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덕형 총장
황덕형 총장 ©장지동 기자

전국의 많은 대학들이 미충원으로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올해 학부 신입생 100% 충원에 성공한 대학교가 있다. 바로 서울신학대학교다. 황덕형 총장은 미래사회를 선도하는 STU ESG 신교육 경영을 통해 “미래형 대학구축” “전인적 미래인재 양성” “글로컬 사회공헌” 등을 선포하며 이 시대에 빛과 소금이 될 하나님의 일꾼들을 배출하면서 학교를 112년 전통의 기독교 명문대학으로 도약시키는 등 대학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황덕형 총장은 한국복음주의신학회와 함께 국내 양대 신학회 중 하나인 한국기독교학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한국기독교학회는 1973년 창립되어 14개 분야별 학회들로 조직돼 있고, 학회지인 ‘한국기독교신학논총’은 학술진흥재단에 등재되어 있다.

본지는 황덕형 총장을 만나 한국교회와 신학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 2024년을 맞아 한국교회에 대한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린다.

2024년에는 한국교회가 코로나 시기에 드러났던 문제들을 잘 소화하고, 새롭게 갱신하여 성장해 가는 첫 해가 되면 좋겠다. 특별히 한국교회에서 서로를 존중해 주는 인격 목회가 이루어져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잘 감당해 나가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

- 최근 한국기독교학회 신임 회장직을 맡게 되셨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

하나님께서 중요한 사명을 맡기셨다. 그래서 해야 될 일도 많고, 마음도 무겁게 느껴진다. 한국기독교학회는 1973년 창립되어 14개 분야별 지학회들을 품고 있는 ‘공동학회’라고도 불려졌다. 학회가 가지고 있는 지적 능력을 온전히 성장시키고 발휘하여, 학문적인 영역에서 한국교회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내실 있는 학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 지난 한 해 한국 신학계의 주요 이슈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코로나 이후 예배 형태로 온라인 예배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며, ‘신학교육의 영적 변화’와 ‘한국교회를 어떻게 더욱 영성화시킬지’, 그리고 ‘신학을 어떻게 더 영성화된 교육으로 성장시킬지’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교회 안에 나타난 부익부 빈익빈 현상에 대한 교회의 제도적 보완, 차별금지법, 환경 문제 등등 여러 이슈들이 있었다.

황덕형 총장
황덕형 총장 ©장지동 기자

- 최근 한국 신학대학교의 여러 이슈들 중에서도 입학정원 미달 사태가 큰 문제였다. 이 문제를 어떻게 보시고 계시며, 문제의 이유와 향후 전망에 대해 말씀 부탁드린다.

신학대학교는 대개는 소규모 대학들이다. 그렇기에 다른 대학들과 경쟁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한, 신학대학교는 한국교회의 현장에 맞는 신학교육을 해야 된다는 말이 많다. 그래서 서울신학대학교는 현장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하고 있으며, 한국교회에서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교계의 따뜻한 관심과 기도가 필요하다.

현재 많은 신학대학들이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어떻게 교육 혁신이 일어날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현재는 지금 생존하느냐 못하느냐에 매달려 있다. 예를 들어 일반 타 대학의 경우 국가로부터 많은 돈을 지원 받고 있다. 서울신학대학교는 신학대학 중 유일하게 대학역량진단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국가의 지원을 받아 재학생들의 역량을 키우는데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학대학들은 일반대학교에 비해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학령인구는 급격히 줄고 있고, 교회 성장이 멈추고 축소되고 있어 신학대학 지원율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신학대학 입장에서는 피할 수 없는 이중적인 고난이다.

서울신학대학교는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어 앞서 말한 문제에 있어 타격을 적게 받았다. 수도권이라는 지역적인 이점을 받고 있어 매년 학생 지원율이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학생 지원율은 신학대학이지만 일반대학 중 중·하위권의 대학이 갖는 흐름을 갖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은 한국이 세속적인 사회가 되어 가고 있는 것을 이겨낼 수 있는 변화이다. 특히 진화론을 필두로 한 문화막시즘이 문화계를 장악하고 있다. 그래서 인간이 진화의 산물이라 말하며, 물리적 원인이 모든 우주의 원인이라고 말하는 것이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므로 기독교에 적대적인 문화 흐름을 중단시키는 일을 해야 하며, 새로운 문화 운동 즉, 새로운 기독교 인문학 운동, 하나님을 경외·신뢰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신학대학의 미래는 문화막시즘과 같은 비기독교적인 것이 장악하고 있는 세계를 강한 확신으로 하나씩 점령해 가는 전략과 이러한 전략을 키울 수 있는 실력과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한다.

