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혁신학회 56차 학술대회
한국개혁신학회가 56차 학술대회를 21일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개최했다. ©이상진 기자

한국개혁신학회(회장 소기천 교수)가 21일 장신대 성지연구원과 함께 ‘개혁신학과 미래세대’라는 주제로 제56차 학술대회를 서울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개최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의 미하일 벨커(Michael Welker) 교수의 ‘그리스도의 영과 법’이라는 주제의 특강이 있었으며, 지난 2019년부터 이뤄진 학술상 시상도 진행됐다. 상은 안양대학교의 이은선 교수(교회사)가 받았다.

특히, 최근 한국개혁신학회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학술지로도 선정됐다. 학회장 소기천 교수는 이에 대해 “한국연구재단의 학술지 지원사업은 주로 이공계 학술지가 독차지했던 상황이다. 한국개혁신학지가 지원을 받게 된 것은 신학 전문지로서 본회에 소속된 학자들의 전문성과 탁월성이 학문적으로 정상의 궤도에 온라간 증거라고 생각한다”며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기독교학회로서 이룬 쾌거”라고 밝히기도 했다.

기독교학술원 원장 김영한 박사는 ‘기조강연’에서 “미래세대는 다가오는 시대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며 책임지는 세대이기 때문에 우리 기성세대는 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 삶의 공간을 마련하고 이들이 직면할 문제를 사전에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주어야 한다”며 “그래야만 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러운 부모 및 선조 세대가 될 수 있다. 더욱이 개혁신앙을 가진 성도들은 다가오는 미래세대들이 올바른 신앙에 입각한 세계관, 말하자면, 개혁신앙의 세계관을 갖고 새로운 시대를 짊어지고 나갈 수 있는 위대한 신앙과 정신적 유산을 만들어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술 발달로 인한 디지털 사회의 특성을 반영하는 현대 세대의 특성을 설명하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기술발달과 관련한 청년세대들의 정서적, 사회적 문제를 지적하며 “첨단 기술이 젊은이들의 정신적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정신적 안정, 감정적 편안함, 정서적 안정, 의미와 가치의 발견, 내면적 기쁨과 삶의 만족은 기술이 가져다주지 않고 인간 내면의 정서적 질서에서 주어진다”며 “첨단기술의 사회에서 현대인들 오늘날 젊은 세대들은 그 영혼의 양식이 되는 하나님 말씀이 없기 때문에 영적 우울증과 무기력에 빠져 있다”고 했다.

김 원장은 현 세대가 직면한 문제의 대안으로 ‘청교도 신앙과 개혁신앙 전수’를 주장했다. 그는 “인공지능시대 속에서 사는 미래세대는 정신적 좌표를 필요로 한다. 정신적 좌표는 청교도 개혁신앙, 개혁신학이 핵심으로 하고 있는 하나님 말씀이다. 오직 성경(sola scriptura)와 하나님 면전(coram deo) 구호는 종교개혁의 핵심이며 이것은 오늘날에도 타당하는 정신적 유산”이라고 했다.

이어 “개혁신앙의 선조들은 저들의 신앙을 지키기 위하여 사회적으로 불이익을 받았으며 자신들의 목숨까지도 내어 놓고 신앙적 신조를 지켰다. 오늘날 영국의 청교도 신앙과 스코틀랜드의 장로교 신앙, 프랑스의 위구노 신앙은 저들의 삶 전체를 담보하면서까지 지켜졌다”며 “개혁교회 및 장로교 신앙고백이 담겨있는 위그노신앙고백, 화란의 개혁신앙신조, 영국 청교도의 언약사상, 스코틀랜드의 국민언약(National Covenant) 등을 미래세대에 개혁신앙의 위대한 유산으로 물려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혁신학회 미하일 벨커
다양한 학제 간 연구에 힘써온 미하일 벨커 교수가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이상진 기자

특별히, 이번 학회에서는 독일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교수인 미하일 벨커 교수(Michael Welker)의 특강이 있었다. 벨커 교수는 개혁신학회 총무로 섬기고 있는 이상은 교수(장신대, 조직신학)와 사제지간의 인연을 가지고 있다.

