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회 기독교학문연구회 학술대회
©최승연 기자

기독교학문연구회가 18일 오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12동 401호에서 제40회 기독교학문연구회 연차학술대회를 ‘공공선·공동선과 기독교인의 나아갈 길’이라는 주제로 개최했다.

세미나에는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이대희 이사장(효신의료재단 샘병원), 김유준 목사(주빌리교회)가 강사로 나섰다.

‘시민사회 참여를 통한 교회의 공공선 기여’라는 주제로 강연한 정재영 교수는 “공동선의 문제는 매우 오래된 주제이다. 공동선에 대한 개념이나 선한 사회의 개념에 대한 논의도 다양하게 전개됐다. 그러나 공동선의 개념을 확립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그것을 어떻게 이룰 것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불리하고 부정한 일들이 빈발하는 것이 선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선함이 현실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과정과 절차의 정직함과 공공성을 지키는 것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생각이 사람들을 지배하면 그만큼 선한 사회를 이루기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정재영 교수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가 '시민사회 참여를 통한 교회의 공공선 기여'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최승연 기자

그는 “이러한 점에서 공동선을 이루는 데에서 시민 연대가 중요하다. 다양한 이해관계와 가치가 충돌하고 있는 공론의 장인 시민사회 영역에서 자기중심적인 개인들을 연대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개인들을 연대하게 하는 힘은 규범이다. 개인들 안에 내재하는 이기심을 억제하고 시민 도덕심으로 결속하도록 해야 한다. 도덕이 무너지게 되면 도덕적으로 옳고 그름과 상관없이 정글의 법칙이 작동하는 비인간적인 사회가 되어버릴 것이다. 그러나 도덕이 살아있는 사회에서는 소수에 대한 배려와 약자 보호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도덕적인 힘의 원천이 되는 것이 바로 종교이다. 종교는 인간에게 필요한 기본 규범뿐만 아니라 그 사회가 존속하고 발전하는 데 필요한 도덕과 정의의 원천이 되어 왔다. 대표적으로 성경은 십계명을 비롯한 많은 도덕 규범들을 제시하고 있으며, 산상수훈은 이 세상의 가치와는 전혀 다른 가치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사회가 변하고 삶의 기준이 되는 규범이 흔들려서 가치 판단이 어려울수록 사람들은 더욱 종교에 의지하게 된다. 정의롭지 못한 현실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하여 종교가 기준점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특히 교회 소그룹을 기독교 시민 조직으로 활용하여 지역공동체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시민사회 안에서 사회적 연대를 강화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공동선을 향해 나아가는 데 교회가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시민사회에서 공동선을 위한 교회의 역할은 종교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중요한 방법이기도 하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 종교에 대하여 기대하는 것은 사회에서 무시되고 있는 도덕의 차원을 다시 공공 영역으로 들여옴으로써 사회구성원들이 개인 및 집단 이기주의로부터 벗어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갖도록 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교회가 이러한 시민사회에 함께 기여할 수 있다면 사회로부터 외면받는 한국교회가 공공 종교로서의 역할을 다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대희 이사장이 ‘사회적 기업 활동과 공동선 추구 활동을 통한 기독교 사명’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 이사장은 “어떤 영역도 공공선이 100%가 아니고 개인선도 100%가 아니다. 두 가지를 적절하게 동시에 추구하며 서로 선순환의 영향을 주고받는 공동선적 접근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분야에 따라 공공선 영역, 개인선 영역, 공동선 영역으로 구별하여 보는 것이 필요하다”며 “애매한 분야들은 사회적 합의로 풀어나가야 할 영역들이 있다. 예를 든다면 기본 노후(의, 식, 주, 의료), 고급 노후(문화활동, 고급의식주의료)를 공공선 혹은 개인선으로 어떻게 보느냐이다”라고 했다.

