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모 교수
류현모 교수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이하, 인권 NAP)은 5개년 단위의 범국가적 종합계획이며 인권의 법적 보호 강화와 제도적 실천 증진을 목표로 표방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법무부가 추진 중인 제4차 인권 NAP에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많은 독소조항들이 포함되어 있다. 사람의 성별 기준을 생물학적 성(sex)에 기반한 양성평등(sex equality)이 아니라, 사회적 성(gender)에 기반한 성평등(gender equality), 즉 다양한 성을 받아들일 것을 주장하고 있다. 이는 현행 헌법에 어긋날뿐더러 잘못된 인권으로 양성질서에 근거한 우리나라 사회질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 4차 인권 NAP 안이 발표되자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동반연), 진정한평등을바라며나쁜차별금지법을반대하는전국연합(진평연), 전국학부모연합,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수기총) 등 많은 기독교 단체가 여기에 포함된 젠더 이념 강화, 차별금지법이나 학생인권조례에 포함된 나쁜 요소들(성적지향, 성별정체성, 차별금지)의 삭제를 촉구했다.

김대중 대통령 재임 중인 2001년 “유엔 인권조약기구”의 권고를 받아들여, 국가인권위원회가 창설되었다. 유엔의 부설기구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기반으로 노무현 정부 임기 마지막 즈음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 NAP 제정을 권고했고, 이에 따라 정부는 1차 인권 NAP (2007~2011)를 제정한다. 이후 5년마다 2차(2012~2017), 3차(2018~2022) 인권 NAP가 제정되었고 이것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따른 것이었다. 지난 정권 때 제정된 3차 인권 NAP에서는 성적지향 및 성별정체성의 차별금지가 강조된 정책이 정부에서 강력하게 시행하도록 계획되어 지난 5년 동안 정부 각 부처의 정책에 깊이 뿌리를 내린 상태이다. 사실 국가인권위원회는 헌법에도 없는 기관이며, 인권 NAP 작성은 법적 근거도 없이 행해지고 있다.

인권 NAP는 법무부 장관이 의장이 되고 정부 각 부처의 차관들이 위원으로 모인 ‘국가인권정책협의회’에서 정부 각 부처가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의 계획을 수렴 확정하는 것이다. 4차 인권 NAP는 올해 12월 협의회에서 확정 시행될 예정이다. 전 정부에서 구성된 전문가들과 그 위원회의 의견에 의존하여 만들었기에 3차 NAP와 별 차이 없이 성 혁명 이념의 집행을 각 부처가 계획하고 있다. 기독교계가 “포괄적차별금지법” 입법을 반대하고,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요구했던 것은 그 속에 포함된 반성경적인 성적자기결정권,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에 대한 차별금지조항을 반대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로 법률과 같은 효력을 내는 행정부의 명령인 대통령령, 총리령, 각 부령 속에 그런 내용들을 넣겠다는 계획이 인권 NAP라는 점은 일반인들이 잘 모르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22년 8월 작성하여 정부에 보낸 권고에 따라 각 부처가 마련한 안을 살펴보면 1) 여성가족부의 성평등 문화 실질화, 성인지(다양한 젠더 인정) 정책 추진 기반 마련, 성평등 미디어 교육 및 캠페인, 다양한(동성혼, 동거) 가족 인정; 2) 문화체육관광부의 성평등(양성이 아닌, 그래서 다른 젠더 포함) 문화콘텐츠 실천 확산, 청소년 조기 성교육(성적자기결정권); 3) 법무부의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합리적 의견제시, 인권정책기본법안 마련; 4) 방송통신위에 (동성애 트랜스젠더에 대한) 차별, 비하, 혐오 표현 방지; 5) 경찰청 규칙에 잘못된 성평등, 인권정책 수립이나,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해 유엔산하 인권기구의 잘못된 인권 기준이 경찰에 교육되도록 하는 규정, 외부개방형 인권정책관 제도 신설(인권단체가 경찰을 제어하려는 시도); 6) 보건복지부에 임신중절 관련 법 정비, 중절 약품 허용, 유니버설 디자인(성중립 화장실 설치); 7) 국가인권위원회를 통한 다양한 인권단체 지원, 등의 문제점을 가진 내용들이 제4차 인권 NAP 속에 들어있다.

제4차 인권 NAP가 현재 발표된 안의 내용대로 확정되면, 성 혁명 이념의 잘못된 인권 개념을 포함하는 여러 개의 법이 동시에 통과되어 5년간 시행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발휘한다. 따라서 4차 인권 NAP가 이대로 확정되는 것을 반드시 막아야 하고, 이미 밝혀진 반성경적 요소들을 제거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되도록 해야 한다.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사회의 가장 큰 비극은 악하고 나쁜 사람들의 거센 외침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끼치는 침묵이다.”라고 했다. 우리의 침묵으로 현실을 더 비극적으로 만들면 안된다. 주변에 알려야 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을 통해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은 사소한 현안들에 휘둘리지 않고, 근본적 해결책을 선택하여 국면을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의 성 혁명적 문화를 성경적 문화로 되돌리자면, 가정과 교회를 약화시키는 이 문화의 뿌리가 무엇인지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드러난 현상이 아닌 문제의 근원을 볼 수 있는 깨어난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영역에서 일어나고, 성경적 가치수호를 위해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 이들이 서로 연결되어 연합하고 지혜를 공유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의 집으로 지어져 갈 때 큰 힘을 발휘할 것이다. 기독교를 공격하는 세상의 문화로 인해 그리스도인들이 깨어나고 하나가 된다면 오히려 이것은 하나님이 주신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것이다. 세상으로부터 공격만 받던 상황을 역전시켜 복음의 문화를 전파하는 목소리가 연합되고 커질 때 우리 사회는 회복될 것이라 믿는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류현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