벨커 교수는 하이델베르크대에서 철학박사, 튀빙엔 대학에서 신학박사를 공부했으며, 미국 프린스턴, 하버드, 예일, 캠브리지 대에서 객원교수를 활동했다. 프린스턴 신학교에서는 ‘과학과 신학 연구소’에서 존 폴킹혼 교수(John Polkinghorne)와 공동으로 주관한 바 있다.

이번 특강에서 벨커 교수는 ‘종교와 법’의 대화에 대한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그리스도의 영과 율법: 기독교와 율법이 서로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들’이라는 발표 제목처럼, ‘종교와 법과의 더 깊은 대화’를 주장했다. 열린 마음으로 법과 종교의 학제 간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벨커 교수는 “법과 기독교는 서로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다음의 3가지로 답하며 결론에서 자신의 주장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첫 번째, “일반적으로 종교, 특히 기독교는 ‘법의 더 중요한 문제’를 주의 깊게 연구해야 한다. 그들은 법적 사고와 훌륭한 법적 실행을 높게 존중해야 한다. 모호한 도덕적, 종교적 이해관계와 감정으로 이러한 존중을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두 번째, “법과 종교의 대화에서 정의, 긍휼(힘없고 배제된 사람들에 대한 배려), 신앙(진리/신과의 관계)을 연결하는 종교적 율법의 통찰력과 합리성을 인식하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것”이라며 “‘법의 더 중요한 문제’에 대한 법률적 관점과 종교적 관점이 서로 대화하고 상호 간에 풍요로워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세 번째, “구체적인 기독교적 관점과 광범위한 성경적 관점을 향했다. 이것은 사법 및 종교적 율법이 죄의 권세에 의해 타락되고 체계적인 왜곡을 일으킬 수 있다는 문제를 다룬다. 여기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향한 깊이 있는 지향을 통해 그리고 인류 역사의 다른 전체주의적 재앙을 향한 주목을 통해, 우리는 위험한 ‘종교적, 정치적-법적 승리주의’가 일으킬 수 있는 것이 무엇이 되었든 경각심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정의, 자유, 진리, 평화, 창조세계의 긍휼’에 대한 거룩한 성령을 향한 인식은 율법과 종교의 상호작용과 협력을 비추는 것이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성경의 전통(특히 요엘서 3장과 사도행전 2장)에 따르면, 거룩한 성령은 ‘위계적, 가부장적, 권위주의적 사회 구조’와 모든 종류의 ‘국가주의적, 우월주의적 한계’를 극복한다. 이는 오늘날까지 이러한 권력의 발호와 함께 나타나는 자유 사회를 향한 지속적인 도전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번 학회의 발표자와 주제로는 △문정수 박사(기독교세계관연구원), ‘게르할더스 보스의 하나님 중심적 삼위일체론: 정통적-언약적-종말론적 특질을 중심으로’ △배춘섭 박사(총신대), ‘아시아 선교를 위한 이주의 성경적 고찰과 적용’ △이학재 박사(Covenant Uni, USA 부총장), ‘원문을 통해 본 룻기의 한글 번역본(개혁개정중심)의 분석과 제안’ △송순임 박사(백석대), ‘탈북자들의 신앙교육과 통일한국 차세대의 교육선교 방안: 쉐마 교육을 중심으로’ △박영권 박사(장신대), ‘마가복음에서 프뉴마의 백부장의 고백’ △서혜정 박사(Globe Covenant Seminary), ‘칼뱅의 신학으로 비추어본 폴 리쾨르의 기독교 사상’ △배정훈 박사(장신대), ‘종말론으로 바로보는 예언과 묵시’ 등이 있었다.

개혁신학회
장신대 박영선 교수(왼쪽에서 두번째)가 발제하고 있다. ©이상진 기자

특히, 장신대 박영권 교수는 ‘마가복음에서 프뉴마의 백부장의 고백’을 발표하며, 마가복음 15장 39절에 나타난 이방인 백부장의고백 속에서 보여지는 그리스도에 대한 이해가, 세례 요한이 예고한 성령세례와 예수의 죽음에서 보여지는 성령의 역사와의 관련성에 대해 주장했다. 박 교수는 ‘영’ 혹은, 용례상 ‘성령’으로도 번역되는 헬라어 ‘프뉴마’(pneu/ma)과 예수님의 ‘영이 떠나다’라고 번역된 ‘엑세프뉴센’(ejxevpneusen)의 의미와 용례 분석하며, 이를 중심으로 그의 논지를 전개했다.