그는 “공공선 영역의 주된 주제는 국가/지자체이고, 개인선 영역의 주된 주제는 개인들(자신/가족)이다. 이 두 주제들 사이에서 갭을 보완하는 중간자 성격의 주제들이 필요한데 지역사회, 클럽, 신앙공동체가 그 예가 될 수 있다”며 “공동선은 공공선과 개별선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추구한다. 공동선 추구의 한 방법인 공공 담론은 담론(대화)의 주체들인 개별적 존재들 간의 상호존중을 통해 공공성 추구의 주축인 정부와 개별성 추구의 주축인 개별적 존재 양쪽을 견제하고 조정하는 것을 추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동선 추구를 위해 복음주의자들이 복음주의(보수적 복음주의, 중도적 복음주의, 진보적 복음주의) 안의 갈등을 명확히 하고 최소화해야 하며 이 갈등을 옳고 그름으로 이해하기보다 다름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세 갈래의 복음주의가 모두 동의할 수 있는 공통적 배경에 근거하여 함께 전체 기독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김유준 목사가 ‘공동선을 향한 청년 사역’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김 목사는 “청년 사역의 출분안 공동선을 위해 청년들의 협력과 연대를 형성하고 강화해야 한다. 이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협업, 네트워킹, 지역사회와의 연계 등을 통해 공동체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포함한다. 청년들이 공동선을 위해 참여할 수 있는 핵심 가치와 활동 영역을 위한 과제는 1) 공정과 사회적 평등, 인권과 사회적 정의 2) 지속 가능한 발전과 환경 보호 3) 교육과 역량 개발, 사회적 기업과 협력이다”고 했다.

그는 “이러한 도전과 과제들은 청년들이 공동선을 위한 사역에 참여하면서 극복하고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들이다. 이를 위해 청년들을 위한 체계적 지원과 리더십 개발, 사회적 네트워킹, 정책적인 지원 등이 필요하다. 공동선을 향한 청년 사역, 그중에서도 청년들이 사회 문제에 대한 참여를 늘리기 위해 효과적인 5가지 방법은 1) 청년들에게 사회 문제에 대한 교육과 의식 개선을 위한 기회 제공 2) 청년들에게 사회 참여를 위한 다양한 기회 제공 3) 청년들이 디지털 도구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사회 문제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것 4) 청년의 리더십 개발과 자기 주도적인 활동을 지원하여 사회 문제에 대한 참여와 변화를 이끌어내는 능력을 키우는 것 5) 사회적 기업이 기업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사회적 기업의 지원과 멘토링을 통해 청년들이 사회 문제에 대한 참여와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청년들은 협력과 네트워킹을 통해 도전과 과제를 극복할 수 있다. 청년들끼리의 협업, 지역사회와의 연계, 사회적 기업과의 파트너십 등을 통해 공동체의 이익을 추구하고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최근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이전보다 훨씬 더 심각한 양극화와 사회 전반에 걸친 분열과 갈등이 만연해 있다. 공동체 사이와 공동체 내에서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고, 한국교회도 예와가 이나다. 그로 인해 공동체가 소외되어 모든 부분에서 사회적 신뢰와 유대를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 공동선이 바로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동선을 향한 효과적 청년 사역을 위해서는 대학청년 사역자들이 속한 공동체만을 위한 파편적이고 편협한 사역에 매몰되지 않고 좀더 거시적인 안목으로 통전적 사역의 공감대를 형성하며, 이에 대한 신학적인 틀과 협력의 체계를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제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는 것이 단순한 상상과 논의 차원이 아닌,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와 공의를 세우고자 하는 교회와 캠퍼스 사역자들의 절박한 상황이 되었다. 한국교회의 현 상황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논의는 당분간 지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김 목사는 “급변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패러다임, 지역사회와 함께 건강한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교회의 공간 활용, 그리고 공신력을 담보한 정부를 비롯한 세계 곳곳의 공적자금을 최대한 선용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그리스도의 몸 된 지체들의 온전한 연합과 효과적 전략 모색은 지속적으로 만들어가야 할 우리의 과제이며 이제부터 지속적인 논의의 광장으로 모여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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