교회를 세워야 한다. 북한에 평양, 개성, 해주 등 30개 지역에 센터처치를 세워 사역자를 파송해야 한다”며 “북한 내 15-30만 명으로 추정되는 북한 지하 성도들을 센터처치로 데려와, 복음적 신학에 근거한 신앙인으로 훈련해야 한다. 나아가 센터처치를 중심으로 남한, 디아스포라, 외국인, 탈북민 사역자의 연합을 도모해야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넷째, 팀 선교사역을 통한 교회 개척을 준비해야 한다. 북한 선교를 위해선 무엇보다 바울의 선교전략이 적용돼야 한다. 바울은 팀 사역을 추구했고 교회를 세운 뒤 반드시 토착 지도자를 세웠다. 선교사역에서 융통성 있는 탄력을 가졌고, 복음을 전하며 교회 설립 이후 즉각 미복음화 지대로 옮겨 갔다. 전략적 차원에서 대도시에서 시골로 선교 방향을 잡았다. 말씀 선포에 우선했다”고 했다.
아울러 “다섯째, 지역 분할 선교정책을 세워 교회를 세워야 한다”며 “여섯째, 교육과 의료 복지 선교 정책을 세우고 준비해야 한다. 140년 전 초기 한국선교를 감당했던 미국 선교사들의 활동처럼 교육과 의료, 그리고 복지 사업을 통해 북한 주민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전달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빌립 목사는 “북한 교회재건 사역은 한국교회의 시대적 사명이다. 향후 통일한국을 바라며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내가 탈북민인 정형신 목사(뉴코리아교회 담임)는 “북한 주민들은 북한 체제에 의해 평생을 속아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그 자존감을 무참히 상처받은 존재들”이라며 “이들은 진실한 공동체를 찾아 방황하는 사람들이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에겐 복음의 치유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복음은 ▲하나님은 북한 주민들의 아버지이시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다 ▲하나님은 교회를 통해 진실한 사랑의 교제를 이루신다. 이러한 복음은 북한 주민들을 치유할 것”이라며 “저의 논문인 ‘2024 전국 탈북민교회 및 탈북신학생 기본현황: 사람을 준비하는, 한국교회 북한선교 제안’에 따르면, 기독교 비율은 남한 사회의 20%, 탈북민 사회의 40%다. 목회자 숫자는 남한 기독교 인구 500명당 1명, 탈북민 기독교 인구 150명당 1명이다. 교회 숫자는 남한 기독교 인구 1000명당 1개, 탈북 기독교 인구 400명당 1개”라고 했다.
그러면서 “2004년 탈북민교회가 한국에 처음 개척된 뒤 지난 20년 동안 국내 탈북민의 70% 이상이 복음을 들었고, 10% 이상의 탈북민교회들이 예배당을 매입하고 자립했으며, 15% 이상의 탈북민교회들이 장로와 중직자를 임명해 조직교회로서의 모습을 갖췄다”며 “40% 이상의 탈북민교회들이 남북한 출신 부교역자를 청빙해서 사역, 출석 성도 100명이 넘는 탈북민교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탈북민교회들이 또 다른 교회를 분립개척 하는 등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북한교회의 전 단계로서 존재하는 탈북민교회는 전체 70개 교회의 67%는 월수입 200만 원 이하로 한 달 살림을 살아간다. 10개 교회 중 8개 교회가 담임 목회자 사례를 100만원 이하로 책정하고 있다. 이 중 절반은 사례비가 없다”며 “이 같은 현실은 북한에 세워질 북한교회도 별반 다를 바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자아낸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교회 개척은 첫째, 탈북민교회를 중심으로 남한 성도들의 참여 하에 한국교회들이 북한 땅에 분립개척의 형태로 교회를 세워야 한다”며 “둘째, 북한선교는 현재 진행형이다. 탈북민들이 북한 가족들과 통화하면서 복음을 전하는 경우가 많다. 탈북민들이 북한에 두고 온 가족을 4명으로 잡는다면 최소 10만 명일 것이다. 친척 10명씩 잡아도 북한 주민 100만 명이 복음을 들을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북한기독교총연합회 등 북한선교단체들이 개발한 탈북민교회 새가족 제자훈련 교재로 탈북민들을 비롯해 통일 이후 북한 기독교인들을 교육한다”며 “북한 재건교회 개척 멤버들은 북한의 지하교회 지도자들과 긴밀히 협력해 그들을 현지 교회의 리더로 세울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특히 “북한 재건교회는 마을을 품어야 한다. 북한교회 개척멤버들이 마을정비와 보수 전문가, 의료 전문가, 교육가 등 각각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며 “북한 재건교회는 북한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열방을 향해 뻗어가는 교회로 비전을 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순서에서 한 청중은 ‘열악한 탈북민교회 현실이 향후 북한 재건교회 개척의 중추적 역할로 나설 수 있을지’를 물었다. 이에 정형신 목사는 “탈북민 교회들이 자신들이 처한 현실적 어려움에도 기도와 헌신의 연대로 연합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대형교회보다 북한 재건교회 개척에 중추적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했다.
앞서 설교한 이승구 박사(합동신대 남송석좌교수)는 “북한 재건교회는 북한 주민들이 세워야 한다. 탈북민들이 통일 이후 북한 교회 설립의 주역으로 활동하도록 남한 주민들이 도와야 한다”며 “탈북민들이 양질의 신학교육을 받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 교회는 캠페인과 후원 활동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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