그는 ‘결론’에서 “마가복음이 읽혀지든지 들려지든지 간에 사용되는 언어는 헬라어이기 때문에 마가가 사용한 헬라어 단어들을 면밀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마가복음에서 성령과 엑세프뉴센은 연결되고 있다. 지금은 성령으로 세례받지 못하였기 때문에, 마가복음에서 지속적으로 제자들은 무지와 오해 속에 있다. 그러나 백부장은 십자가 아래서 세례요한이 예고한 바대로 죽는 예수에 의해 성령세례를 받는다”며 “그 결과 하나님이 두 번이나 선언하셨던 말씀, 즉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다’라는 고백을 하게 된다. 이렇게 프뉴마와 엑세프뉴센과 성령세례(1:8)와 백부장의 고백(15:39)으로 연결된다”고 했다.

이어 “프뉴마와 엑세프뉴센과 성령세례(1:8)와 백부장의 고백(15:39)을 연결함으로써, 백부장의 고백의 의미를 발견하고자 하였다. 마가복음의 내러티브에서 백부장은 ‘예수는 하나님의 그 아들(the Son of God)이다’라고 고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개혁신학회장 소기천 교수는 이에 대해 논평하며 “마가복음의 프뉴마를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카르디아’와 인간의 죽음인 ‘아포쓰네스코라’는 헬라어를 사용하지 않고, 예수의 구속사적 죽음을 표현하기 위하여 백부장의 신앙고백에 나타난 신적인 죽음인 ‘엑세프뉴센’이란 헬라어로 표현되고 있는 것을 주목한다”며 “이런 논지를 통하여 박영권 박사는 마가복음 15장에 나오는 백부장의 신앙고백을 마가복음 1장 8절에 나오는 예수의 예고에 연결을 지어서, 백부장이 이러한 신앙고백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성령세례를 받은 것을 보여준다는 논지를 전개한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박영권 박사의 연구는 아주 독창적이고 창의성이 돋보이는 내용이며, 사도행전적인 성령의 침례만을 알고 있는 독자들의 지평을 마가복음의 성령의 침례로 지평을 넓히면서 이미 공관복음서에서 성령의 충만함이 예수의 공생애 사역으로 시작되고 백부장의 신앙고백으로 마무리되었다는 논지를 전개한다”고 밝혔다.

개혁신학회 이은선 교수
안양대 이은선 교수(교회사)가 학술상을 수상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한국개혁신학회

한편, 2019년 첫 번째 시상식 이래 매년 신학분야의 탁월한 업적을 수행한 학자를 선발하여 진행해 온 금년 학술상 시상자로는 안양대학교 이은선 교수(교회사)가 선정되었다. 안양대학교에서 교목실장 및 신학대학원장으로 재직한 바 있고, HK 사업단을 이끌기도 한 이교수는 서울대학교와 총신대학교에서 수학하고 한국복음주의역사신학회 회장을 비롯, 한국장로교신학회 회장을 역임하며 학회활동을 이끌기도 했다. 지난 수십년간 이은선 교수는 저서 『칼빈의 신학적 정치윤리』 및 역서 『스코틀랜드 교회사』, 그리고 “칼빈의 율법관”을 비롯한 130편이 넘는 논문을 여러 저널에 게재해왔다.

이은선 교수는 수상 소감에서 “뜻 밖에 상을 받게 되어 한 편에서는 감사하고, 한 편에서는 얼떨떨하다. 지난 8월 말로 대학에서 32년 6월을 포함하여 44년 6월 동안의 교단생활에서 정년을 맞이하고 나서 새로운 인생 2막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5월 발행된 한국개혁신학회의 제 78호 논문집은 학회장 소기천 장신대 교수의 은퇴기념 논문집으로 출판됐다. 소기천 교수의 학문적 약력과 그의 저서 및 삶에 대한 내용을 포함했다.

한국개혁신학회 논문집
한국개혁신학회의 제 78호 논문집은 학회장 소기천 교수(장신대)의 은퇴 기념 논문집으로 발행됐다. ©한국개혁신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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