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사진은 기사와 무관) ©기독일보 DB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가 지난 2월 1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티 어린이들이 성폭력을 비롯한 각종 학대와 지역 갱단의 강제 모집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Jovenel Moïse) 대통령 암살 이후 아이티 내 무장 갱단의 활동이 "급격히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2024년 한 해 동안 5,600명이 사망했으며, 550만 명이 긴급한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수도 포르토프랭스(Port-au-Prince)는 대부분 갱단의 지배하에 놓여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CDI는 아이티에서 갱단의 습격으로 사망한 젊은 기독교인 부부의 소식을 보도한 바 있다. CDI는 데이비드 로이드 3세와 그의 아내 나탈리는 지난 2024년 5월 23일, 지역 선교 단체 디렉터 주드 몬티스와 함께 갱단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밝혀다. 두 사람은 2022년 6월 결혼했으며, 빈곤한 아이들을 돕는 Missions in Haiti Inc. 선교 사역을 지원해왔다.

CDI는 이들이 지원한 사역에는 교육을 제공하는 House of Compassion, 2008년 허리케인으로 가족을 잃은 소년들을 위한 Good Hope Boy’s Home, 그리고 어린이 대상 주간 교회 프로그램 등이 포함됐다고 밝혔ㄷ. 당시 갱단 습격으로 인해 House of Compassion에 피신했던 아이들과 직원들은 데이비드가 설교하다가 숨지는 장면을 목격했다.

국제앰네스티 보고서는 2025년에도 이 같은 폭력이 지속되고 있으며, 여전히 100만 명의 어린이가 갱단의 지배하에 있는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강제 모집, 성폭력, 납치, 살해, 부상 등의 위험에 처해 있으며, 특히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이 더욱 큰 피해를 입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 아그네스 칼라마르(Agnès Callamard)는 성명을 통해 "갱단은 아이티 전역에서 극심한 공포를 조성하고 있다. 이들은 어린이를 위협하고, 구타하고, 강간하며, 살해하고 있다. 이로 인해 어린이들의 생명권, 교육권, 이동의 자유가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이티의 수많은 어린이들의 삶이 파괴되고 있으며, 이들을 보호하거나 정의를 구현할 곳이 없다. 심지어 일부는 자경단(self-defense groups)에게 쫓기거나 살해당하기도 한다. 아이들의 어린 시절이 송두리째 사라지고 있다"며 "아이티 정부와 국제사회, 기부자들은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공허한 우려 표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이들은 매일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 학대를 당하고 있다. 아이티는 어린이 보호와 폭력의 악순환을 막기 위한 긴급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국제앰네스티 연구팀이 2024년 9월 포르토프랭스를 방문해 진행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연구팀은 어린이, 정부 관계자, 아이티 및 국제 구호 기관 관계자, 유엔 직원 등 총 112명을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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