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터베리 대성당 무음디스코
영국 캔터베리 대성당에서 열린 사일런트 디스코. ©X

최근 영국 캔터베리 대성당에서 열린 ‘사일런트 디스코’에 항의하는 청원서에 2천여명이 서명했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이 대성당은 서기 597년 성 어거스틴에 의해 건립되었으며 전 세계 성공회 공동체의 모교회이자 캔터베리 대주교의 사역지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영국 대주교 토마스 베켓(Thomas Becket)이 순교한 곳이기도 하다.

‘사일런트 디스코’ 행사는 90년대 팝 음악을 선보였으며 건물에서 주류를 판매했다. 동시에 대성당 밖에서는 기독교인 시위자들이 침묵의 집회를 열었다.

헤리퍼드(Hereford), 리즈(Leeds), 세인트 알반스(St Albans), 코번트리(Coventry), 셰필드(Sheffield), 맨체스터(Manchester)를 포함한 더 많은 대성당들이 앞으로 몇 주 혹은 몇 달 동안 건물에서 무음디스코 행사를 개최하기로 계약했다. 맨체스터 대성당은 5월 무음 디스코 외에도 2월 29일 펑크 록 클럽의 밤이 예정되어 있다.

웹사이트 ‘Change.org’에 올라간 ‘성공회 주임사제님들, 우리 대성당을 나이트클럽으로 바꾸는 것을 중단하세요’라는 청원서에는 2천140명이 서명했다.

이 청원은 “대성당 주임사제들이 신성한 건물을 모독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무음 디스코를 위한 장소는 대성당이 아닌 나이트클럽에 있다”고 말했다.

청원은 기독교인들에게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주임사제들에게 대성당 건물을 기도의 집으로 만들 것을 요구했다.

청원은 “우리가 청원과 기도로 성직자들에게 그들의 잘못을 보여주고 사람들의 마음 속에 우리의 신성한 장소에 대한 새로운 경외심을 일깨우지 않는 한 모독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역사적인 성지를 모독하는 모든 행위, 특히 나이트클럽으로 사용하는 것에 반대한다. 친애하는 성공회 주임사제 여러분, 디스코를 중단하고 대성당을 다시 한 번 기도의 장소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크리스천 컨선(Christian Concern)은 “캔터베리 대성당의 목표가 젊고 진정한 예배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라면 사일런트 디스코는 확실히 그 방식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목사이자 블로거인 스티브 닐(Steve Kneale)은 교회가 복음을 전할 의도 없이 사람들로 건물을 채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우리가 이런 것들을 볼 때 복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성취했다고 믿을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그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복음을 위해 어떤 일을 하는 것과는 다르다. 단순히 ‘그들을 받아들이는 것’은 어느 누구도 그리스도께 더 가까이 인도하지 않는다. 그 자체로는 실제로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한다”라고 자신의 블로그에 밝혔다.

평론가인 다니엘 프렌치(Daniel French) 목사는 “영국 기독교 발상지의 조용한 디스코가 연극이나 콘서트와는 달리 혐오감을 불러일으킨다면 이는 단순히 성스러운 공간을 세속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패러디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독교 평론가 아드리안 힐튼(Adrian Hilton)은 “캔터베리 대성당의 주교는 이 ‘침묵의 디스코’가 ‘하나님의 집에 어울리는’ 활동(Canon F16)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선교에 대해 넓은 시각을 갖고 있지만, 그것이 성 토마스 베켓 성지의 ‘신성함에 어긋나는’ 욕설(F15)로 기울어져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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