- 한국교회에서 신학의 역할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교단마다 색깔이 다르지만, 신학은 목회자와 사역자들의 정신적 방향성을 지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건전한 신학이 꼭 필요하다. 법률·사회·환경 등 모든 분야에 건전한 가치 체계를 제시할 수 있는 것이 신학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목회자들 사이에서 서로 용납되고 이해되어야 한국교회의 미래가 밝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신학이 갈수록 사변화하고 자유주의화 한다는 비판도 있다. 신학교에서 오히려 신앙을 잃어버린다는 지적인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깊이 공감한다. 기독교의 복음이 이 세상의 참된 진리임을 표현할 수 있는 실력을 키워야 하며 많은 지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훈련의 과정에서 기도와 성경이 등한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신학교육이다. 신학교육의 기본은 기도와 성경이며 탄탄히 기반을 다진 다음에 철학적 작업이 이루어져야 된다. 그런 의미에서 회개하고 새로워져야 하고, 변화되어야 할 부분이다.

- 신학교가 종합대학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일각에서는 그렇게 될 경우 초심을 잃고 세속화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대학명은 서울신학대학교이지만, 학교 안에는 12개 학과가 있어 이미 종합대학과 같으며, 신학과는 이 중 하나이다. 학교 입장에 대해 말을 하자면 종합대학이지만 이름에 ‘신학대학’이라고 붙이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명을 변경해야 경쟁력이 올라간다고 말은 한다. 하지만 우리 대학은 신학교로 시작했다.

‘이 사회에 어떤 사람이 필요한가?’라는 생각했을 때, 목회자만이 아니라 각계에서 활동적으로 일하는 좋은 기독교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깨달음으로 인해 1980년대부터 다른 학과를 만들기 시작했다. 기독교 지도자를 양성하는 일반 학과가 튼튼해야 세속의 공격으로부터 지킬 수 있으며, 신학대학교가 갖고 있는 복음의 진리를 잘 표현해 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열정과 정체성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종합대학으로 성장하는 것은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 한국교회가 위기라고들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이며,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한국교회의 위기 요인에는 크게 두 가지에 있다. 하나는 열정페이에 의존하는 교회 구조이며, 다른 하나는 적은 급여를 받으며 바쁘게 사역하는 전도사 또는 부목사들이 이러한 구조에 회의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일학교 아이들이 5~6명, 청년이 7명이 있는 교회라고 할지라도 이들을 맡아줄 리더가 있어야 교회가 운영되고 성장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역할을 맡아줄 리더 한 사람이 없어서 교회의 위기가 오게 되고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또 하나는 앞서 언급했던 인격 목회이다. 목사와 성도들과의 인격적 신뢰가 형성된다면 한국교회는 무너지진 않을 것이다. 훌륭한 목회자들이 많지만, CEO와 같은 목회를 하는 극소수의 목회자들이 있다. 이로 인해 교회가 위기를 맞을 수 있어 신학대학교와 교회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서로 연대하고 힘을 모아 나간다면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 차별금지법 1인 시위에도 동참하셨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될 경우 신학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는가?

차별금지법이 통과되면 성경의 창조적 질서에 대한 다양성이 상실되게 된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 창조의 능력 안에 나타난 아름다운 은총의 현실을 하나의 어떤 법적 잣대로 바꿔버리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선을 긋는 것이며, 차별금지법이 통과된다면 성경 진리의 말씀을 가르치는 것이 위법이 되게 된다.

추가적으로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킨 해외의 사례를 보면 제3의 성을 인정함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하나님이 주신 창조 질서에 바람직한 일인지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 끝으로 새해 한국교회에 바라시는 점이나 당부의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린다.

세계사적 흐름을 볼 때, 기독교는 백인에서 유색인종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러한 때에 한국교회가 허브의 역할을 해야 할 사명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문화적 자부심과 고유한 정서를 가지고 서양의 훌륭한 영적 전통을 이어받아 더 발전시켜서 세계에 나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한국교회가 복음의 확신을 가지고 정체성을 지키면서 모든 이들에게 복음의 선함을 나누는 선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전달자로서 교회의 모습을 지켜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한국은 유일한 분단국가이다. 한국교회가 기도함으로 남북통일을 이뤄가고, 세계 복음화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어야 하겠다. 다른 시점에서 본다면 한국교회가 문제가 많다고 볼 수도 있지만, 훌륭한 인재도 많고, 헌신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역동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할 수 있다. 하나님이 주시는 비전으로 다시 새로워지는 한국교회가 되길 바란다.

황덕형 총장
황덕형 총장 ©장지동 기자

황덕형 총장은

황덕형 총장은 서울신학대학교 신학과(B.A)를 졸업했으며 연세대학교 신학석사(Th.M.), 독일 보쿰대에서 신학박사 학위(Dr.theol) 학위를 받았다.

1999년부터 서울신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서울신대 부총장과 신학대학원장, 총무처장, 학생처장, 한국조직신학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2019년 서울신대 제19대 총장에 이어 제20대 총장직을 연임해 학교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5회 야립대상 교육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최근 한국기독교학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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